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탄생 준비하는 시스코, “총체적 최적화 필요하다”

Jim Duffy | Network World 2011.04.18

시스코의 CEO 존 챔버스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시스코의 미래상은?(What do you want Cisco to be?)"이라는 내부 메모에서, 구조조정을 짐작케 하는,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리고 시스코 외부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시스코는 지난 2분기 동안 변변치 않은 실적과 전망으로 투자자들과 주주들을 실망시켰다. 이에 챔버스가 시스코라는 배와 전략에 있어서의 취약성, 실행력, 목표를 바로잡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도모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챔버스는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시스코가 지난 6개월간 의사결정을 제때 내리지 못했고 실행에도 서툴렀다고 언급한 메모 내용을 시인한 후, 앞으로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제품 개발과 투자에 대한 초점을 좁히겠으며, 운영을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라우팅, 스위칭 및 서비스, 비디오, 협업, 데이터센터 가상화, 아키텍처의 다섯 가지 핵심 영역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일단 소비자 대상 사업 부문을 축소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회계연도 기준 2분기 동안 15% 실적이 떨어진, 시스코의 여타 엔터프라이즈 및 서비스 사업부와 시너지가 분명하지 않은 부문이다. 일부에서는 시스코가 경영 구조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와 위원회 같은 조직이 너무 많아 의사결정을 늦추는데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챔버스가 메모를 통해 언급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내우외환의 시스코, 체질 개선 필요

또 새로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시장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시스코는 30개가 넘는 인접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시스코의 핵심인 라우팅 및 스위칭 사업이 이런 과욕으로 인해 저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챔버스가 약속한 변화를 도입한 이후 시스코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할까?

 

컨설팅 기업인 리피스 엔터프라이즈(Lippis Enterprises)의 사장 닉 리피스는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시스코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네트워크 시스템, 데이터센터 패브릭, 전 세계 시장의 기업 및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협업 제품 부문이다. 또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소비자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또 엔터프라이즈 시스템 그룹(Enterprise Systems Group)의 수석 애널리스트 존 올트식은 "소비자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분리하기로 한 결정에는 찬성이다. 시스코가 핵심 역량을 갖고 있지 않은 부문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키 그룹(Yankee Group)의 제우스 케라발라에 따르면 시스크는 이와 같은 부문 축출에 더해 라우터와 스위치 판매를 견인하기 위해 기업 인수에 나서야 한다. 사실 시스코는 1993년 이후 144개 기업을 흡수해왔다.

 

이중 일부는 세간의 관심을 끈 대규모 인수였다. 또 소비자 부문에서의 인수 같은 경우 많은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케이블 셋톱박스 업체인 사이언티픽 애틀란타(Scientific-Atlanta), 플립형 비디오 카메라 업체인 퓨어 디지털(Pure Digital), 가정용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링크시스(Linksys) 인수에 8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케라발라는 "가장 최근에 많은 돈을 들여 인수한 기업 중 핵심 사업인 라우터와 스위치 매출을 견인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며, "10년도 훨씬 전인 1998년에 인수한 VoIP 기업인 셀시우스(Selsius)만이 스위치 매출에 기여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올트식은 시스코와 회의를 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곤 한다며 의사결정 절차를 지적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지 안다면 누구나가 놀랄 것"이라며, "회의에 8명이 참가하는 건 아주 흔한 일이다. 내 동료 중 한 명은 대면과 화상, 음성 방식 모두를 통틀어 12명~15명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단연코 지나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하면 인접시장에 대한 목표를 줄일 수 있다. 30개는 시스코가 관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장이다. 그리고 목표 시장 수가 늘어난 건 시스코의 내부 의사결정 구조도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스코는 기업 및 서비스 업체용 라우팅 및 스위칭 사업을 견인할 수 있는 시장에만 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케라발라는 "시스코는 인접 시장에 대해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다만 직접 소비자 시장에 중점을 둬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분야에만 시야를 좁혀 초점을 맞춰야 한다. 채널 기반의 비즈니스 세일즈 부문이다"라고 강조했다.

 

핵심 분야의 부진이 가장 큰 실책

시스코는 2/3계층 스위치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보여 왔다. 하지만 시스코는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제품 전환이 더뎌지고 있다.

 

시스코의 스위칭 매출은 2분기 동안 7%가 떨어졌다. 더 나은 가격과 성능을 가진 차세대 넥서스(Nexus)와 카탈리스트(Catalyst) 스위치가 다른 제품들의 매출을 침범하는 카니발라이제이션 효과 때문이었다. 그리고 애널리스트들은 시스코가 똑같은 운명을 맞지 않으려면 넥서스와 카탈리스트를 다른 제품들과 잘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케라발라는 "카탈리스트 기반의 스위치는 넥서스 기반의 스위치와 다른 그룹에 속해있다"며, 이는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올트식은 "이더넷 스위치 제품에 있어 일부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여러 그룹이 관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탈리스트, 넥서스, 누오바(Nuova), MDS 등등이다. 이는 넥서스 5000이 패브릭패스(FabricPath)를 지원하지 못하는 등의 제품 관련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스코는 올해 하반기 넥서스 5500 스위치에 패브릭패스를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최근 내부적으로 개발한 ASIC 대신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3000 시리즈의 넥서스 스위치를 도입했다. 넥서스 3000은 브로드콤의 트라이던트 칩셋을 이용해 만들었다. 한편 브로드콤은 시스코의 AdapterFEX 데이터센터 패브릭 스위칭 기술을 자신들의 실리콘에 추가했다. 브로드콤이 시스코의 기술을 쓰고, 시스코가 브로드콤의 기술을 쓰는 제휴이다.

 

올트식과 카라벨라 모두 시스코가 비용 절감을 위해 계속 이런 방법을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트식은 "넥서스 3000/브로드콤의 결정은 향후의 전개를 미리 보여준다. 브로드콤과 제휴를 해 ASIC에 특정 시스코 코드를 추가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ASIC 개발 그룹과 공정 시설 등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라발라는 "두 회사는 트라이던트를 기반으로 차세대 패브릭 제품인 일명 조브레이커(Jawbreaker)를 개발할 계획이다. 기업이 비용을 낮추는 방법 중 하나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용 실리콘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금은 독자 개발한 ASIC를 이용하지 않아도 차별화된 역량을 갖출 수 있다. 상용 실리콘의 기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시스코는 2/3계층 스위칭 같은 핵심 시장에 중점을 두는 반면, 4/7계층 스위칭 제품은 줄여가기를 원하고 있다. F5나 리버베드같은 업체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뺏기고 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스코가 시장에서 손을 떼거나 인수와 재투자를 통해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케라발라는 "그들은 시장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거나, 그곳에서 빠져 나오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아주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고, R&D에 쏟아 붇는 돈이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챔버스는 시스코의 미래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자신만의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다. 앞서 주창했던 내용과 다르지도 않다.

 

이와 관련, 챔버스는 자신이 작성한 메모를 통해 "시스코가 지속적으로 세상을 바꾸기 희망한다. 승리와 이를 유지하는 방법을 아는 회사가 되기를 원한다. 필요한 곳에 네트워크를 가져다 주는 회사이다. 고객과 공동체에 핵심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는 그런 회사이다. 그게 바로 시스코다"라고 강조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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