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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제국의 집안 침공"...구글 홈에 대한 3가지 우려 사항

Fahmida Y. Rashid | InfoWorld 2016.06.22
필자는 구글 제국이 점령한 집에 산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크롬북, 크롬캐스트를 생각해 보라. 운영체제가 오래된 탓에 넷플릭스 앱이 작동을 멈췄을 때도 구글 TV에 끝까지 충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의 남편은 구글 홈(Google Home)까지 더할 생각이다. 이 계획을 들은 필자는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이미 사용자의 소리를 듣는 기기는 충분히 많다. 집안에는 "OK, 구글" 명령을 대기하는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있다. 물론 시작은 애플 시리(Siri)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Cortana)가 그 뒤를 따랐고 아마존도 수백만 개의 가상 비서 에코(Echo)를 팔았다. 구글이 홈을 출시하게 되면 에코와 직접 경쟁하게 된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이런 사용자들의 음성이 어디에 저장되는지, 어떻게 보호되는지, 얼마나 오래 보관되는지, 심지어 누가 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도 알고 있는가? 모른다. 이것도 정부 감청 대상이 될까? 광고주들은 타겟 스팸 광고를 위해 무작위로 대화를 마이닝할까?

필자는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새로운 이 전자기기들과 함께 생활하는 데 적응하기 위해 이미 노력 중이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알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다.

구글의 홈(Home)은 누구의 목소리를 듣는가?
구글 홈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홈이 어떤 방법으로 소리를 듣는지 등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이전의 가상 비서와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면 "OK, 구글" 또는 이와 비슷한 명령을 수신할 때까지 다른 소리는 모두 무시하게 될 것이다.

안드로이드 폰과 같이 특정 음성을 인식하도록 훈련될까? 아니면 누구나 명령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와치(Android Watch)처럼 작동할까? 거실용으로 만들어진 가족 친화적인 기기인 만큼 여러 음성에 반응하는 편이 더 합당할 듯하지만 이 경우 문제의 소지도 있다.

구글 홈은 몇 가지 홈 오토메이션 기기와 연계해 작동한다. 최종 목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온도 조절 장치와 전등이 포함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방문자가 구글 홈에 지시해 필자의 TV에 프로그램을 스트리밍하거나 우리 집 온도 조절 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크롬캐스트(Chromecast)의 경우 방문자가 조작하려면 먼저 와이파이 네트워크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므로 방문자가 필자 집 네트워크에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자신이 어느 정도의 통제권을 갖게 된다.

아마존 에코는 음성 명령을 수신할 때 불빛이 들어오고, 버튼을 누르거나 리모트를 사용해서 켤 수 있다. 구글 홈에 이와 같은 옵션이 있다면 필자는 음성 인식 기능을 꺼서 적어도 누가 함부로 기기에 명령을 내릴 수 없도록 할 것이다. 에코 사용자들은 친구들이 에코를 사용해 아마존에서 이것저것 구입하는 장난을 칠까봐 걱정되지 않을까?

또한 어떤 종류의 제어 기능을 제공할 지도 의문이다.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에서는 자녀 보호 기능을 실행해 아이들이 하거나 볼 수 있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

웹 브라우저에서는 시크릿 모드나 비공개 브라우징을 사용해 온라인 추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구글 홈의 경우 아이들이 수신하는 콘텐츠를 제한하기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구글이 홈에 "전체 연령" 등급으로만 응답하는 기능을 넣을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

홈은 법을 준수하는가?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 광고에는 모두 아이들이 기기에 말을 거는 모습이 등장한다. 기기가 아이들에게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습이 섬뜩하다고 느낀 것은 필자 뿐인가?

사실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미국 법도 필자의 생각과 일치한다. 1998년 제정된 어린이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법(COPPA)은 온라인 서비스를 통한 13세 미만 어린이의 개인 정보 수집 또는 사용을 제한한다.

그러나 가상 비서는 현재 법의 사각 지대에 있다. 아마존, 구글, 애플은 미성년자와 관련된 구체적인 규칙을 두고 있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특하게도 13세 미만의 사용자가(나이는 마이크로소프트 프로파일을 통해 확인됨) 윈도우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의 코타나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COPPA는 기업이 부모의 명시적이고 입증 가능한 동의 없이 어린이의 개인 정보(음성 녹음 포함)를 저장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아마존, 구글, 애플은 음성 요청의 오디오 파일을 클라우드에 저장함에도 COPPA에서 승인한 방법(예를 들어 서명된 서신, 화상 채팅, 전화 통화 또는 신용 카드를 통한 구매)을 통해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구글은 홈 구매를 자동적인 동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이는 COPPA에서 허용하지 않는다.

구글이 녹음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지 않고, 단순히 요청을 글로 옮긴 기록을 생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방법은 COPPA에 부합한다. 그러나 아마존 에코의 경우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실제로 사용자는 자신의 계정에서 녹음된 음성을 들을 수 있다. 현재 구글은 스마트폰에서 음성 명령 기록을 보관하고 있다.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다. 아이들의 사용을 동의한다 해도 아이들의 친구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따라서 아이들 친구가 올 때마다 구글 홈을 꺼야 한다는 귀찮음이 있다.

누가 내 음성을 듣는가?
무작위로 녹음된 정보에 정부 기관이 얼만큼 접근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전례를 보면 안심하긴 어렵다. 미국 NSA의 감청 장치가 자신의 거실에 버티고 있는 상황은 아마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 기관이 이미 접근 가능한 정보의 범위가 얼만큼인지는 모르지만 FBI가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하고자 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 미국 경찰은 이미 영장도 없이 용의자의 아이폰에 접근해서 시리에게(잠긴 상태에서도) 가장 최근 통화, 연락처, 달력 항목에 관한 정보를 물을 수 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2017 정보 인증 법을 승인했다. 이 법에 따라 FBI는 국가 안보 서신(NSL)을 사용해 이메일 제목, 메타데이터, 웹 브라우징 히스토리가 포함된 "전자 커뮤니케이션 교류 레코드"를 확보할 수 있다. 홈의 녹음 데이터가 NSL 대상이 될까? 이러한 서신에는 공표 금지 명령이 수반되므로 구글은 FBI가 음성 녹음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사실을 사용자에게 알려줄 수도 없다.

그 다음 문제는 미국인 5,200만 명의 지문, 얼굴 인식, 동공 스캔, 손바닥 도장 등의 생체 데이터가 포함된 방대한 차세대 신원 정보 데이터베이스다. 차세대 신원 정보 데이터베이스에는 범죄 기록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범죄와 관련이 없는 배경 확인 정보도 포함된다. 또한 FBI는 연방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개인 데이터 수집을 예외로 두려한다. 필자는 필자의 음성 녹음 데이터가 이 시스템에 저장될 수도 있는 상황이 두렵다.

물론 기기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구동 명령이 필요하지만 수신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기기가 특정 명령을 수신했음을 인식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모든 소리를 수신해서 이를 대기 중인 명령의 복사본과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코의 경우 시동 명령의 앞과 뒤 몇 초를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일종의 녹음은 분명히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명령과 일치하지 않는 나머지 녹음 내용이 가상 비서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지 못한다.

구글 홈이 집에 도착하면 필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홈을 꺼두거나 멀티룸 스피커 없이 방 하나에서만 사용할 생각이다. 개인정보에 대한 경각심으로 사람들이 홈 대신 안드로이드 태블릿/크롬캐스트 조합을 고집할 수도 있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의 면밀한 감독 아래에서 제한된 컴퓨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편리함도 좋고 재미있는 전자 기기도 좋지만 집안은 엿듣는 행위로부터 안전한 장소여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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