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ㆍAR

글로벌 칼럼 | 애플은 왜 2가지 AR 플랫폼을 개발하는 걸까

Mike Elgan | Computerworld 2022.08.31
혁명이 오고 있다. 일반 대중도 이 혁명이 헤드셋, 고글, 글래스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 혁명의 정체는 과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확장 현실(ER), 복합 현실(XR) 중 무엇인 걸까?

메타 CEO 마크 주커버그가 회사의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한 다음부터 미디어는 ‘현실’이 붙은 모든 기술이 다 메타버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케팅에 힘을 쏟은 덕에 주커버그는 가상현실이나 메타버스라는 트렌드의 리더, 또는 최소한 선구자적 사상가로 여겨진다.
 
ⓒ Getty Images Bank

그래서 사람들은 주커버그가 메타의 가상현실 게임인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에서 ‘셀카’ 사진을 공유하자 충격을 받았다(주커버그는 놀림을 받았고). 미래가 아니라 30년 전으로 보이는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주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이 그다지 고화질이 아니었고 행사를 위해 준비 없이 바로 촬영해서라고 해명했다.  
 
이런 주커버그는 VR이 미래라고 말하지만 애플이 생각하는 미래는 AR이다. 주요 하드웨어 플랫폼의 대표 주자인 애플은 내년 AR에 사용될 VR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명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메타버스를 두고 불확정성, 혼란, 의심, 그리고 오히려 그런 감정을 조장하는 마케팅도 많은 만큼, 잠시 진정하고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앞으로 어떤 가능성이 큰지를 숙고해보자.
 
  1. 메타버스는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공유, 개방, 가상, 증강현실의 인터넷 버전일 뿐이며 산업, 기술 기업, 정부가 모두 모여 단일 플랫폼에 대해 합의하던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2. 가상현실, 증강현실 경험에 쓰일 기본적인 최종 사용자 장치는 1) 큰 실내 전용 가상현실 고글, 2) 큰 실내 전용 증강현실 고글, 3) 일반적인 안경처럼 보이는 일상용 증강현실 글래스 등 3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3. 그 3가지 중 앞선 2가지는 흥미로운 고품질 경험을 제공하겠지만 상대적으로 틈새 제품이 될 것이고, 비디오 게임기나 드론 같은 제품처럼 인기를 얻기는 해도 일반 대중의 삶에서 중심이 되지 못할 것이다.
  4. 마지막 분류에 속하는, 하루 종일 그리고 모든 사회 생활에서 착용할 수 있는 AR 글래스는 모든 사용자를 위한 중심 장치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이 유형은 인간 문화의 혁명을 지원하고 우리가 살고, 일하며, 사고하는 방식을 혁신할 것이다. AR 글래스는 앞으로 10년 안에 스마트폰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업무와 삶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도자료, 특허, 유출자료, 공개된 코드를 기준으로 알려진 애플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현재 수백 명의 애플 직원이 리얼리티OS(realityOS)라는 애플 운영체제를 구동할 2가지 하드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헤드셋이며, 두 번째는 글래스다. 

헤드셋은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본적으로 AR에 주로 사용되면서도 VR도 지원할 것이다. 즉, 사용자는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청각, 시각 정보를 받고 카메라가 증강되는 사용자의 물리적 환경을 캡처한다. 

이 하드웨어는 PC만큼 강력할 것이며(비쌀 것이다(최소 2,000달러)). 2개의 8K 디스플레이(눈 한쪽당 하나씩)를 배치하고 글래스에는 3D 공간 맵핑과 사용자의 신원, 시선 등을 모니터링하는 센서가 탑재될 것이다. 특수 오디오로 가상 객체가 물리적 공간에 존재하는 영상을 생성할 것이다.

일반적인 안경과 유사하며 별도 제작 렌즈를 지원하는 글래스는 2025년쯤 출시될 수 있다. 그러나 글래스 제품의 궁극적인 구성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으며, 애플도 아직 최종 사양을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헤드셋과 글래스 중에서라면 글래스가 중심적인 문화 혁명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혁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왜 2개의 플랫폼일까

비교적 최근인 6월에 애플 CEO 팀 쿡이 한 말에 따르면 애플은 AR이 애플의 미래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왜 플랫폼이 2개인 걸까? VR 고글은 왜 들어간 걸까? 글래스가 준비될 때까지 더 기다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 전 CEO 스티브 발머의 말을 빌리자면, “개발자, 개발자, 개발자, 개발자”로 귀결된다.

첫 번째 헤드셋은 미래의 혁명적인 글래스에 앞선 일종의 개념 증명 또는 기준 설계가 될 것이다. 아마도 번잡한 실내 전용 시장에서 단기로 경쟁할 것이며, 하드웨어가 강화되어 신나는 경험을 제공하겠지만 일반 산업이나 개인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고 괴기하고 제한적일 것이다.

하지만 개발자가 AR 키트를 도입할 이유로는 충분하다. 기업 개발자가 맞춤형 앱을 개발하고, 틈새 시장에서 이벤트 마케팅 및 경험 마케팅을 위해 리얼리티OS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전 세계에 애플의 계획을 보여주고 주류로 나서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플랫폼이 될 애플 글래스의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헤드셋을 “애플 리얼리티(Apple Reality)”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애플의 계획은 이럴 것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3년 안에 AR 글래스를 출시하고 출시일에 여기에서 구동하는 수천 개의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앱도 확보하는 것이다.

정말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앱은 개발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업이 사용하려면 테스트, 개발, 교육, 통합에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임시방편인 ‘리얼리티’ 헤드셋은 필요한 시간을 벌어줄 것이다.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지금까지는 잘 해왔지만, 개발물과 경쟁 제품의 품질에 따라 결과는 다를 것이다. 경쟁도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애플의 목표는 제3의 대대적인 문화 전환 혁명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다(나머지 2개는 PC와 스마트폰). 하지만 애플의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AR 글래스가 제3의 거대한 혁명이 될 가능성은 있다.
 

스마트글래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이유

일반 안경처럼 어디에서나 하루 종일 착용할 수 있는 스마트글래스는 소위 말하는 ‘증강 사회’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웹 페이지를 보거나 전자책을 읽거나 노트북에서 문서를 확인할 때,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요소는 연관 정보로 이어지는 통로다. 복사, 붙여넣기, 공유, 캡처, 인덱싱, 복제, 샘플링, 저장, 검색이 가능해진다.

이와 달리 인쇄 콘텐츠는 연결되지 않고 고립되어 있을 뿐이다.

서리 대학교(University of Surrey) 연구원은 새로운 버전의 NGP(Next Generation Paper)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저가의 전도성 종이를 통해 물리적인 종이책도 종이 넘기기 등의 단순한 제스처로 증강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맥락 정보가 가까이 있는 장치에 표시된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텍스트를 인식하고 손 제스처를 통해 온갖 맥락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발전된 AR 글래스가 제품화되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특별한 종이, 스마트폰, 태블릿이 필요하지 않고 책 위에 떠있는 연관된 맥락 정보를 바로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카메라와 기타 센서 및 AI를 통해 안경이 책뿐 아니라 표지판, 주요 지형지물, 객체, 사람 등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QR 코드가 글래스에게 가상 이미지와 정보의 위치를 알려줄 것이다.

AR가 가져온 변화로 디지털뿐 아니라 모든 것이 디지털 속성을 지닐 수 있다. 

그러면 사물에 관한 지식이 점차 인간의 머릿속이나 ‘찾아가는’ 인터넷이 아닌 사물 자체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세상이 인터넷이 되고 인터넷이 세상이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소셜 미디어에 사진 게시하기 등 그 전까지 익숙하지 않았던 행동을 가능하게 했다. 스마트글래스도 세상 전체를 개인만의 AI 증강 컴퓨터로 바꿀 것이며 지금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행동과 능력으로 안내할 것이다.

문화를 전환하는 기술 전쟁에서 애플은 2등을 차지할 의향이 없다. 애플이 개발하는 두 개의 플랫폼은 각각 개발자를 위한 것과 전체 혁명을 위한 것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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