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마이크로소프트 vs. 구글-애플

Neil McAllister | InfoWorld 2010.10.18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만남이란 적어도 IT쪽에서는 가장 재미없는 일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의 두 CEO가 비밀리에 만나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요 경쟁업체인 구글과 애플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토론했을 때, 업계 전체가 이를 주목했다.

 

뉴욕타임즈 뿐만 아니라 규제 당국도 그 회동이 아마도 단순한 협력 이상을 넘어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도비 전체를 인수하는 것에 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업체는 이미 그 가능성에 대해 이전에 논의했었다고 신문은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서 전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포토샵’의 아이디어를 너무 심각하게 볼 것은 없다. All Things Digital의 카라 스위셔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의 합병의 가능성을 “넌센스”라고 단정하며, 만약 어도비를 인수하려 한다면 구글이 가장 어울릴 것이라고 암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는 어도비와의 회의 이후 관련 내용에 대해 함구해 왔으며 “만약 당신이 어떤 것을 하려한다면, 당신은 아무것도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어도비 또한 논평을 거부했다.

 

설사 합병이 무르익지 않았다 하더라도, 향후 몇 개월 내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의 협력관계 체결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무엇이 두 업체로 하여금 소매를 걷어올리게 했을까?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이 개발자들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새로운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의 강자 탄생?

확실히 어도비 인수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무리한 일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 총액은 2,190억 달러이고, 어도비는 140억 달러,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총 36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과 단기 투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스위셔의 의견과 반대로, 구글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도비 비즈니스 모델과 더 잘 맞는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적어도 상용 데스크톱 소프트웨어를 파는 반면, 구글은 그러한 전통적 소프트웨어 제품이 시대에 떨어지는 구식이라는 아이디어를 기초로 그들의 비즈니스를 구축해 왔다. 예를 들면 구글 독스는 마이크로 오피스에 대한 일종의 온라인 대체품이고, 구글의 차기 크롬 OS는 거의 완전히 브라우저에 기반인 것이다.

 

어도비의 틈새시장은 창조적 전문가들을 위한 저작도구 소프트웨어들이고, 대학을 통해 소통되는 문서(PDF)를 위한 소프트웨어이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을 지배해 온 것과 아주 같은 방식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어도비의 주력 데스크톱 제품인 포토샵은 그래픽 전문가 사이에서 그 이름이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PDF도 문서 공유에 있어서는 사실상의 표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몇 가지 어도비 제품에 대한 대안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어도비의 수준에는 못 미친다. 예들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퍼블리셔는 어도비 인디자인(Indesign)이 주도하는 전문가 시장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면에서, 두 업체의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는 상호 보완적이다. 양사가 손을 잡으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클라우드 컴퓨팅과 SaaS의 형태로 새로운 영역을 찾도록 내버려 두면서, 시장의 모든 구역들을 망라하는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연결

한편, 어도비는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 어도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배하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결코 해 본 적이 없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제품군과의 긴밀한 연계 역시 크게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다.

 

하지만 어도비가 원하는 것은 특히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 저작도구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도비는 개발자들을 자사 영역으로 끌어오길 원하며, 심지어 합병이 일어나지 않는 하더라도, 그것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밀접한 연합으로부터 확실히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기업에서의 개발자들은 전형적으로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는데, 윈도우와 비 윈도우(non Windows)가 그것이다. 비 윈도우는 보통 자바(Java)를 의미하지만, 자바 툴 시장은 꽤 세분화되어 있다.

 

모든 윈도우 개발자들의 공통점은 보통 그들이 SDK나 라이브러리,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툴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비주얼 스튜디오인데, 이는 비즈니스계에서, 심지어 비 윈도즈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IDE들 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많은 신참 개발자들은 그 밖에 다른 것들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다.

 

어도비는 몇 가지 개발자 지향의 제품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최고인 어도비 플렉스(Flex)는 개발자들로 하여금 RIA(Rich Internet Application)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플래시용 오픈소스 SDK이다. 어도비는 또한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Flex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래시 빌더와 플래시 카탈리스트 등의 툴과 통합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서 다시 말하건대, 어도비의 제품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군을 보완해 준다. 비록 마이크로소프트가 전통적인 개발자 중에서 강력한 추종자를 가지고 있지만, 더 비주얼 지향적인 UI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는 못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프레션 스튜디오(Expression Studio)는 어도비의 드림위버나 플래시 등의 제품에 못미치고 있으며, XPS는 절대 PDF의 경쟁자가 되지 못한다. 그나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실버라이트 정도일 것이다.

 

양사 간의 협력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도비는 각자의 디자이너와 개발자 고객 기반들을 통합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라클에 대항하는 연합전선을 구축할 수도 있다. 오라클은 그들의 JavaFX RIA 기술을 좀 더 긴밀하게 자바 플랫폼과 통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출발을 위한 하나의 좋은 방안은 플래시와 플렉스를 비주얼 스튜디오와 통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도비는 그 시장을 애머시스트(Amethyst)같은 서드파티 업체에게 주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직접적인 협력관계는 플래시와 액션스크립트 콘텐츠를 닷넷 프레임워크의 1등 시민으로 만들어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안드로이드와 iOS에 대항하기 위한 연합

그러나 확실히 마이트로소프트와어도비 만남에서 가장 큰 토론 주제는 모바일이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OS,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그리고 침체기를 맞고 있는 심비안 등의 모바일 운영체제 세계에서는 쫓아가기에 급급했다.

 

최근의 IDC 평가에 따르면 윈도우 모바일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겨우 6.8%를 점하고 있으며, 적어도 2014년까지 이런 추세가 유지되리라 예측되었다. 유사하게 특히 애플이 계속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iOS에서 플래시 사용을 막는 것도 어도비한테는 악재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모바일 장치에서 플래시 콘텐츠를 원한다면, 지금이 두 업체에게는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하는” 순간이다. 플래시를 기능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발표한 윈도우 폰 7이 가진 커다란 차별성이다. 또한 데스크톱 브라우저 기능의 채용이 확장되고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 분야에서 그저 방관자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어도비를 구해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려면, 양사는 먼저 플래시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잘 돌아가게 해야만 한다. 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는 어도비의 과거 시도들이 졸속에다가 안드로이드 폰에서 작동되던 플래시의 초기 리뷰는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여전히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 사이의 밀접한 관계의 가능성은 분명히 매력적인 것이다. 그러한 관계가 합병, 혹은 일종의 협력관계, 아니면 다른 협력의 형태를 취하건 간에, 한 가지는 분명하다. 웹과 모바일 발전을 위한 다음의 국면을 대비한 전선은 다가오고 있으며, 그 경쟁은 더욱 흥미로워질 것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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