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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폰에 정말 필요한 것…'어설픈 재간' 대신 '개선된 카메라'

Michael Simon | PCWorld 2020.02.07
2020년 벽두부터 스마트폰 카메라 소식이 화제였다.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원플러스(OnePlus)가 “보이지 않는 카메라”를 시연한 것이다. 이 카메라는 일렉트로크로믹 유리를 사용해 다양한 색조를 만들어 후면 유리 밑의 위치한다. 보통은 카메라가 마치 없는 것 같은 상태이고 작동해야만 모습을 드러낸다. 맥라렌(McClaren) 720S 스파이더 수퍼카를 떠올리는 디자인 덕분에 많은 기사가 쏟아졌고 원플러스 부스 앞에도 긴 줄이 만들어졌다.



이 제품은 아직 시제품이라 앞으로 최소한 몇 개월 이후나 시장에 나올 것이다. 대신 지금 이 제품을 통해 많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즉, 카메라의 촬영 기능을 개선하는 대신, 화려하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없는 '어설픈 재간'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원플러스뿐만이 아니다. 삼성이 108MP 카메라를 다음 갤럭시 폰에 탑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 사양만 보면 과한 측면이 있다. LG는 스마트폰 사진 분야의 선두주자 중 하나였지만, 온갖 기교에 기교를 추가하더니 정작 기본적인 야간 촬영에서는 헤매고 있다.

지난 몇 년간의 안드로이드 카메라 "혁신"으로 알려진 것은 다음과 같다.
 
  • 팝업 셀카 카메라
  • 180도 플립 카메라
  • 언더 스크린 셀카 카메라
  • 손바닥 판독 센서
  • 이중 조리개
  • 3D 정맥 매핑
 
AI 장면 선택 기능, 슈퍼 슬로우 모션 촬영, AR 이모티콘 같은 소프트웨어 기능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멋지긴 하지만 실용적이지는 않은 카메라 '재간'으로 사용자를 홀리고 있다. 대신 무엇보다 중요한 한 가지를 놓치고 있다. 즉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범프, 노치, 베젤 등은 모두 그 이후의 문제다.


 

허세 대신 카메라에 집중해야

현재 스마트폰 카메라 상위권에는 애플의 아이폰, 구글의 픽셀, 화웨이의 최신 제품 등이 올라와 있다. 그리고 이들 모두에 공통점이 있다. 카메라의 성능 향상이 있을 뿐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들 휴대폰의 카메라 디자인을 지적해 왔다. 그러나 사실 휴대폰 뒷면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케이스를 쓰지 않는 상황이라고 해도 휴대폰 뒷면을 얼마나 자주 보게 될까? 작은 카메라 범프, 색상이나 마감 같은 것은 여러 휴대폰이 나란히 진열돼 있을 때는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성능이다. 최고의 휴대폰의 핵심 덕목 중 하나는 바로 카메라다.
 
대표적인 사례가 정사각형 어레이다. 이런 디자인은 다 이유가 있다. 미세하지만, 아이폰 11의 초광각 렌즈 또는 픽셀 4의 줌을 사용해 확대 또는 축소할 때, 샷의 중심을 다시 맞추기 위해 휴대폰을 옮길 필요가 없다. 이미지는 간단하고 알맞게 확대/축소되고 기존 사진에서 중심에 있던 것은 여전히 초광각에서도 중심에 위치한다. 그러나 이들 폰을 제외한 다른 거의 모든 휴대폰에서는 초광각으로 바꿀 때 샷의 중심을 약간씩 바꿔야 한다. 물론 1초도 걸리진 않는 작업이지만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거나 놓치는 중요한 차이가 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이런 '재간'이 우려된다. 원플러스의 보이지 않는 카메라는 마케팅 목적으로는 멋져 보일 수 있고, 어떤 휴대폰에 탑재되든 확실히 과대광고의 요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매끄러운 뒷면 정도가 아닐까. 필자는 정중히 사양하겠다. 팝업 셀카와 플립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사용자와 피사체 사이에 별도의 레이어를 추가하면 중요한 순간을 놓칠 가능성이 커진다. 혹은 사진이 제대로 찍히지 않을 수 있다. 초박막 스크린이나 얇은 정도는 중요하지 않다.
 
설사 이런 '재간'이 광고하는 대로 작동하더라도, 더 좋은 사진을 찍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원플러스, LG, 삼성은 휴대폰을 출시할 때마다, 카메라를 계속 개선하고 있고, 기존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홍보나 요란한 재간보다 실제 카메라에 집중한다면 사용자는 물론 이들 기업에 더 이익일 것이다.


 

어설픈 '재간' 대신 혁신

지난해 애플과 구글이 출시한 핸드폰을 살펴보자. 사양은 다른 경쟁사의 제품과 비교해 평범하고, 디자인은 매우 눈에 거슬린다. 그러나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결국 다른 스마트폰보다 더 뛰어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두 업체 모두 불필요한 재간보다는 사진 촬영 그 자체에 집중한다. 두 업체 모두 새로운 렌즈를 추가하고 이에 대해 대대적으로 광고했지만 높은 메가픽셀을 내세우지는 않았다. 픽셀의 줌 렌즈와 아이폰의 초광각 렌즈는 사진의 유형과 품질을 크게 향상했으며 원플러스의 보이지 않는 카메라만큼이나 시장성이 있다. 애플은 '프로 카메라 시스템'을 광고하고, 구글은 '스튜디오가 아니지만, 스튜디오 같은 사진'을 약속한다. 모두 세로 모드, 야간 촬영, HDR과 같은 (기본에 충실한) 기능을 고수한 혁신이다.
 
솔직히 말해서, 어떤 휴대폰도 이런 주장을 하기 위해 새로운 카메라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다. 구글과 애플은 '휴대폰' 기기로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려 하는 대신 완성된 제품, 즉 '사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혁신은 이래야 한다. 보이지 않고 지속해서 개선이 이뤄지고 사용 중인 기기에 상관없이 가능한 최선의 결과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 갤럭시 노트 10은 눈여겨볼 만하다. 3대의 메인 카메라가 들어갔는데,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갤럭시 S10과 S10+의 카메라와 같은 것을 사용했다. 카메라 측면에서 사실 유일하게 새로운 것은 개선된 편집 앱이었다. 변화가 별로 없었다고 했지만 이러한 동일성이 가져온 장점은 매우 컸다. 노트 9와 갤럭시 S10에 비해, 노트 10은 저조도 사진과 전체 품질에서 평균보다 훨씬 뛰어났다. S10+의 DxOMark 점수보다 6점이 더 많고, 라스트 캠 스탠딩(Last Cam Standing) 시리즈에서 비교했을 때는 아이폰 11 프로를 거의 앞질렀다.
 
그렇다면 휴대폰 제조사는 왜 여전히 어설픈 재간을 부리는 걸까? 아마도 품질면에서 경쟁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구글은 몇 세대에 걸쳐 인물 사진뿐만 아니라 듀얼 캠 촬영에 1개의 후면 렌즈로 버텨왔다. 촬영한 사진 처리 과정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싱글 캠 아이폰 XR도 마찬가지였다. 이 휴대폰은 친구들 모임에서 자랑할만한 기능은 없지만, 친구의 사진을 더 잘 찍는다. 중요한 것은 그게 전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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