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KTF 합병 의미와 효과, 남은 절차는 >

편집부 | 연합뉴스 2009.03.19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자회사 KTF와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은 KT는 이를 통해 세계적인 방송통신기업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잡았다.

 

   성장 정체에 빠진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이동전화 사업을 더함으로써 유선과 무선, 방송(IPTV)을 아우르는 방송·통신융합의 첨병으로 새로운 통신시장, 방송통신 서비스를 주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선전화 90%, 이동전화 31.5%, 초고속인터넷 43%의 시장을 지배하는 거대 통신공룡의 탄생은 자칫 독과점의 심화로 소비자 편익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어 국민기업으로서 KT의 역할과 규제기관으로서 방통위의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합병의 배경과 의미 = KT와 KTF가 합병을 추진한 것은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KT는 시내전화 89%, 초고속인터넷 43%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터넷전화의 등장으로 시내전화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초고속인터넷 시장마저 성장정체에 부딪힌 상태다. 2003년 민영화 이후 한때 2조 원을 넘던 순익은 매년 감소, 1조 원을 밑돌기 시작했고 순익 규모에서 SK텔레콤에 추월을 당했다.

 

   KTF도 상황은 비슷하다. 선발업체인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좁히려고 한솔텔레콤을 인수하고 지난해 3세대(G) 시장을 선공하며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시장점유율 차이는 여전히 20%에 가깝다.

 

   하지만, 두 회사가 몸을 합치면 얘기는 달라진다. 2008년 KT의 매출은 11조 8천억 원, 영업익 1조 원, 순익 4천500억 원, 자산 18조 원, 직원 3만 5천 명이다. KTF는 매출 8조 3천억 원, 영업익 4천500억 원, 순익 1천600억 원, 자산 7조 4천610억 원, 직원 2천500명이다.

 

   단순히 숫자만 더해도 합병 후 KT는 매출 19조 원, 자산 24조 원, 직원 수 3만 8천 명에 이른다. 통신업계 2위 업체인 SK텔레콤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합한 매출 규모(13조 원), 직원 수(6천 명)를 압도한다.

 

   재계순위에서는 20위권 밖(21위)에서 단숨에 10위로 치고 올라가 목소리를 높이게 됐으며 해외에서 볼 때도 아시아 6위권 사업자로 부상, 세계적 기업으로 위상이 달라진다.

 

   KT는 보유한 유선시장에서의 막강한 지배력이 이동통신은 물론 IPTV, 인터넷전화 등 다양한 결합상품으로까지 확대되면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단순결합 효과 이상의 '플러스 알파(α)'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이석채 KT사장은 와이브로와 3세대(G) 이동전화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무선 인터넷전화시장과 블랙베리와 유사한 기업용 무선 데이터 시장으로의 진출을 선언해 놓은 상태다.

 

   또 언제 어디서나 유무선 상에서 건강체크, 진료를 받을 수 있는 'u-헬스', 안전 지킴이인 'u-세이프', 공간과 시간 제약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는 'u-워크' 등 다양한 융합형 신규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KT-KTF 합병 효과 = KT-KTF의 합병 효과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KT는 합병을 통해 연간 3천억 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KT의 2007년 영업비용(10조 5천억 원)의 2.8% 수준이다. 고객센터, 대리점, 기업고객 채널 등의 통합과 구매효율화, 마케팅비용 등에서의 절감 효과가 클 전망이다.

 

   KT는 또 직접적인 생산유발 및 고용 창출을 통한 전후방 연관산업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융합형 신규사업 추진 및 차세대 인프라 구축에 앞으로 5년간 12조 원(전체 투자의 72%)의 투자가 예상돼 2013년까지 5조 원의 생산유발 및 1조 8천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3만 명의 고용유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요금인하도 기대된다. KT는 경쟁활성화로 이동전화 및 방송요금을 가구당 연 4만 원, 결합상품 활성화를 통해 연평균 가구당 16만 원의 요금 인하를 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 0.13-0.22%의 물가하락을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T는 "KT-KTF군이 1원을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0.468원의 SK텔레콤군의 투자를 촉진하거니와 합병 후 KT가 IPTV사업을 강화하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도 디지털 케이블TV 전환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합병에 반대해온 SK텔레콤과 LG텔레콤 등은 KT-KTF 통합법인이 무선전화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를 쏟아부어 시장 질서가 혼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저해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K텔레콤은 "파워풀한 유·무선 결합상품 출시로 경쟁업체들을 압도할만한 가격할인이 가능해졌다"며 "나머지 업체는 생존이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염려했다.

 

   ◇남은 절차 = KT-KTF 통합법인의 출범 예정일(합병기일)은 5월 18일이다.

 

   이전에 양사는 오는 27일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합병계획안을 승인하고 통합법인 출범에 대비, 이석채 사장을 회장으로 변경한다.

 

   또 27일부터 4월 16일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다. KT는 1조 원, KTF는 7천억 원을 매수청구 금액으로 산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 주가 흐름과 합병 시너지를 고려할 때 매수청구액은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매수 청구가 마무리되면 4월 30일까지 채권자 보호절차를 종료된다. 5월 15일부터 6월8일까지 KTF의 주식거래는 정지되고 KTF 주주는 1대 0.72주의 비율로 KT 주식으로 받게 된다. 최종 합병등기와 신주상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이에 앞서 양사는 급여, 직급, 복지제도를 통합하는 절차에 착수한다. 실무선에서는 이미 KT가 KTF와의 합병을 위해 기존 연공서열 위주의 직급체계를 파괴하고 새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지난 1월 이석채 사장 취임일에 단행한 조직개편은 합병 후 조직구조를 고려하고 설계해 KTF는 개인고객 부문으로 편입될 예정"이라며 "급여, 직급, 복지제도 통합작업은 합병 시너지 극대화와 인적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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