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역대 가장 주목할 만한 맥 리스트를 정리해 발표한 후 지인으로부터 생각지 못했던 피드백을 하나 받았다. 리스트에 인텔 제품이 1개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 Apple
실제로 그랬다. 인텔 맥의 시대가 15년 지속했음에도 '역대 가장 주목할만한 맥' 리스트에는 2세대 맥북 에어 단 1종만 포함됐다. 다른 인텔 맥 제품도 살펴봤지만, 결국 최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곰곰 생각할수록 더 이해됐다. 2010년대 내내 애플은 맥에 대해 놀랄 만큼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몇 가지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맥 디자인의 전성기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보자.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초기만 해도 맥을 혁신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오리지널 G3 아이맥을 선보인 후 불과 몇 년 사이에 전체 제품군을 여러 번 갈아 엎었다(이 과정에서 서버 하드웨어 같은 실패도 맛봤지만 지금은 대부분 잊혔다).
노트북 상황도 비슷하다. 2세대 맥북 에어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맥으로 오늘날 다른 노트북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 제품이 나온 해가 2010년이다. 애플 노트북 디자인의 원형인 티타늄 파워북 G4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에어가 오늘날까지 애플이 만들고 있는 모든 얇고 가벼운 은색 노트북의 디자인 모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맥은 매년 제품 내부에서 상당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애플 맥의 외형은 2012년 이후 큰 차이를 찾기 힘들다. 10여 년 가까이 같은 디자인을 반복하고 있다.
2020년대의 시작
이번 세기 초 애플의 창의성은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 애플이 이 얇은 은색의 노트북이 계속 잘 팔리는 것에 만족하는 사이, 다른 PC 제조사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 컨버터블이나 분리 가능한 제품, 투인원 등 매우 다양한 방식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런 제품 중 일부는 성공했고 일부는 아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 실리콘으로의 전환이라는 변수가 던져졌지만 가장 보수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과거 인텔 칩으로의 전환과 마찬가지였다. 첫 M1 맥은 안전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등장했고 외형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오직 내부에서만 변화가 있었다. 지난 10여 년간 맥 디자인의 정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단,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맥 디자인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모든 정황이 말하는 것은 맥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낙관이다. 애플은 오랜 기간 애플 실리콘으로의 전환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제 애플이 하드웨어 플랫폼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으므로, 창의적인 활동의 돌풍이 몰아칠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는 우리가 향후 10여 년 간 사용하게 될 맥의 디자인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애플은 맥의 디자인 변경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2020년대의 애플 노트북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 아이맥은 2007년 이후 현재까지 사용자와 기술의 변화를 반영해 어떻게 재창조될까. 터치 경험의 부상, 애플 펜슬의 영민함, 페이스 ID의 쉬운 사용성과 보안, 스마트 커넥터와 센서 기술이 제공하는 신기능 등은 맥의 사용성을 어떻게 바꿔 놓게 될까. 하나 같이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애플에는 업계 최고의 제품 디자인 인재가 모여 있다. 우리는 지난 세기 애플 제품 대부분에서 다양한 혁신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제 그 혁신을 맥에서 재현될 때가 됐다. editor@itworld.co.kr
얼마 전 역대 가장 주목할 만한 맥 리스트를 정리해 발표한 후 지인으로부터 생각지 못했던 피드백을 하나 받았다. 리스트에 인텔 제품이 1개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 Apple
실제로 그랬다. 인텔 맥의 시대가 15년 지속했음에도 '역대 가장 주목할만한 맥' 리스트에는 2세대 맥북 에어 단 1종만 포함됐다. 다른 인텔 맥 제품도 살펴봤지만, 결국 최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곰곰 생각할수록 더 이해됐다. 2010년대 내내 애플은 맥에 대해 놀랄 만큼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몇 가지 예외가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맥 디자인의 전성기
이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보자.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초기만 해도 맥을 혁신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오리지널 G3 아이맥을 선보인 후 불과 몇 년 사이에 전체 제품군을 여러 번 갈아 엎었다(이 과정에서 서버 하드웨어 같은 실패도 맛봤지만 지금은 대부분 잊혔다).
노트북 상황도 비슷하다. 2세대 맥북 에어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맥으로 오늘날 다른 노트북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 제품이 나온 해가 2010년이다. 애플 노트북 디자인의 원형인 티타늄 파워북 G4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에어가 오늘날까지 애플이 만들고 있는 모든 얇고 가벼운 은색 노트북의 디자인 모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맥은 매년 제품 내부에서 상당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애플 맥의 외형은 2012년 이후 큰 차이를 찾기 힘들다. 10여 년 가까이 같은 디자인을 반복하고 있다.
2020년대의 시작
이번 세기 초 애플의 창의성은 충분히 제 몫을 다했다.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 애플이 이 얇은 은색의 노트북이 계속 잘 팔리는 것에 만족하는 사이, 다른 PC 제조사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 컨버터블이나 분리 가능한 제품, 투인원 등 매우 다양한 방식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런 제품 중 일부는 성공했고 일부는 아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 실리콘으로의 전환이라는 변수가 던져졌지만 가장 보수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과거 인텔 칩으로의 전환과 마찬가지였다. 첫 M1 맥은 안전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등장했고 외형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오직 내부에서만 변화가 있었다. 지난 10여 년간 맥 디자인의 정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단,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맥 디자인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모든 정황이 말하는 것은 맥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낙관이다. 애플은 오랜 기간 애플 실리콘으로의 전환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제 애플이 하드웨어 플랫폼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으므로, 창의적인 활동의 돌풍이 몰아칠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는 우리가 향후 10여 년 간 사용하게 될 맥의 디자인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 애플은 맥의 디자인 변경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2020년대의 애플 노트북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 아이맥은 2007년 이후 현재까지 사용자와 기술의 변화를 반영해 어떻게 재창조될까. 터치 경험의 부상, 애플 펜슬의 영민함, 페이스 ID의 쉬운 사용성과 보안, 스마트 커넥터와 센서 기술이 제공하는 신기능 등은 맥의 사용성을 어떻게 바꿔 놓게 될까. 하나 같이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애플에는 업계 최고의 제품 디자인 인재가 모여 있다. 우리는 지난 세기 애플 제품 대부분에서 다양한 혁신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제 그 혁신을 맥에서 재현될 때가 됐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