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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AI 개발 일시 중단’이 어리석은 생각인 이유

Rob Enderle | Computerworld 2023.04.07
천여 명 이상의 기술 업계 저명인사와 리더, 과학자가 최근 AI 개발을 6개월 동안 일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AI가 너무 빨리 발전하고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개발을 멈추려고 하는 것은 실수다. 

일단 기술이 시작되면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발을 전 세계적으로 중단시킬 만한 권한을 가진 강력한 당국이 없을뿐더러 이런 지시를 따르도록 강제할 집행 기관도 없기 때문이다.
 
ⓒ Getty Images Bank

기술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자 한다면 그럴 만한 권한을 가진 조직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필자는 개발 중단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AI의 신뢰성(Reliability)을 보장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 빌 게이츠의 의견에 동의한다. 


일시 중단이 효과가 없는 이유

AI 개발 일시 중단이 나쁜 생각이라고 주장하는 대신 일시 중단이 애초에 작동하지 않는 이유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카레이싱 경기에서 위험 상황을 알릴 때 사용하는 노란색 깃발을 생각해 보자. 노란색 깃발이 흔들리면 추월이 금지된다. 이를 AI 업계에 대입하면, AI의 잠재적 위험을 완화하는 방법을 더 잘 이해할 때까지 기업들은 자신의 현 위치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카레이싱처럼 모든 ‘경기’에는 앞서가는 팀과 뒤에서 따라오는 팀이 있다. 노란 깃발이 흔들리면 뒤처진 차량은 선두 차량을 따라잡을 수는 있지만, 추월할 수는 없다. 카레이싱에서 이런 규칙을 관리하는 트랙 심판 같은 존재를 실제 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UN과 같은 조직조차 AI 개발 연구소에 대한 가시성이 거의 혹은 전혀 없으며, 이런 연구가 중단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AI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는 뒤따르는 업체가 개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에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또 AI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6개월의 유급 휴가를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즉, 이미 시장에 도달한 기술의 발전을 전 세계적으로 일시 중단할 메커니즘은 없다. 광범위하게 금지된 유전자 복제도 계속되고 있다. 어디서 어떤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투명성만 사라졌을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규제

다행히 생성형 AI는 아직 인공 일반 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 수준까지는 오지 않았다. 기계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내는 AGI는 가장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AI다. 6개월간의 일시 중단 제안은 경쟁 순위만 뒤섞을 것이다. 일시 중단 제안에 따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뒤처지게 된다.

AGI의 등장은 앞으로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여겨진다. 일시 중단보다는 규제 및 감독 기관과 같은 해결책을 마련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사실 공개서한에서는 일시 중단이 아니라 규제 및 감독 기관 마련을 제안했어야 했다. AI가 유해하지 않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규제와 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AI가 무기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3자의 감독을 허용하는 국가가 있을까? 적어도 그런 위협이 핵무기에 필적할 때까지는 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불행히도 이 세계는 핵무기를 규제하는 일도 잘하지 못했다.

전 세계적인 합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으므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라이프보트 파운데이션(Lifeboat Foundation)의 AI실드(AIShield)와 같은 이니셔티브, 또는 적대적 AI에 대한 방어를 생성하기 위한 노력에 대한 지원, 그리고 범세계적인 감독 기관이다.

한 가지 아이러니는 서명자에 비윤리적이라는 평판이 있고 정부의 지시에 반항하는 경향이 있는 일론 머스크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혀 가치가 없는 제안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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