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오버클럭은 일반적으로 메모리를 공식 사양 이상으로 소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DDR4/2933을 DDR4/3200 속도로 쓰는 셈이다. 현재 인텔은 저렴한 H570, H510 마더보드에서 비 K 칩 또는 고정된 칩의 메모리 오버클럭을 허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오버클럭이 품질보증 범위를 벗어난다는 해석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인텔은 이를 로켓 레이크 발표 행사에서 공식 확인했다. 업체는 "오버클럭은 품질보증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과도한 오버클럭 등으로 부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품질보증을 받을 수 없다. XMP(eXtreme Memory Profiles)는 오버클럭의 일종이므로, 메모리 오버클럭 역시 일반적인 오버클럭과 마찬가지로 품질보증 범위 밖이다"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인텔이 지난 수년간 계속 고수해 온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고정된 CPU 제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잠재적 오버클러커를 양산한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커세어 벤저스(Corsair Vengeance) DDR4/4000 키트나 G.스킬 DDR4/4800 키트를 구매하면, 시스템의 XMP를 활성화한 후 메모리에 저장된 설정을 불러와야만 이 메모리 모듈의 고속 데이터 속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설정은 일반적으로 공식 사양인 1.2V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커세어 키트의 경우 1.35V고, G.스킬은 이보다 더 높은 1.5V다. 오늘날 CPU에는 메모리 컨트롤러가 내장돼 있으므로 이는 곧 CPU에 공급되는 전력도 더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텔이 오버클럭 관련해서 품질보증에 예민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인텔만의 이슈가 아니다. AMD 역시 XMP 혹은 AMP 프로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인텔과 똑같이 대응한다. 업체는 "AMD 제품의 품질보증에는 오버클럭으로 인한 손상이 포함되지 않는다. AMD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오버클럭해도 마찬가지다. 모든 형태의 메모리 오버클럭도 여기에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
흥미로운 것은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인텔과 AMD 두 업체 모두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don’t ask, don’t tell)'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게이머스 넥서스(Gamer’s Nexus)가 인텔 지원 부서에 오버클럭으로 CPU 품질보증이 무효가 되는지 여러 번 확인했는데, 정작 확인한 것은 이 과정에서 XMP를 이슈화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 메모리 오버클럭은 CPU까지 포함해 극도로 높은 클럭까지 밀어붙이지 않는 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양대로 쓰다가 XMP를 이용해 1.35V로 DDR/3200을 쓰는 정도라면 이에 따른 위험은 매우 낮다.
실제로 위험이 매우 적다면 인텔과 AMD가 이처럼 오버클럭의 한계를 명확히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법적 책임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AMD가 자사 CPU는 특정 속도로 작동한다고 판매했다면, 판매된 모든 제품이 이 속도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메모리 클럭이 이 수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