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젯 아폴로 울트라(ElecJet Apollo Ultra)에 적용된 그래핀 복합체 설계는 보조 배터리의 사용 수명은 물론 충전 속도를 크게 높인다. 전통적인 리튬 배터리 재료와 전극 제작용 그래핀을 함께 사용하는 사실상의 하이브리드 배터리 설계다. 높은 전도율 덕분에 충전, 방전 속도가 여느 리튬 이온 보조 배터리에 비해 '미친 듯이' 빠르고 사용 수명도 매우 길다.
일렉젯 아폴로 울트라 10,000mAh를 직접 리뷰해 봤다. 이 그래핀 복합체 배터리의 실제 성능은 크라우드 펀딩 인디고고(Indiegogo) 제품은 다루지 않는다는 본지의 방침을 깰 정도였다. 현재 그래핀 배터리 제품은 매우 드물다. 양산 기기 중에는 샤오미의 미 10 울트라(Mi 10 Ultra)에만 그래핀 복합체 배터리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기술에 관한 관심이 높은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이번 리뷰는 언젠가 현실화할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
사실 일렉젯에서 체험용으로 받은 사전 제작 견본품은 2개였다. 처음 받은 모델은 손으로 조립한 것인데 업체가 주장한 충전 속도에 미치지 못했다. 펌웨어를 업데이트해 다시 보내 준 정상적인 제품으로 대부분의 사전 리뷰를 진행했다(양산된 제품도 구매해 비교했다).
일렉젯의 10,000mAh 아폴로 울트라는 다른 보조 배터리와 생김새는 비슷하다. 본체나 연결 장치를 충전할 USB-C 포트와 USB-A 포트가 장착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저가 보조 배터리와 달리 아폴로 울트라의 포트는 매우 고급스럽고 지원하는 프로토콜 수도 매우 많았다.
예를 들면 USB-C 포트는 구형 POD(Power Data Objects) 전원 프로필은 물론 USB-PD 3.0의 신형 PPS(Programmable Power Supply) 프로필을 지원한다. 참고로, 특정 스마트폰(예: 삼성의 갤럭시 10 시리즈 이상)에 신형 PPS 프로필을 지원하는 충전기 또는 보조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최대 충전 속도는 ‘초고속충전(SFC) 2.0’ 25W에 불과하다.
아폴로 울트라 USB-A 포트에 지원된다는 충전 프로토콜 역시 인상적이다. 구형 USB-A로 고속 충전을 해야 하는 기기가 많기 때문에 중요하다. 대부분 충전기는 애플 2.4amp, 기본 USB BC 1.2 최대 1.5 amp, 운이 좋으면 삼성 2amp 등 기본만 지원한다. 반면 아폴로 울트라는 기본은 물론 퀄컴 QC(QuickCharge) 3, QC 2, 화웨이 FCP 및 SCP, 오포(Oppo) VOOC/대시(Dash) 등을 지원한다. 요약하면, 아폴로 울트라는 풍부한 프로토콜 지원을 통해 심지어 USB-A를 통해서도 다양한 스마트폰에 대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충전한다.
단, 아폴로 울트라에서 두 포트는 모두 성능이 출중하지만 동시에 사용하면 15W로 제한된다. 하나씩 충전해야 성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한편, LED 디스플레이 옆에 있는 버튼을 두 번 누르면 ‘강화’ 모드가 켜지면서 이어버드나 워치처럼 초전력 장치를 충전할 수 있는 매우 실용적인 기능도 지원한다.
무지막지하게 빠른 충전 속도
이번 리뷰의 주목적은 그래핀 배터리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일렉젯의 설계 사양에 따르면 이 보조 배터리는 27분 이내에 완충할 수 있다.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최저 상태로 방전한 후(최저한도 10%) 일렉젯 100W GAN USB-C 충전기와 아폴로 울트라와 함께 제공되는 3.3피트 USB-C USB 2.0 케이블로 충전하면서 충전 속도를 기록했다. 그 결과 아폴로 울트라는 83W로 엄청 빠르게 충전되다가 90%에 이르면 서서히 배터리 입력 충전 속도를 낮춘다. 대부분의 고급 충전 장치에서 확인되는 패턴으로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결론적으로 충전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 일렉젯이 일부러 LED 디스플레이에 소수점을 추가한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카운터가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것이 '말 그대로' 눈에 보인다. 믿기지 않을 것 같아서 GIF로도 만들었다. 속도를 높인 것이 아니라 실시간이다.
보조 배터리를 이렇게 빠르게 충전하면 과열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그래핀은 전도율이 높아서 그런 우려가 덜하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테스트를 통해서 검증됐다. 꽤 따뜻한 날에 83W로 충전 중인 아폴로 울트라의 열 화상 촬영을 해 뜨거운 부분이 어디인지 확인했다. 열 화상이 가장 정확한 온도 기록 수단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테스트는 통과했다. 즉, 손을 대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USB-PD 포트는 87W에서 충전 가능한데도 일렉젯은 최대 출력을 65W로 설계한 점이 흥미롭다. USB-A 포트용으로 18W를 남겨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혼란의 소지가 있으니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최대 87W로 충전할 수 있지만 USB-C 포트는 최대 65W까지만 공급한다. 65W도 충분한 출력이므로 문제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성능이면 델 XPS 13이나 맥북 프로 13과 같은 노트북의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됐을 때 마치 콘센트에 연결한 것처럼 구동시킬 정도다. 기존의 어떤 배터리도 이런 성능을 지원하지 못했다.
노트북을 이렇게 구동할 때 가장 큰 문제는 37Wh(약 27Wh만 접근 가능)가 그다지 큰 용량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정도로 발전한 충전 회로와 그래핀 배터리라면 용량을 2배 이상 늘려야 노트북 사용자에게 더욱 유용할 것이다. 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용도로는 괜찮다.
용량을 높이면 무게도 늘어난다. 이 제품은 약 250g인데, 비슷한 용량의 다른 보조 배터리에 비하면 이미 꽤 크고 무거운 편이다. 참고로, 아폴로 울트라는 10,000mAh 모피 파워스테이션(Mophie PowerStation) PD XL에 비해 약 25% 더 무겁다. 용량이 높아지면 가격도 높아진다. 인디고고에서는 65달러인데 소매가는 더 높다. 용량을 고려하면 매우 비싼 것이다. 참고로, 앞서 언급한 모피 파워스테이션 PD XL은 아마존에서 25달러에 팔리고 있다. 25달러면 유명 브랜드 10,000mAh 보조 배터리의 일반적인 가격이다.
아폴로 울트라를 더 비싸게 주고 살 가치가 있는지는 자신의 기기에 고속 충전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달려 있다. 그래핀 보조 배터리의 충전 횟수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모든 배터리는 수명이 한정되어 있다. 보조 배터리를 몇 년 동안 많이 사용하다 보면 예전과 달리 잔량이 남지 않는 현상을 겪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배터리는 충전 횟수가 몇백 회인 반면, 아폴로 울트라의 그래핀 배터리는 2,500회에 이른다. 전체 수명을 생각하면 구매 비용이 많이 든 것을 상쇄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