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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삼성 덱스, 기업 환경에서는 시기 상조

Barbara Krasnoff | Computerworld 2017.04.27
이번에 삼성이 새롭게 발표한 덱스(DeX)는 IT 얼리 어답터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법한 아이템이다. 하키 퍽 모양의 자그마한 도킹 스테이션만 있으면 삼성 갤럭시 S8 또는 S8 플러스를 간편하게 데스크톱 환경에 편입시킬 수 있다. DeX와 갤럭시 S8 시리즈 모두 대단히 세련된 느낌을 주는 기기들이다. 필자를 비롯한 우리 사무실의 직원들 역시 갤럭시 S8을 손에 쥔 순간 ‘이건 사야 돼’ 라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문제는, 현재의 직장인들에게 과연 덱스같은 기기가 얼마나 유용할 것인가 이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덱스가 그렇게 유용해 보이지 않는다. 사실 휴대폰을 다른 기기와 연결하는 도킹 스테이션이라는 개념은 과거에도 시도된 바 있다. 작년 8월 나온 HP의 엘리트 x3 폰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10 컨티뉴엄 모드를 이용해 데스크 독 액세서리에 꽂을 경우 폰을 PC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엘리트 x3의 성공은 미미했다. 어쩌면 기기 자체가 iOS나 안드로이드 폰보다 상대적으로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10 모바일을 사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도킹 스테이션에 폰을 연결해 키보드, 모니터를 통해 좀 더 복잡한 작업을 한다는 개념은 궁극적으로는 보편화 될 수도 있다. 특히나 초경량 노트북이 예외가 아닌 상식이 되고, 직장인들 역시 원격 근무나 자택 근무 등 장소를 바꿔가며 일하는 경우가 빈번해진 모바일화 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만일 근무나 업종 자체가 복합적인 소프트웨어 사용을 요하지 않는 경우라면 정말로 휴대폰 하나만 사무실에 들고 와 도킹 스테이션에 꽂아 놓고 간편하게 작업을 하는 일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발상은 적어도 부서나 기업 내 모든 직원들이 똑같은 도킹 스테이션 환경에서 작업한다는 가정 하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가까운 시일 내에는 이것이 현실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일단 모든 사람이 다 삼성 휴대폰을 가지고 있거나, 사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덱스가 가장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은 다른 사무실에서 막 돌아온 직원을 포함하여, 모든 직원이 사무실에 들어오자 마자, 아무 자리에나 앉아 휴대폰을 스테이션에 연결하고, 바로 작업에 돌입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다. 하지만 문제는 갤럭시 S8은 시작가가 750달러인 고가의 폰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덱스는 삼성 환경에서만 구동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의 상당 비율 이상에 삼성 휴대폰을 지급해야 한다. 요즘처럼 대부분 기업에서 BYOD가 당연시 된 분위기에서는 그조차도 쉽지 않다.

덱스가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집에 가서 남은 업무를 처리하고 싶을 때, 무거운 노트북을 끙끙대며 들고 갈 필요 없이 도킹 스테이션에 폰을 연결하기만 하면 간편하게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통근길에 업무를 보는 것에는 덱스가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즉, 덱스 같은 도킹 스테이션은 어느 한 제조사의 생태계에 묶여있지 않고 자유로운 호환이 가능할 때 가장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아마도 삼성은 갤럭시 폰과 보안 소프트웨어 녹스(Knox), 그리고 덱스간의 상호 호환을 통해, 충분한 가치가 창출되어 기업들이 애플의 생태계에 편입됐듯, 삼성의 생태계에 편입되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물론 이것이 실제로 가능할 것이라 보는 애널리스트들도 있다. 하지만 도박임에는 분명하다. 이러한 도박이 성공하려면, 덱스를 고가의 플래그십 폰에 국한시키지 않고 더 큰 그림의 일부로 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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