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ㆍML

글로벌 칼럼 | GPT-3에 대한 과도한 사랑, 이제 현실과 만나야 한다

Evan Schuman | Computerworld 2023.03.09
GPT-3 기반의 ChatGPT 및 기타 프로그램에 대한 미디어와 일반 사용자의 '깊은 사랑'은 IT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다. 기업 IT 의사결정권자도 GPT-3 기반 자체 앱 개발에 나서고 있다.
 
ⓒ Getty Image Bank

지금까지는 좋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의 인터넷 붐과 불과 얼마 전 블록체인 광풍을 생각해 보면, 기업이 전략적 목표 이외의 것에 성급하게 투자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월드 와이드 웹 초창기, 필자는 한 경영진과 웹사이트 제작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왜, 어떤 목적을 위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물었을 때 그는 구체적인 목적이나 목표를 말하지 않았다. 대신 “이사진 중 한 명이 자료를 읽어보고 조언했다"라거나 “CEO 아들이 계속 웹에 관해 이야기한다"라거나 “다른 모두가 이렇게 하는 것 같다” 등 다양한 '최악의' 답변을 내놓았다. 최근 들리는 GPT-3에 대한 상황과 꽤 비슷하다.
 

전략적 측면에서 ChatGPT의 강점과 한계

IT 역사를 보면, 현재 널리 알려진 기술 대부분은 결국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들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다수가 그렇다. ChatGPT는 어떨까? 일단 인상적인 것은 분명하다. 인간의 의사소통을 그럴듯하게 모방하는 인터페이스를 갖춘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로, 일종의 '초강력 인트라넷'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ChatGPT가 답변한 정보 대부분은 단순한 구글 검색으로는 찾을 수 없다. 여기서 핵심은 ‘찾는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수십 번 구글 검색 결과를 검토해야 나올 자료를 ChatGPT는 한 번에 보여준다.

또 다른 이점은, IT 측면에서 대부분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부분인데, 인간을 모방하는 상호 작용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많은 코딩 프로젝트가 더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대부분 프로그래밍 프로젝트는 일부 LOB(Line of Business) 경영진 혹은 관리자가 IT 전문가에게 “시스템이 XYZ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라고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CHatGPT가 이러한 코딩 작업 일부를 대행해 IT 전문가 없이 LOB 지침에 따라 직접 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일부 코딩은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해 계속해서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프로그래밍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모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은 ChatGPT가 대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반면 우리는 ChatGPT의 단점도 명확하게 확인했다. GPT-3 시스템이 내놓은 터무니없는 오류와 완전한 거짓 정보 말이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GPT-3 사용은 제한적일 것이다. 자연어 인터페이스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기업이 자사 제품에 대한 대화에서 사람 대신 GPT-3 채팅 프로그램이 사용자를 상대하도록 하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것과 같다.
 

코딩 인터페이스로서 ChatGPT

그렇다면 ChatGPT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이 중요한 질문의 답을 찾는 방법은 처방적(prescriptive) 방식과 개방형(open-ended) 방식 등 2가지다. 예산과 비즈니스, 목적에 따라 더 적합한 방식을 고르면 된다.

일단 처방적 접근방식은 간단하다. 더 많은 단기적인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사업에 도움을 주고 오랫동안 원했으나 실현할 수 없었던 일부 제품이나 서비스 출시를 위해 현재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답변을 찾는 데  GPT-3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개방형 접근방식은 더 흥미롭다. GPT-3를 테스트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자유 재량을 부여해 창의적으로 GPT-3가 어떤 작업을 해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단, 이런 방식은 어느 정도의 제한이 필요하다. 애널리틱스 기업 시센스(Sisense)의 최고 전략 책임자인 스콧 캐슬은 CIO가 ChatGPT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파악하지 않으면 개발자가 엉뚱한 아이디어에 끊임없이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CIO는 전략적으로 필터링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를 양산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업계 최고 분석가로 꼽히는 로이 벤 알타는 최근 AI 디렉터로 일하던 메타와 페이스북을 떠나 창업했다. 메타에서 일하기 전 그는 아마존에서 11년간 근무했으며, 디렉터, 애널리틱스 및 머신러닝, 데이터 스트리밍, NoSQL 데이터베이스 등을 다뤘다.

벤 알타는 “CIO는 ChatGPT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질문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객에서 출발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는 것이다. 단, 여기에 함정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들고, 학습시키려면 상당한 규모의 GPU가 필요하다. 모든 사용 사례는 특정 데이터 소스가 필요하며, 데이터가 없는 경우 해당 데이터 획득에 드는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GPT-3의 가장 강력한 요소는 코딩, 즉 인터페이스다. 그러나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하는 기업에 진정한 문제는 코딩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데이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벤 알타는 “모든 분석 시스템의 아킬레스건은 데이터 품질이다. 대부분 작업은 데이터를 포함한다. 데이터 통합은 항상 문제이고 가장 어려운 요소다. 데이터의 형식과 사용할 데이터 유형이 진화하고 있다. 분석 모델은 데이터가 향상돼야만 개선된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외에 분석 복잡성 문제의 상당 부분은 데이터 상호작용에서 발생한다. 의료 분석 기업인 바이오트리시티(Biotricity)의 CEO인 와카스 아이시딕은 데이터 상호작용이 최고의 대형 언어 모델조차 망칠 수 있는 단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표준 편차가 3~4일 때 튀는 값이 나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변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건설 프로젝트가 있는데, 프로젝트 기간 중 2주간 폭염이 발생했다고 하자. 이에 따라 작업자들은 일을 멈추고 음료를 마시는 일이 잦아지는 변수가 생겼다. 끝이 아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변수를 추적하지 않으면 전체 건설 프로젝트를 분석하기 위한 충분한 데이터를 얻기 힘들다. 더 많은 변수를 추적할수록 AI 모델은 더 복잡해진다.
 

과도한 몰입은 금물

결국 대형 언어 모델을 활용하는 것은 엄청난 잠재적 가치가 있지만, 과도하게 몰입할 필요는 없다. PwC(Price-Waterhouse-Coopers)의 파트너인 제이 차크라보티는 “우리 사회는 편승 효과(bandwagon effect), 즉 고립 공포감(the fear of missing out)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번 ChatGPT 열풍은 캘리포니아 골드 러시(California gold rush), 닷컴 열광(the dotcom euphoria) 그리고 ‘전 세계가 붕괴한다’는 Y2K 상황과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차크라보티는 기업이 CIO가 몇 가지 샌드박스(sandbox) 실험을 수행해 ChatGPT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사용 사례를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도 자동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더 효율적으로 투자 확인서를 작성하고 자동으로 기업을 분석하는 식이다. 투자 업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까지도 맡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과학, 머신러닝, 인공 지능 및 컴퓨터 비전을 전문으로 하는 포레스터의 분석가인 로완 커란은 GPT-3가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기업 경영진은 GPT-3를 단지 또 다른 전략적 툴로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대중의 관심에서 한발 물러서서 우리가 어떻게 이런 것들을 적용할 수 있을지, 어떻게 강점을 활용하고 약점을 억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GPT-3는 혁신을 이룰 멋진 방법처럼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무엇이 실용적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이 가능한지 스스로 터득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새롭고 역동적인 영역이지만 심각한 한계도 있다. 예를 들어 대면 애플리케이션에서 채팅에 GPT-3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하다”라고 덧붙였다.

대형 언어 모델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GPT-3가 만든 인간 모방 프론트엔드는 IT 세계에 가능성을 일깨웠고, 많은 이들이 꿈꿀 수 있도록 했다. 꽤 매력적인 꿈인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고 프로젝트 방향을 정하기 전에, 꿈에서 깨어나 냉정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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