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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시대” 미국 IT 산업과 디지털 권리의 불확실한 미래

Grant Gross | IDG News Service 2016.11.10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기술 산업에 관해 제시한 비전은 거의 ‘빈 캔버스’와 같으며, 트럼프가 IT 문제에 대해 슬쩍 언급할 때에도 사람들을 긴장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운동은 불법 이민, 잃어버린 제조업 일자리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실리콘 밸리의 IT 업체 대부분은 트럼프를 반대했으며, 특히 트럼프가 내세운 대표적인 이슈 중 하나인 미국과 여러 나라 간의 FTA 재협상 같은 문제는 미국 IT 업체의 해외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디지털 권리 단체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테러 방지를 위한 정부의 감시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프라이버시 보호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해 간신히 통과된 FCC의 네트워크 중립성 규정도 망가뜨릴 가능성이 높다.


Credit: Gage Skidmore via Flickr

여러 IT 단체가 트럼프의 예상 밖 승리를 축하했지만, 많은 단체가 트럼프의 IT 관련 구상이 빈약하고 애플과 FBI 간 공방에서 애플 불매 운동을 주장했다는 점 등에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의 당선 후 한 IT 단체 임원은 “낙관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비공식적인 의견을 밝혔다.

민주주의와 기술센터의 정책 담당 부사장 크리스 칼라브리스는 애플에 대한 그의 언급으로 볼 때 암호화 기술에 백도어를 만들어 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불법 이민자를 모두 색출해 돌려보내겠다는 계획은 결국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좀 더 보수적인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 수정헌법 4조의 압수수색에 대한 보호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더 강화된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할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트럼프의 정책은 불명확하고, 누가 이 일을 맡을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칼리브리스는 또 “앞으로 4년은 힘든 시간이 될 것 같다. 이제 인터넷의 자유와 우리가 가치를 두고 있는 것들이 왜 중요한지 미국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렸다”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권리 단체와 마찬가지로 IT 업계 역시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 의문투성이 상태이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IT 정책에 대해서는 극히 적은 정보만 내놓았다. 지난 10월 사이버보안에 대한 한 연설에서는 기존 미국 정부에서 이미 진행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입장을 보였으며, 동시에 단 179단어짜리 계획을 발표했다.

선거일이 되어서야 트럼프 팀은 통신이란 단어를 미국 인프라의 정부 투자 관련 계획에 추가했다.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없었다.

선거기간 내내 국제무역에 대한 트럼프의 자세는 미국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이 자유 무역을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IT 업체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또 IT 업계에는 민감한 사안인 주파수 정책이나 지적재산권에 대한 트럼프의 시각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TIA 정부 담당 수석 부사장 제임스 레이드는 다양한 현안에 대한 트럼프의 자세가 불확실한 것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선거운동을 통해 많은 현안에 대해 명문화된 견해를 밝혔으며, “클린턴 진영에는 이런 문제를 이해하고 신경 쓰는 사람들이 있었다”라는 것이 레이드의 평가이다.

레이드는 또 트럼프가 빈약한 정책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이후로 해답보다는 더 많은 질문이 생겼다. 다른 정책 발표만큼이나 당황스러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과 기타 무역 협정에 강하게 반대했지만, 대안은 불명확하다. 이들 무역 협정을 재협상할 것인가? 더 이상 새로운 무역협정은 추진하지 않을 것인가?

IT 분야 씽크탱크인 정보 기술 및 혁신 재단의 설립자 롭 앳킨슨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IT 업계에는 길조와 흉조가 뒤섞인 가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가 무역 협정을 손보려고 할지도 모르지만, 마찬가지로 중국이나 멕시코 등과의 협정에서 의무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앳킨슨은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지역 내 투자와 같은 요구사항을 통해 IT 업체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트럼프는 법인세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많은 IT 업체가 환영하는 변화가 될 것이다.

IT 업계에 부정적인 측면에는 트럼프의 반이민 기조도 있다. 많은 IT 업체들이 지지하는 숙련 기술 인력 비자 프로그램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앳킨슨은 “앞으로 4년 동안은 고급 기술 인력 이민 확대와는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IT 정책 전문가들은 아직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승리에 당황한 상태이다. 디지털 권리 단체인 프리 프레스의 정책 디렉터 맷 우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IT 정책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트럼프의 무책임하고 규제가 없는 정책과 거짓말, 인터넷에 대한 무지가 합쳐지는 것은 최소한 위험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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