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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구글이 지메일을 대체하려는 이유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4.10.27
필자는 향후 5년 내에 구글이 지메일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구글이 이런 계획을 발표한 적도 없고, 발표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좋든 싫든, 또는 구글이 이를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지메일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이메일의 본질은 “단순 연결 통로”
이메일은 “단순 연결 통로”, 이른바 덤 파이프(Dumb Pipe)로 서비스되도록 만들어졌다. 이동통신업계에서 덤 파이프란 용어는 통신업체가 단지 사용자에게, 그리고 사용자로부터 데이터 비트를 전송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을 말하며,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하지 않고, 지능적인 문지기 역할도 하지 않는다.

통신업체들은 이런 ‘덤 파이프’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데, 여기에는 수익이 없기 때문이다. 통신을 위한 연결 통로는 이름이 없는 일용품이며, 그 가치는 안정성과 속도다. 이런 시장에서 수익률은 영에 가깝거나 영보다 아래가 되며, 그야말로 끔찍한 사업이 된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이런 단순 연결 통로이다. 사용자들은 통신업체가 빠르고 안정적이고 저렴한 모바일 데이터 연결을 제공해 주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런 연결 통로를 통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앱과 서비스와 소셜 제품을 인터넷으로부터 가져다 사용하고자 한다.

이메일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덤 파이프 버전이며,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메일의 기반 개념은 조정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매체라는 것이다. 사용자가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누군가가 그 메시지를 받는다. 사람들이 보낸 메시지는 사용자의 메일함에 시간 역순으로 차곡차곡 쌓여 가장 최근에 받은 것이 제일 위에 있게 된다.

페이스북과 비교해 보자. 사용자가 친구에게 자신의 상태 업데이트를 올리면, 이 중에서 아주 일부만이 전달된다. 아니면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 ‘기타’ 폴더로 메시지를 보내버린다.

물론 이메일도 완전히 손을 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건 스패머가 망가뜨린 것이다. 그래서 현재 사용자들은 어떤 것이 스팸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을 구글의 ‘조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핵심에 있어서 이메일은 ‘조정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매체’ 즉 ‘단순 연결 통로(Dumb Pipe)’의 본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여전히 이메일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메일이 구글에게 문제가 되는 이유
구글이 그 동안 이런 ‘단순 연결 통로’인 지메일을 뭔가 좀 더 지능적인 것으로 대체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구글 웨이브를 내세웠지만, 실패했다. 사람들이 구글+를 이메일 대신 사용하기를 바랬지만, 역시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구글은 지메일에 우선순위를 추가했다. 탭을 추가하고 중요한 메시지를 덜 중요한 메시지와 구분하고, 소셜이나 프로모션, 업데이트 같은 카테고리도 만들었다. 일부 사용자는 잘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시하는 사용자가 많은 실정이다. 게다가 이런 시도는 아주 약한 형태의 조정으로, 기존에 있던 것을 뒤섞는 정도의 효과밖에 얻지 못한다. 이메일을 사용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지는 못하는 것이다.

최근 구글은 인박스(Inbox)라는 이름의 초대를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소개했다. 사용자의 이메일을 조정하려는 또 하나의 시도라고 할 수 있는 인박스는 지메일 계정의 대체 인터페이스로, 새로운 계정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탭 대신에 카테고리에 따라서 메시지를 함께 묶는다.

인박스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사용자의 메시지 내용을 기반으로 검색을 수행해 사용자의 받은편지함을 이런 추가 정보로 점점 더 늘려가는 것이다. 인박스는 주소와 전화번호, 그리고 링크로 추가 정보가 있는 구매 기록이나 항공 등의 아이템을 인식하며, 이들 링크를 살려서 사용자가 즉각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외에도 인박스는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메시지를 다른 데로 보냈다가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보여주는 기능이나 메시지를 고정해 시간 순으로 밀려 내려가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인박스는 좀 더 급진적인 조정이 들어가는 서비스이다. 이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사용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개입한다.

긍정적인 면은 인박스가 사용자의 이메일 받은편지함을 좀 더 강력하고 지능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부정적인 면은 사용자의 통제권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메일이란 예측 가능하고 분명하고 선형적인 것을 예측할 수 없고 불분명하며 비선형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사용자들이 이를 평가하고 그 평가가 좋고 나쁜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구글, 그리고 구글 같은 업체가 조정이 없는 그 어떤 것도 싫어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구글이 알고리즘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활동 신호를 사용해 온라인 경험과 광고를 맞춤화하고 개인화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조정되지 않는 것을 ‘조정’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구글의 검색 툴 역시 사용자와 인터넷의 관계를 조정한다.

이런 관점에서 구글이 자사의 RSS 리더인 구글 리더를 폐기한 것도 설명할 수 있다. RSS 피드를 구독하면, RSS 리더가 사용자가 가입한 모든 것을 옛날 방식으로 선형적이고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전달해 주며, 이는 구글의 사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조정된 대안’이 등장하기만 하면 구글이 지메일을 중단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구글이 ‘지메일 뷰’ 같은 이름으로 약간 애매한 대안을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은 구글은 ‘덤 파이프’ 이메일에서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제 조정되지 않은 RSS와 이메일과 수동 웹 서핑에 작별을 고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들 서비스는 정말 좋았지만, 안타깝게도 돈이 되지 않는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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