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감원 태풍에 연구투자도 포기 `비상'

편집부 | 연합뉴스 2008.10.31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미국 첨단 기술의 상징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금융 위기에 따른 자금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량 감원 조치를 단행하고 미래의 수익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마저 아예 포기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자와 기업가들은 지난 29일 팔로알토에서 `사업가 모임'을 갖고 대기업과 신생 정보기술(IT) 업체 구분없이 인력 감축과 몸집 줄이기 `회오리'에 휘말려 있다며 `장기 불황' 체제가 점차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30일 미 새너제이 머큐리뉴스 등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 야후와 거대 쇼핑몰 이베이 등이 최근 대량 감원을 단행한 데 이어 오라클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의 지원을 받고 있는 컴퓨터 저장업체 필라데이터시스템즈가 전체 직원 중 30%에 해당하는 150명을 무더기 해고했다.

 

   유명 엔젤투자자로 알려진 론 콘웨이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이 해고 대상을 거의 의무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리콘밸리 사업가 모임은 평소 기업가와 투자자들이 친목을 도모하며 가벼운 농담과 담소를 나누는 간담회이지만 이번 모임은 매우 심각한 분위기에서 패널로 참가한 투자자들의 잇단 경고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웹뉴스사이트인 `벤처비트'가 주재한 사업가 모임에는 투자자 콘웨이를 비롯, 구글의 엔젤투자자 램 시람, 벤처투자자 존 도어, 기업가인 맥스 레브친, 제이슨 캘러카니스 등이 패널 전문가로 참여하는 등 100명 이상이 참가해 기업들이 처한 위기 상황에 대해 집중 토의했다.

 

   제이슨 캘러카니스는 "이번 침체가 통상적인 순환 경기에 따른 게 아니라 일종의 위기 상황이다. 구글이 직원을 해고할 시점이 돼야 우리가 경기의 최저점에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상황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벤처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를 결정지을 수 있는 `비상 전략' 마련을 잇달아 주문했다.

 

   이들이 제시한 기업들의 비상 전략 아이디어는 ▲ 자본 지출을 최대한 유보하는 방안 ▲ 직원들에게 현금 대신 주식을 지급하는 방안 ▲ 현금을 모두 재무부 증권에 투자하는 방안 등이다.

 

   또 모든 연구·개발 투자 계획을 재고해야 하며 컴퓨터 장비를 사지 말고 웹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야 한다는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과 긴축 운용 방안이 포함돼 있다.

 

   결국 지금 시점에서는 현금을 최대한 보유하며 근검절약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램 시람은 "기업의 경기 침체 분위기가 1980년대로 되돌아 갈 수 있다. 그때 우리는 벤처 투자자금 300만 달러를 모으는데 18개월이나 걸렸다. 쉽게 버는 돈은 더 없다"고 경고했다.

 

   벤처투자자들은 신생 기업들의 경우 보다 나은 조건을 찾아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기업가들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대대적인 감원 회오리에 휘말리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다며 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에 기업의 생사가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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