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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종말론의 주범은 “무어의 법칙”···변화하는 프로세서 패러다임

Brad Chacos | PCWorld 2013.03.07
2012년 3억 5000만대가 판매된 PC의 종말론은 크게 과장된 것이지만, 컴퓨터가 예전만큼 많이 팔리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어느 정도 기간 동안은 PC 판매량이 태블릿을 크게 앞지를 것이라 예측하지만, PC 판매 증가율은 말 그대로 완전히 멈춰버린 상태다.
 
그렇다면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두 가지 이론이 보편적으로 거론된다. 대부분의 업계 권위자들은 지지부진한 PC 판매 원인을 지지부진한 경제 상황이나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부상에서 찾고 있다. 다른 이들은 PC 판매 성장이 멈춘 원인이 PC를 사치품으로 여기면서 거의 교체하지 않는 개발도상국들의 특수 상황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 나라들은 처음 구입한 PC를 아직도 사용 중이며, 교체 시기는 여전히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산업 분야처럼, PC 시장은 수많은 요소들의 영향을 받고, 앞서 언급한 3가지 이론 모두 어느 정도 진실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장모님이 거의 10년 묵은 펜티엄 4 컴퓨터로 즐겁게 페이스북을 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것을 보고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CPU 성능이 주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 “충분히 좋은” 수준에 이미 몇 년 전에 도달한 것인가? 오래된 컴퓨터들이 여전히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일을 해내기 충분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에 대한 욕구가 줄어든 것은 아닐까?
 
반도체와 프로세서 전문 리서치 회사인 린리 그룹(Linley Group)의 대표 애널리스트 린리 그웨냅은 “몇 년에 한번씩 컴퓨터를 바꾸지 않으면 흐름에 뒤처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교체를 미루면 최신 소프트웨어를 돌리지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곤 했다”며, “현재는 PC 한 대로 5년, 또는 7년까지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조금 느릴 수는 있지만, 일상적인 사용에서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유효한 구형 프로세서
고성능을 추구하는 PC 매니아들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겠지만, 보통 사람들이 비디오 인코딩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고성능 컴퓨터에서만 작동되는 크라이시스 3같은 게임을 모두가 즐기는 것도 아니다. 
 
대신에 그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의 컴퓨팅 시간을 웹 중심적인 작업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 이메일 전송, 소셜 미디어에서 친구와 가족들과의 소통, HD가 아닌 보통 수준의 해상도로 유튜브 비디오 시청, 그리고 윈도우 카드놀이 정도를 즐기는 것이 전부다.
 
그웨냅은 “웹 브라우징, 몇 가지 스프레드시트와 워드 프로세싱 작업만 한다면, 구형 2.5GHz 프로세서와 신형 3GHz 프로세서 사이에 실사용에서 차이점을 체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자 장모님의 10년 된 펜티엄 4 PC는 조금 버벅대긴 하지만, 특히 필자처럼 성능 중심적인 안목을 가진 이가 보기엔 조금 괴롭지만, 기본적인 웹 사용과 보통 해상도의 비디오 시청은 충분히 해낸다. 
 
게다가 최고 성능의 컴퓨터를 필요로 하던 작업들을 클라우드 서버가 담당하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최신 반도체에 대한 필요성도 줄어들고 있다. 픽슬러(Pixlr) 프로그램과 엔비디아의 지포스 그리드 이니셔티브(GeForce Grid initiative), 그리고 다양한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들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크롬북이 인기를 얻는데는 이유가 있다.
 

보더랜드 2의 화려한 그래픽도 코어 2에서 충분히 돌아간다.
 
인텔의 코어 2 듀오와 쿼드 칩은 2006년에 출시되었지만, 기본적인 웹 기반 작업을 넘어서는 부분에서도 여전히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게이머들은 보더랜드 2와 엘더스크롤 스카이림 등의 신작 게임들을 충분한 세부 그래픽과 HD 해상도 설정으로도 코어 2 기반 컴퓨터에서 여전히 즐길 수 있다. 
 
톰스 하드웨어(Tom’s Hardware)와 OCA홀릭(OCAholic)의 최근 테스트들을 보면, 코어 2 프로세서는 좀 더 신형인 AMD 프로세서와 중급 인텔 코어 칩들과 비교해도 상당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뉴에그(Newegg)의 고객 사용기를 보면, 2009년에 출시된 3.4GHz AMD 페놈 II X4 965 블랙 에디션도 여전히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흔히 거론되는 무어의 법칙이 최근 CPU 세대에선 ‘조금 틀린 무어의 법칙’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웨냅은 “인텔이 전력이라는 장벽에 부딪힌 2005년 이후부터 무어의 법칙이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시점에서, 트랜지스터측면보다도 전력이 제약 조건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성능 향상은 인텔이 네할렘 아키텍처를 출시한 2008년 말부터 급격히 더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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