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글로벌 칼럼 | 해킹에 대처하는 자세, “해커처럼 생각하라”

Roger A. Grimes | InfoWorld 2011.06.14

 

필자는 종종 경력 관리 자문가들로부터 IT 보안 전문가들의 역량 향상을 위해서는 어떠한 자질이 요구 되는지에 대하여 질문을 받곤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한결같다. 해커처럼 생각하라.
 
물론 이 대답이 불법적 행위에 참여하는, 블랙햇 해커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진정한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은, 언제나, 생각으로 그칠지라도, 시스템을 해킹한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이 접하는 모든 종류의 시스템을 파괴할 방법에 대하여 고민한다. 해커의 눈으로 시스템을 바라봄으로써, 시스템의 약점을 더 잘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해커를 막는 최선의 도구는 해커 자신들이다.
 
필자는 필자가 다루는 모든 시스템을 해킹할 수 없음을 안다. 지난 주 필자는 마을의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다. 계산을 마친 필자가 계산대를 떠나려는 순간, 누군가 환불할 물건을 가지고 계산대로 왔고, 도난 경보기가 울리기 시작했다. 당황한 필자가 그에게 사과를 요청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방향을 돌려 고객 서비스 센터로 향하고 있었다. 그 순간, 필자는 생각했다. 사람들이 내가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 아니, 그들은 알 수 없다. 
 
필자는 여전히 적극적인 해커로써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만일 필자가 진짜 도둑질을 할 마음이었다면, 훔친 물건을 숨겨 매장을 빠져 나갈 때 까지 시간을 벌어줄 공범을 만드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공범의 역할은 그저 보안 태그가 미처 제거되지 않은 물건을 손에 들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필자는 공범이 그 물건을 들고 도난 경보기 옆으로 걸어가는 동안 매장을 빠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필자의 공범은 매장에서 도망치는 대신, 경보기의 옆에 서서 매장의 안전 요원이 올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기만 하면 된다.
 
도난 경보기의 약점은 이것이 한 명의 도둑과 다수의 도둑을 구별할 수단을 갖추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이는 매장의 보안 요원들에게 누가 어떤 물건을 가지고 있으며, 어디로 갔는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이러한 단점은 인간의 판단에 의하여 보완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웬만한 인력으로는 시도 때도 없이 울려 대는 이 센서를 감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매장에서 직원들은 직접 물건을 훔치는 이를 발견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이를 무시하고 있다. 
 
이러한 약점을 발견한 해커라면, 이에 대한 보안상의 허점을 보완할 수정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만일 필자에게 권한이 주어진다면, 필자는 고객 개개인을 탐지기에 한 명 씩 통과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고안하여 누구 때문에 경보가 울린 것인지 확인하게 할 것이다.
 
필자는 또한 공항의 보안 검색을 ‘뚫고' 플라스틱 폭발물을 기내에 반입할 방법에 대하여도 생각해 보았다. 우선, 낡은 휠체어를 구하여 공항용 휠체어와 동일하게 개조하라. 이때 공항의 정교한 보안을 뚫기 위해서는 보안 식별자(SID), RFID 태그, 트랜스폰더(transponder) 등의 정보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플라스틱 폭발물을 이 휠체어 안에 숨기고 공항 주차장을 돌아다니며 당신을 도울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 공범을 물색하라. 나이든 할머니 정도가 좋을 것이다. 
 
휠체어 등의 장비들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기 전 운송 보안 관리사업부(TSA, 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의 정밀 검사를 거친다. 그러나 그들은 X-레이나 폭발물 검사를 시행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정밀한 외관 검사만을 실시할 뿐이다. 이제, 폭탄은 TSA를 통과해 비행기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필자가 테러리스트들에게 테러법을 알려주었다고 분노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진정해도 좋다. 필자는 지금껏 가짜 휠체어를 활용한 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또한 이러한 구상을 처음 한 뒤 이를 TSA측에 통보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행위는 여타 수많은 생활 속의 물건들을 활용하여 언제든 공항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이다. 
 
또한, 필자는 해커의 시각에서 공항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을 분석하여, 그들을 위한 대비책을 고안하기도 하였다. 공항들은 투명 물질을 사용하여 전용 휠체어를 제작함으로써 범죄자들이 그 속에 아무것도 숨길 수 없게 할 수도 있다. 그들은 신원이 확인된 고객들에게만 이 휠체어를 제공하고, 이를 지정된 장소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이런 고객들이 TSA 구역 통과를 위하여 자신들의 휠체어에서 공항의 ‘안전' 휠체어로 옮겨 타는 과정에 수행인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하면 될 것이다. 
 
다시 컴퓨터, 그리고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주제를 옮겨보자. 필자는 CPU의 오버클러킹을 배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접해 본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에 관하여(그것이 무엇이던 상관없다) 필자는 이것이 어떻게 해킹될 수 있을지, 혹은 해킹에 활용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우선 어도비 아크로뱃 리더의 어도비 자바스크립트와 같이 몇몇 소프트웨어는 핵심적 기능 이외의 부분에서 취약점을 나타낸다. 
 
그리고 자바 언어의 경우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철저한 보안 대비책을 마련했기에 취약점을 찾아내기 매우 어려운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 자바가 여러 가지 좋지 못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또한 성공적인 해킹 프로그램으로 각광 받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컴퓨터 보안의 최전선에 위치한 전문가들은 공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활용해 해커에 대항할 시스템을 개발하고 도입해야 한다. 개인/공용키 암호화, 시도-응답 인증 프로토콜, 그리고 안티바이러스 스캐너(antivirus scanner)까지, 이 모든 것은 이러한 생각의 산물이다. 우리에겐 공공의 이익을 위해 더 위험한 생각과 더 선량한 행동을 하는, 많은 선량한 해커들이 필요하다. 
 
필자는, 모든 훌륭한 컴퓨터 보안 담당자들은 그들이 보는 모든 것을 해킹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이러한 필자의 동료들이 자신들의 힘을 공익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만일 채용 인터뷰 자리에서 한 지원자가 필자에게 무선 카메라의 보안 및 해킹에 관하여 이야기한다면, 필자는 주저 없이 그를 선발할 것이다. 그는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인물이다. 
 
*Roger A. Grimes는 20년 경력의 컴퓨터 보안 전문가로, 8권의 관련 서적을 집필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포섹 ACE팀 보안 아키텍트를 맡고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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