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625 사이버테러, 해커들의 놀이터가 된 남북한

이대영 기자 | ITWorld 2013.06.26
2013년 6월 25일 한국전쟁 63주년, 인터넷에서는 전쟁을 방불케하는 사이버테러가 일어났다.

국제해커집단인 어노니머스는 지난 4월부터 공공연히 북한의 웹사이트들을 해킹해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격과 정보 공개 시점을 6월 25일로 잡았다.

청와대는 해킹, 주요정부기관들은 디도드 공격 당해
그러나 정작 먼저 해킹 당한 것은 대한민국 청와대였다. 어노니머스로 자칭한 해커는 6월 25일 오전 9시 30분경 대한민국 청와대와 국무조정실, 새누리당, 조선일보, 매일신문, 대구일보 등을 해킹했다.

연합뉴스는 해킹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president.go.kr)에 접속하면 '위대한 김정은 수령' 등의 메시지가 화면 상단에 붉은 글자로 도배되다시피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6월 25일 10시부터 정부전산정보관리소 서버에 대한 DNS 디도스 공격이 감행되어 정오까지 국가 주요 기관 사이트들이 접속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접속 장애가 있었던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해병대/ 행안부/ 공군/ 국방부/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경찰청/ 전자민원24/ 여성가족복지부/ 국회도서관/ 대검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대한민국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국회/ 방송통신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국토교통부/ 새주소 안내 시스템/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한민국 정부 포털/ 환경부/ 국민권익위원회/ 대통령경호실/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보건복지부/ 노동부/ 기획재정부/ 농림수산 식품부/ 해양수산부/ 방위사업청/ 농촌진흥청/ 교육부/ 국가기록원

이 사이트 가운데 1시까지 접속이 되지 않은 사이트는 안전행정부, 국방부, 사이버경찰청, 여성가족부 등이었으며, 접속이 되는 다수의 사이트 또한 다소 불안정했다. 청와대 사이트는 오후 5시 경 복구되어 정상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오후 5시 30분에는 국가정보원 사이트가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북한, 12개 주요 사이트 접속 불가
한편 몇차례 예고됐던 북한 사이트에 대한 공격은 한 어노니머스의 해당 사이트 탱고다운을 주장한 직후인 10시를 기점으로 접속되지 않았다.

이 해커가 접속 불가를 주장한 북한의 웹사이트인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내나라, 고려항공, 우리민족끼리, 벗 등 총 12개 사이트이며, 다음날인 26일 오전에 대부분의 사이트가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해커 그룹은 북한군 고위 인사로 추정되는 명단을 공개했다.

이를 단독보도한 이투데이는 이 명단에는 이들의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와 소속이 표기돼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고려항공, 우리민족끼리, 광명 등을 총괄하는 인사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화번호는 모두 공개하지 않고 블라인드 처리돼 있다.

명단에 나온 이름은 김석일(48), 곽종구(37), 권덕기(32), 리철석(24) 등 고려항공 고위급 및 실무자 인사 4명을 비롯해, 우리민족끼리 운영책임자로 추정되는 진재환(39), 리동원(37), 북한 내 자체망인 광명 운영책임자인 백문길(44), 김명진(45), 백남룡(42), 허문석(42) 등 총 1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 주요기관·단체 인명록(2013년)과의 비교 결과 4명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해커들에 놀아난 남북한
대한민국 정부는 25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정부기관 및 정당 5개 기관, 언론사 11개사 등 총 16곳이 해킹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한민국 정부 사이트 및 언론사, 정당 등이 해킹당하면서 얼마나 많은 정보가 유출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보안 관련자들은 이번 625 사이버테러 가운데 대한민국을 공격한 해커집단은 북한에 의한 보복성 테러로 추정하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hacktivist_kor는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이 해킹했다는 청와대, 국정원 등 정부기관과 새누리당 시도당 홈페이지를 나열하면서 "국민에게 사죄성명 발표하라. 국정원 해체하라. 그렇지 않으면 댓가를 분명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해커는 "대한민국! 어느 정도의 자료 얼마만큼 빠져나갔는지 아무도 모르지. 내 나라 정부자료 내손으로 발표하는거 바라지 않아"라고 경고했다.

이 해커가 청와대 홈페이지를 변조한 페이지에는 새누리당원신상정보 250만명, 군장병신상정보 30만명, 청와대신상정보 20만명, 미25보병사단 1만 5,000명, 미 3해병사단 1만 명, 미 1기병사단 1만 5,000명 등이 있다는 사이트 링크가 함께 있었다.

@hacktivist_kor는 페이스트빈에 미군 4만 명의 개인정보와 계급 등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트빈에 공개된 미군 개인정보에는 성별, 이름, 생년월일, E1, E2 등으로 표기된 계급은 물론 주특기까지 나열돼 있다.

그러나 이 미군 정보가 페이스트빈에 게재된 것이 6월 23일인데다가, 주한미군은 제8군단 2 보병사단을 주축으로 하고 있어 이번에 공개된 정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런 점으로 비춰볼 때, 어노니머스라고 주장하는 해커는 북한의 추종세력이라기 보다는 치기어린 해커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어노니머스는 "남한 홈페이지를 해킹한 적 없다"고 밝혔다. 변조된 청와대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아이디이자 어노니머스 회원으로 추정되는 트위터(@YourAnonNewsKR)는 11시 33분 '우리는 청와대를 공격하지 않았다.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한 어노니머스의 다른 한국인 해커로 추정되는 트위터(@Anonsj)도 우리는 한국 웹사이트를 해킹하지 않았다(We didn't Hack any SouthKorea websites)"고 전했다. 또한 "현재 활동하는 @hacktivist_kor은 원 핵티비스트(anonymous_kor)님과 관련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말했다.

한 보안 전문가는 "이번 625 사이버테러 당시 디도스 공격에 활용된 좀비PC는 예상외로 적은 수였는데, 이는 단기적인 전시효과를 노린 것일뿐, 굳이 확보해 둔 대량의 좀비PC를 노출시킬 필요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고 추정했다.

또한 "청와대와 국가기관 및 언론사 사이트 해킹이라는 목적을 달성했기에 DNS 공격이나 디도스 공격은 일종의 들러리 공격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보안 전문가는 "해커들의 말을 신뢰할 수 없으며, 설령 이 해커들의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한국전쟁 63주년을 맞이해 남북한 전체가 소수의 해커들에게 놀아난 꼴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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