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와이맥스 대결, "현재까지 승자는 HSPA+"
장비업체들은 이동통신업체들이 더 빠른 인터넷 액세스를 제공하려면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돈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납득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업그레이드 경쟁의 핵심에는 두 가지 4G 기술, 즉 LTE(Long Term Evolution)와 와이맥스가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승자는 과도기 기술인 HSPA+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동통신업체들이 LTE에 필요한 것보다 더 적은 투자로 기존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LTE, 버라이즌 발표로 분위기 상승
미국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MWC에서 연내에 LTE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내년에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해 관련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다른 이동통신업체들도 서서히 LTE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기술인 와이맥스 진영은 경제 상황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버라이즌은 발표는 LTE 진영에는 상당히 고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인포마 텔레콤 & 미디어의 최고 리서치 임원인 마크 뉴먼은 뚜렷한 시일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표준이나 장비 역시 완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뉴먼은 “버라이즌의 발표는 LTE를 주시하고 있는 다른 이동통신업체들에게 확신을 가져다 줬다. 개척자가 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버라이즌이 앞장 서서 LTE를 진행하면, 다른 통신업체들은 위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버라이즌은 LTE 장비 업체로 선정된 알카텔-루슨트의 무선 네트워크 제품 사업부 사장 마이크 이안돌로에 따르면, LTE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이동통신업체들 역시 버라이즌과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대안으로 부상하는 HSPA+
하지만 LTE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서는 기지국을 완전히 새로운 네트워크로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저렴한 방법으로 기존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바로 현재의 HSPA(High Speed Packet Access)를 HSPA+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이미 여러 이동통신업체가 도입한 HSPA는 최고 14M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공하지만, 몇몇 통신업체는 최고 21Mbps, 그리고 42Mbps로 올릴 수 있는 HSPA+ 서비스를 연내에 제공할 계획이다. 버라이즌의 LTE 서비스는 시범 서비스 동안 최고 80Mbps의 속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인포네틱스의 분석가 리처드 웹은 “이번 MWC에서는 버라이즌을 제외하고 LTE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발표한 곳이 없다. 오히려 HSPA를 확장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LTE에 대한 투자가 주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웹은 2011년까지는 LTE를 대규모로 구축하는 이동통신업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먼은 악화된 경제상황 때문에 많은 이동통신업체들이 HSPA에서 바로 LTE로 가기보다는 우선 HSPA+를 채택할 것이라며, “경제 상황 때문에 기존의 자산을 계속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먼은 또 LTE가 주요 서비스로 시장에 등장하고 일반 사용자에게 관련 핸드셋이 보급되는 데는 앞으로 5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웹은 LTE로 전환하려는 이동통신업체는 버라이즌과 같이 CDMA 기반 기술을 이용하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는 이미 한계 속도에 도달한 EV-DO가 가장 빠른 서비스이고, HSPA+를 도입할 수 없는 곳이라는 것. 때문에 CDMA 기반 업체는 HSPA 기반 이동통신업체보다 2년 정도 먼저 LTE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와이맥스, 타깃 시장 변경
비록 스프린트-클리어와이어가 지난 해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발표했지만, 아직 경쟁업체들을 물리칠 만큼의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뉴먼은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 점점 더 명확해진 사실은 모바일 와이맥스가 HSPA나 LTE의 경쟁자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와이맥스는 혁신을 주도할만한 규모도 없고, 핸드셋 분야의 창의성도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알카텔-루슨트의 이안돌로는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서는 모두가 결국 LTE로 가게 될 것이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LTE로 가느냐이다”라고 덧붙였다.
알카텔-루슨트는 지난 해 모바일 와이맥스 시장에서 철수하고, 대신 와이맥스를 기존 유선 브로드밴드 액세스의 대안으로 밀고 있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고속 인터넷 액세스가 필요한 디지털 노매드들을 타깃으로 한다는 전략이다.
와이맥스의 또 다른 역할은 신흥시장에 기본적인 브로드밴드 접속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뉴먼은 와이맥스가 이미 모바일 중심 기술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모바일 디바이스의 출시가 둔화되는 것이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시장의 브로드밴드 대안으로 부상하는 와이맥스
그렇다면 와이맥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리처드 웹은 LTE와 와이맥스를 현재의 유선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와 비교해 와이맥스가 케이블이라면 LTE는 DSL이라고 설명했다. 와이맥스의 영역은 점점 작아지겠지만, 굳이 대규모 시장이 될 필요도 없다는 것.
알카텔-루슨트는 와이맥스에 대한 투자를 축소했지만, 인텔은 흔들림없이 와이맥스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인텔 캐피탈의 임원이자 와이맥스 프로그램의 총괄 관리자인 스리람 비스와나단은 “이번 전시회의 핵심은 상용 제품이 있다는 것이다. 시험용이 아니라 실제 제품이며, 제대로 동작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스와나단 역시 통신업체들이 3~4년 전처럼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나 기술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비스와나단은 “우리는 최소한 향후 3~4년 동안은 노트북이나 넷북, MID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 바로 와이맥스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외에 다른 연결할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와이맥스는 HSPA에 비해 대역폭을 증가시킬 여력이 많다. 일본의 UQ 커뮤니케이션은 현재 네트워크에서 최고 40Mbps까지 속도를 올렸다. 또한 신흥시장에서 와이맥스의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라는 데도 동의했다. 비스와나단은 “러시아는 이미 와이맥스를 도입하고 있다. 인도나 브라질, 그리고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와이맥스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kael_ricknas@id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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