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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킨의 ‘매터 적용 중단’이 큰 문제가 아닌 이유

Ben Patterson | TechHive 2023.03.20
매터(Matter) 도입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벨킨(Belkin)의 발표가 스마트 홈 업계에서 파장을 만들고 있다. 매터는 제품간 호환성을 높여 거대한 스마트 홈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표준이다.
 
ⓒ Christopher Null/Foundry

버지(Verge) 보도에 따르면, 벨킨 관계자는 "매터가 스마트 홈 업계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하지만, 우리의 스마트 홈 브랜드인 위모(Wemo)에서는 도입을 재검토할 것이다. 매터를 적용한 제품을 개발한다는 초기 약속도 다시 고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벨킨이 매터 도입을 재검토한 이유는 다소 모호하다. 보도에 따르면, 벨킨은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매터로 복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작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벨킨의 매터 진영 이탈 소식은 이 새로운 표준이 시작 단계부터 발목이 잡혔다는 중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매터는 이미 몇차례 지연을 겪은 후에야 지난 가을 공식 출범했다. 당시 주요 스마트 홈 업체가 이 표준을 지원할 것이라고 요란하게 발표했다.

아마존의 에코 기기부터 구글의 네스트 스피커, 애플의 홈팟, 삼성 스마트싱즈 허브 등 많은 유비쿼터스 스마트 홈 허브가 매터를 지원하는 업데이트를 이미 마쳤거나 곧 공개할 예정이다. 이런 제품을 이용하면 매터를 지원하는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하거나 기기 간에 서로 연동할 수 있다. 매터는 알렉사, 구글 홈, 애플 홈킷 등 매터 인증을 받은 기기가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 그 안에서 매끄러운 연동을 지원하는 것을 지향하지만, 결국 현실은 조금 더 복잡한 상황이 됐다.
 

매터의 이상과 현실

매터가 처음 발표됐을 때 많은 사람이 놓친 부분이 하나 있다. 초기 매터 스펙이 특정 스마트 홈 영역의 제품만 지원한다는 사실이다. 스마트 전구, 온도계, 도어록, TV, 블라인드, 보안 센서, 스트리밍 비디오 플레이어 등이다. 보안 카메라, 로봇 청소기, 차고 문 제어기 같은 다른 스마트 홈 제품에 대한 지원은 나중으로 미뤘다.

결과적으로 매터 표준 공개 당시의 발표됐던 여러 가지 매터 지원 기기는 사실상 말 뿐이었다. 이후 실제 출시된 것은 일부 허브와 브릿지, 앱이 전부였다. 메로스(Meross)와 TP링크의 타포(Tapo) 브랜드 산하 스마트 플러그 정도다. 그 외 다른 많은 매터 지원 기기 출시는 지연되고 있다. 매터 경험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예를 들어 토펠(Tofel) 제품의 경우 애플 홈 앱을 이용해 매터 기기를 추가하는 중간 과정에서 안드로이드 폰과 구글 홈 앱이 필요하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벨킨의 매터에 대한 입장 변화도 사실 놀랍지 않다. 그렇다면 이제 매터 표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위기에 처한 것일까?
 

여전히 가능성은 충분하다

단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매터처럼 야심찬 목표를 가진 새로운 표준의 경우 초기에는 항상 혼란과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폭발적인 확산의 계기가 만들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불과 몇달 만에 매터가 스마트 홈 업계 전체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벨킨은 스마트 홈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이고, 매터에서 한발 물러서게 된 이유 역시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매터 자체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인지, 수없이 많은 매터 지원 기기 중에서 차별화된 스마트 플러그를 개발하는 것이 어려운지 벨킨은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더 걱정해야 할 부분은 더 큰 스마트 홈 기기 제조업체가 매터 논의 테이블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노리프, 필립스 휴, 심지어 애플 같은 곳이다. 하지만 애플은 매터가 CHIP(Connected Home over IP) 프로젝트라고 불리던 초기부터 지원해 왔다. 다른 곳도 아직 이탈 징후는 없다. 따라서 매터의 위기를 말하려면 이들 더 많은 스마트 홈 업체가 매터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명백한 징후가 나온 후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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