이기호의 프로슈머 파일 | 아웃도어 음악 감상은 이렇게

이기호 편집장 | IDG Korea 2009.01.30

우리의 귀가 지쳐가고 있다. 귀는 잠시도 쉬지 않는다. 모든 감각이 잠들어 있을 때도 귀의 청신경 세포는 예민한 활동을 계속한다.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시계소리는 한 번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큰 울림이 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계속 들리는 이명이라는 증세는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만큼 고통스럽다고 한다. 우리의 귀는 매우 약하고 예민한 감각 기관이다. 때로는 온갖 소음 때문에 막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청력을 잃어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런 소중한 귀를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혹사시키고 있다. 지하철을 타보면 그 시끄러운 지하철 소음 속에서도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 주변 사람들이 선명하게 들을 만큼 큰 소리로 이어폰으로 MP3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외국에서도 아이팟이 귀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에 대해 많은 연구와 실험을 내놓고 있다.

 

우리의 귀는 고막을 기준으로 외이와 내이로 나뉘며, 외이를 통해 모아진 소리는 고막을 진동시키고, 그 진동의 크기를 수백 배 확대하는 극히 효율적인 구조를 거쳐 내이 속에 있는 림프액에 진동을 전달, 그 안에 있는 청신경 세포들이 이 신호를 감지해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뇌로 전달함으로써 소리로서 인지하게 된다.

 

이 진동 전달 구조는 매우 섬세하고 효율적이어서 수소 분자 하나 정도의 움직임까지 감지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은 아주 작은 소리뿐 아니라 다양한 소리의 차이를 매우 민감하게 구분해낼 수 있다.

 

소리를 담는 마이크로폰은 이러한 귀의 원리를 그대로 기계 장치화한 것인데, 현대의 어떤 기술로도 귀보다 섬세하고 분석적인 마이크를 만들어낼 수 없다. 그 반대의 원리로 만들어진 스피커 역시 마찬가지. 따라서 우리가 귀로 듣는 음, 즉 원음을 녹음하고 재생해낸다는 것 자체가 현대 기술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예민한 귀, 청력은 귀의 처리 능력보다 큰 소리가 입력될 때 손상을 입게 된다. 그때 손상되는 것은 림프액으로부터 진동을 감지하는 청세포이며, 이 세포는 쾅 하는 일시적인 큰 소리에는 손상되었다가도 점차 회복되지만 지속적으로 큰 소리를 듣게 되면 아예 죽어버려 어떠한 수술 치료로도 회복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귀를 보호하고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교통 소음 등의 생활 소음 자체도 귀에 유해하므로 음악은 아예 듣지 않는 것이 옳은가? 소음은 난청 이외에도 심장 질환이나 정신 계통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음악으로 뇌에 좋은 자극을 주는 것은 큰 테라피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인간은 행복과 기쁨을 느낄 때 생체 활동이 좋아지며 면역력이 강해져 건강해진다. 시끄러운 소음들을 차단하고 뇌에 행복한 감정과 기분을 줄 수 있는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은 그 자체로 자율신경을 자극하여 독성 호르몬의 분비를 줄여주며 베타 엔돌핀의 분비를 증가시켜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그러므로 귀에 나쁘다고 음악을 듣지 않고 생활 소음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문제는 음악을 어떻게 듣느냐 하는 것. 특히 소음이 심한 아웃도어에서….

 

차음 성능이 높은 커널(인이어) 타입 이어폰으로 최소한의 음량으로 듣기를 절대적으로 권한다. 커널 타입과 오픈 타입 이어폰이 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오랜 논쟁거리지만 귀에는 앞서 설명했듯이 큰 소리가 가장 안 좋으므로 어쨌든 소리를 최대한 작게 듣는 것이 좋다.

 

물론 커널 타입의 경우 귓속의 온도와 습도를 높여 약산성인 정상 귓속 상태를 알칼리성으로 변화시켜 세균 감염을 쉽게 하고 이어 팁에 의해 이도에 염증을 유발시켜 청력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오픈형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므로 사용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고 귀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커널 타입의 높은 차음성은 차량 등의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게 할 수 있으므로 보행 시는 사용을 자제하거나 조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도에 직접 접촉되지 않고 차음성도 높은 헤드폰이 귀에는 가장 좋겠지만 외부에서 사용하기에 거추장스러울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무게로 인해 목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음질이나 기타 여건상 어쩔 수 없이 차음성이 떨어지는 오픈형 이어폰을 사용한다면 반드시 최소한의 음량으로 사용하기 바란다.

주변 소음을 마스킹해버릴 만큼 큰 음량으로 듣지 않더라도 사람의 귀는 ‘칵테일 파티 효과’(시끄러운 파티장에서도 작게 불리는 자신의 이름을 금방 알아듣는다)라는 소리의 필터링 기능에 의해 듣고자 하는 소리를 뇌에서 걸러 듣는 기능이 있다.

 

미국 산업 안전 위생 관리국(OSHA)에 따르면 일반적인 이어폰 음악 감상 시의 음압 강도인 110dB 정도에서는 30분 이하가 귀에 안전한 노출 지속 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시끄러운 외부에서 음악을 들을 때는 차음성 높은 커널 이어폰을 사용하고 30분 청취 후 5분 정도의 휴식과 귀를 환기시켜 소중한 청력을 보호하고 귀의 건강을 챙기며 정서의 안정을 도모하자. vec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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