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배타적인 HTML5 홍보, “역효과 불러올 수도”

Neil McAllister | InfoWorld 2010.06.17

광고의 홍수 속에서 HTML5가 최종 웹 표준이 아직은 아니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플이 HTML5의 다양한 성능 시연과 CSS3을 포함해 HTML5와 관련된 기술을 설명한 사이트를 게시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

 

그 결과는? HTML5와 CSS3가 드래프트 사양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한 애플의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해 모든 데모를 봐야 할 것 같다.

 

이러한 움직임은 웹 표준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이들은 애플의 캠페인이 무료 및 오픈 웹 표준 등을 지원한다고 주장하는 애플의 행보를 실질적으로 약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질라(Mozilla)의 전도사 크리스토퍼 블리저드는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오직 사파리만 HTML5를 지원한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애플은 자사의 마케팅에서 “이성적으로 정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애플은 최근 몇 주 동안 HTML5에 대한 홍보의 강도를 높이면서 향후의 표준을 어도비 플래시 플러그인의 멀티미디어 성능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애플은 어도비의 플래시 플러그인을 자사의 아이폰 및 아이패드 장치에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리저드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것은 HTML5가 비디오, 캔버스같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파리와 파이어폭스는 출시된 지 수 년이 지났다) 이것은 사실 상호호환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하나의 브라우저에서만 볼 수 있는 HTML5 페이지를 생성해서 전체 웹 표준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우저 차별의 시대로 회귀

애플의 수많은 데모는 "실험적인" CSS3 속성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속성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측면은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브라우저 업체는 온스크린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방법을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잘 생각해야 한다. 도입에 대한 애매함 때문에 브라우저 업체는 CSS 속성명에 업체별 프리픽스를 붙이곤 한다. 파이어폭스는 "moz"를 사용하고, 사파리는 브라우저의 웹 킷 렌더링 엔진을 기준으로 "webkit"을 사용한다.

 

즉, 특정 실험적인 CSS 기능을 사용하기 원하는 웹 개발자들은 이들의 스타일 시트에서 지원하고자 하는 각 브라우저에 대한 업체별 속성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상적인 상태는 아니지만 필요한 실제 코딩은 평범하다. 애플은 자사의 HTML5 데모 사이트에 대해 간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좋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의 데모는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웹킷 엔진을 사용하는 크롬 역시 실험적인 CSS3 속성을 위해 "webkit" 프리픽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다. 애플은 브라우저의 기능 지원 여부를 감지하거나 미지원 브라우저에서 사용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보다는 사파리로서 자체 인식되지 않는 모든 브라우저를 의도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물론 방법은 있다. 브라우저의 사용자 에이전트 스트링이 사파리 5로 식별하도록 하면, 윈도우의 파이어폭스 3.6에서도 잘 돌아가는 수많은 데모를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마치 정교한 브라우저 감지 스크립트를 사용하던 1990년대의 좋지 않았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은 일이다.

 

방향을 잘못 잡은 브라우저 업체들의 기능 향상

일각에서는 애플이 자사의 데모를 자사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만 제공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 1~2년 동안 브라우저 시장에서의 경쟁은 치열했다. 예를 들어, 자바스크립트 성능은 구글이 크롬을 시장에 선보인 이후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HTML5가 지금까지 오게 된 바로 이유가 바로 이런 경쟁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파이어폭스 프로젝트의 공동 창업자 블레이크 로스는 모질라가 더딘 대응으로 브라우저 전쟁에서 파이어폭스가 뒤처지는 것이 아닌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로스는 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블리저드는 애플을 비난하고 나섰다. 블리저드는 "모질라 조직은 돌파구가 될만한 제품을 신속하게 내놓기에는 너무 소심하고 수동적이며, 합의 중심적인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리저드가 제기한 애플에 대한 비판은 한 때 마이크로소프트에 집중되던 비난과 유사하다. 표준을 거스르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6는 오랫 동안 웹 개발자에게 있어서 목에 가시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브라우저 시장에서 더 이상 과거의 영광에 기댈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

 

더 나아가 모질라의 많은 회원들은 사용자에게 특정 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하는 지시는 당연히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구글이 인터넷 익스플로러용 크롬 프레임 플러그인을 출시했을 때, 모질라측은 이 플러그인이 크롬 브라우저의 정교한 보안 모델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모질라의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 마이크 쉐이버는 "크롬 프레임을 사용하려는 개발자가 있다면, 그냥 사용자에게 자신들의 사이트가 크롬에서 더 잘 작동한다고 말하고, 이들에게 크롬을 어떻게 설치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웹을 위해서는 더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준화, 어렵지만 불가피한 과정

브라우저 업체들이 HTML5, CSS3 등 최신 웹 표준을 지원하기 위해 공격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들 업체는 이런 표준이 만들어지게 한 장본인이다. 페이스북의 조 휴이트 등 일부는 새로운 브라우저 기술의 도입률은 매우 낮다고 주장한다. 휴이트는 "브라우저 업체가 먼저 비표준 API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W3C 표준화가 향후에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라며, "혁신을 위해 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위원회의 더딘 움직임과 마찬가지로 주요 브라우저 업체들은 자체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또는 특정 기업의 전략을 개선하기 위해 진정한 표준화 노력을 포기하려고 한다. 사실 애플의 데모는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그냥 "사파리 기술 데모"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평가일 것이다. 현재 이 사이트는 다른 업체의 브라우저를 차단하고 있으며, 이는 HTML5가 아닐뿐더러 웹의 공개성 정신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이나 다른 업체들이 같은 방향으로 HTML5에 대한 노력을 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HTML5의 이전 모델인 XHTML2의 교훈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위원회 회원 간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버려졌을 때, 이러한 노력은 모두 부질없는 것이 된다.

 

표준화는 힘든 과정이지만, 차세대 웹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애플과 다른 웹 브라우저 업체들은 끝까지 버텨야 한다. 그리고 공정하게 싸워야 한다. HTML5에 대한 광고의 홍수 속에서 이 경주의 실질적인 승자가 플래시와 실버라이트가 되면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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