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텍 임원진은 자사가 주최한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PC 시장에 400억 달러 상당의 기회가 있다고 전망한다며 콤파니오(Kompanio) 모바일 프로세서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 밝혔다. 미디어텍은 공정 설비를 갖추지 않은 반도체 기업으로, 규모는 세계에서 4번째이다. 현재 5G 무선 통신 설비, 블루투스, 와이파이와 노트북용 디스플레이 IC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미디어텍 부사장 빈스 후는 “미디어텍은 잠재력이 큰 곳으로 이동할 계획”이라며 “디멘시티(Dimensity) 프로세서 라인 같은 스마트폰 칩에 적용한 ARM 기술을 일부 취하여 PC에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PU와 GPU를 기업 근간으로 여기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퀄컴에서 취한 방식인 서드파티 위탁 설계가 아닌 CPU와 GPU를 직접 설계한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퀄컴은 노트북용 ARM 칩을 여러 세대에 걸쳐 시장에 내놨지만, AMD와 인텔의 X86에 밀려 고전을 거듭했다. 퀄컴은 누비아를 인수해 ARM 설계 역량 강화를 모색했으나, 현재 ARM과 법정 공방에 휘말린 상태이다. ARM은 퀄컴의 기존 허가 조건이 누비아의 설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미디어텍이 PC 시장을 공략에 나선 이유는 크롬북 시장 지배자 자리에서 기인한다. 미디어텍 임원진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크롬북 시장에 ARM 칩을 공급하는 시장 지배자이기 때문이다. 미디어텍은 지난주 콤파니오 520과 528, 보급형 크롬북 칩셋을 출시했다.
미디어텍의 PC 시장 공략은 클라이언트 컴퓨팅 부문 최고 책임자인 애덤 킹이 지휘한다. 킹은 6년간 인텔의 클라이언트 플랫폼을 기획했으며, 4~6세대 모바일 코어 칩의 노트북 제품 담당 마케팅 임원을 4년 넘게 역임했다.
하지만 킹은 말을 아끼고 있다. 킹은 “ARM 기반 윈도우의 장기적인 잠재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라며 “전력과 공간 효율 문제로 시장은 장기적으로 ARM 기반 프로세서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 극복해야 할 장애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킹은 “하지만 이점 또한 분명하다”라며 “지금은 노력 단계로,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디어텍 임원진은 PC 시장 진출 계획을 지난해 처음 내비쳤다. 그 이전에는 윈도우 10 세대에서의 PC 시장은 기회가 제한적이라며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