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동영상, 뜨자마자 잡는다”

편집부 | CIO 2009.03.26

 

디지털 컨텐트는 태생부터 ‘복제친화적’이다. 아무리 무한복제를 반복해도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변하지 않는다. 컨텐트 압축과 변형 기술이 발달하면서 원본에서 파생된 다양한 변종들도 쏟아진다. 대동맥과 실핏줄로 연결된 네트워크는 디지털 컨텐트에 무한 유통의 길을 터줬다. 이같은 자유로운 공유환경 아래엔 저작권 보호란 과제가 암초처럼 잠겨 있었다.

 

디지털 불법 저작물을 제어하면서 떳떳이 수익도 올릴 수 있는 실험들이 얼마 전부터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를테면 위디랩이 3월25일 공개한 기술도 이같은 움직임 가운데 하나다.

 

위디랩은 저작권자 동의 없이 돌아다니는 불법 동영상을 실시간 감시·차단할 수 있는 동영상 검색엔진 ‘프리즈마’(PRISMA)와, 이를 기반으로 동영상을 관리·유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디안’을 3월25일 선보였다.

 

지금껏 온라인 동영상을 감시·관리하기 위해선 세 가지 주요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 즉 ▲업로드·다운로드되는 동영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지 ▲다양한 변종 컨텐트까지 검색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 ▲낮은 검색 정확도를 만족스런 수준까지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지금까지 동영상 검색은 대개 파일 용량·제목·확장자 등의 정보를 담은 ‘해시’값을 기본으로 검색했다. 이 경우 동영상 원본을 일부 잘라내거나 압축 방식을 변경하면 찾아낼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동영상에서 음성을 분리해 이를 기반으로 비교하는 방식도 있지만, 대사 없이 화면만 흐르거나 여러 영화가 같은 OST를 쓸 경우 인식률이 떨어졌다.

 

프리즈마는 해시값 대신 동영상 속 주요 장면들을 실시간 대조하면서 원본과 불법 복제물 여부를 가려낸다. 방식은 이렇다. ①저작권자가 원본 동영상을 등록하면 ②동영상 속 주요 장면들을 추출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③이를 기반으로 원본 동영상의 주요 장면들과 비교해 불법 동영상을 걸러내는 식이다. 동영상의 경우 아무리 일부를 잘라내거나 음성을 제거한다 해도 그 안에 담긴 장면까지 바뀌지는 않는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위디랩 CTO를 맡고 있는 엄원석 부사장은 “동영상 속엔 카메라 움직임이나 사물의 움직임같은 다양한 패턴이 존재하는데, 이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변화패턴코드’로 바꾼 다음 이 코드를 검색에 삽입하는 것이 프리즈마의 핵심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700MB 분량의 1시간짜리 동영상을 프리즈마 기반 위디안 시스템에 등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미만으로, 동영상이 업·다운로드되기 전에 DB가 완성되므로 실시간 검색·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700MB 동영상을 DB로 변환할 경우 용량도 100KB 정도로 대폭 줄어든다는 것이 위디랩쪽 설명이다.

 

관리자가 비교 대상 장면 수를 줄이고 늘리면서 검색 속도와 정확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예컨대 1개 장면을 기준으로 검색하면 검색 속도는 빨라지지만 정확도는 떨어지는 반면, 10개 장면을 대조하면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려도 정확히 불법 동영상을 찾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위디안은 현재 10개 주요 장면을 기준으로 유사 동영상을 가려내는데, 이 경우 검색 시간은 10초 이내라고 한다.

 

주요 장면을 기준으로 동영상을 검색할 경우 다양한 변종 파일도 함께 잡아낼 수 있다. 원본 동영상을 다양한 코덱으로 압축하거나 일부만 잘라낸 경우는 물론, 캠코더로 다시 찍어 올린 동영상이라도 ‘변화패턴코드’ 기반으로 찾기 때문에 변종 파일이라 하더라도 정확히 집어낼 수 있다고 위디랩쪽은 설명했다.

 

이렇게 찾아낸 불법 동영상은 운영자가 처리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즉시 삭제하거나 요금을 매겨 수익을 올리는 식이다. 위디랩은 포털이나 웹창고 서비스, P2P 파일공유 서비스 등 주요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OSP)들을 대상으로 프리즈마와 위디안을 제공해 합법 다운로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불법 자료물을 무조건 삭제하는 대신 이를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로 유도하고, 수익은 저작권자·OSP·위디랩이 나눠갖는 식이다.

 

박진오 위디랩 사장은 “지금까지는 저작자가 동영상을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기술적 장치가 없었지만, 동영상을 실시간 검색·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 출시돼 저작자가 동영상을 관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위디안 솔루션이 음성화되고 있는 영화 부가판권 시장을 양성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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