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화

영국 500개 기업 중 '주 4일 근무제 도입' 21%…레딩 대학 보고서

Matthew Finnegan  | Computerworld 2022.03.17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원격 근무가 확산하면서 업무 관행을 재고하고 주 4일 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영국 레딩 헨리 비즈니스 스쿨이 영국 기반 500여 기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가 주장을 뒷받침한다.

2019년 보고서를 업데이트한 이번 조사에서는 2021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를 도입한 응답자가 21%로 나타났다. 2019년의 18%보다 조금 오른 반응이다. 응답자 65%는 주 4일 근무가 최소한 일부 직원 사이에서는 자리를 잡은 상태라고 답했다(2019년에는 50%). 주 4일 근무는 임금을 동일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주당 근무일을 5일에서 4일로 줄이거나 일 근무시간을 늘려 주 5일과 주 4일의 근무시간이 같은 경우로 정의했다.

주 4일 근무가 최근 많은 호응을 얻는 상황에서 이 보고서의 수치는 예상보다 높았다. 구인구직 사이트 인디드(Indeed)는 Computerworld에 주 4일 근무를 명시한 공고가 3월 11일 기준으로 전체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미국 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에서는 팬데믹 이전에 실시된 것이기는 하지만, 주 4일을 실시한 조직이 5%에 불과했고 84%의 조직이 주 5일 근무를 고수했다. 나머지 11%는 주 6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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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팬데믹 이후 상당수 조직이 기존 근무 시간을 단축했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아톰 뱅크, 볼트, 버퍼, 킥스타터 같은 유명 기업이 포함된다. 미국, 영국, 스페인 등지에서는 시범 운영에 나선 기업도 많다.

물론 시범 운영 프로젝트도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본 지사에서 주 4일 근무를 시험해 높은 생산성 개선 효과를 얻었다. 영국 웰컴 트러스트도 같은 해 자체 테스트를 거쳤으나 여러 문제점을 발견하고 복잡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주당 근무일 단축은 수십 년 동안 논의된 주제다. 그러나 주 5일 40시간은 100년 이상 노동 시간 표준이었기 때문에 큰 동력을 얻기는 어려웠다.

최근 달라진 점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한 원격 근무의 성공적인 정착이다. 레딩 대학의 리타 폰티나 교수는 원격 근무가 자리 잡으면서 노동 시간에 더욱 탄력적으로 접근할 때의 장점이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

폰티나 교수는 “팬데믹 때문에 많은 기업이 원격 근무를 시행해야 했고 지난 20년 동안의 유연 근무제에 대한 논의가 발전했다. 재택 근무를 통해 기업과 직원 간 신뢰가 증가했고 새로운 성과 측정 방법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다. 팬데믹은 유연성이 큰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보여주었다”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주 4일제의 장점을 강조

이번 보고서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이 비용 절감(66%), 생산성 향상(64%), 직원 결과물 품질 개선(64%), 직원 스트레스 감소(78%) 등의 장점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리서치 업체 제이 골드 어소시에이트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잭 골드는 직원 복지와 삶의 질이 개선되면 기업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골드는 “직원을 행복하게 하고 동기를 부여하면 근무 시간과 상관없이 훨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직원 생산성 극대화는 근무 시간 자체보다 비즈니스 가치에 집중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응답자의 68%는 고용 및 유지에서의 우위였다. 폰티나 교수는 직원이 병가를 낼 가능성이 적고 생산성이 향상되며 새로운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쉬워진다고 밝혔다.

‘대퇴직 시대’로 일컬어지는 최근의 트렌드 역시 주당 근무 시간 단축에 일조한다.

포레스터 수석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브로더 존슨은 “팬데믹 이후 기업이 직원을 고용하고 유지할 때의 어려움이 급증했다. 주 4일 근무제는 문제 완화에 기여하는 방법 중 비교적 쉽고 단기적인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근무 시간 단축은 여전히 도전

조사 결과에서는 팬데믹 기간 중 직원의 우려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무 시간을 실제로 단축할 때 몇 가지 과제를 강조했다.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지 않는 조직의 65%는 생산성보다 직원 유지 비용이 클 것을 우려했다. 2년 전 조사의 80% 응답보다 줄어든 결과이기는 하다. 가장 큰 과제로는 고객 요구 충족이 꼽혔다(75%). 관리가 어렵다(70%)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주 4일 근무제로의 전환이 다른 것보다 쉽다고 답한 조직도 있었다. 폰티나 교수에 따르면 기술 인력의 결과물을 쉽게 추적할 수 있는 IT 기업에서 전환 가능성이 더 컸다. 폰티나 교수는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고객 대면 접촉이 많은 분야, 의료 분야 등에서 주 4일 근무 전환 가능성이 적다”라고 언급했다.

폰티나 교수에 따르면 근무 시간 단축은 직무 간 노동력이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업체에 적합하다. 규모가 너무 작은 회사는 변화를 지원할 자원이 없을 수도 있다. 폰티나 교수는 점진적이기는 하지만 모든 기업이 주 4일 근무제로 전환할 때 취할 수 있는 단계를 제시했다.

“소기업에서 단기간에 주 4일 근무제로 바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근무 시간을 조금씩 줄이면서 진행 상황과 요구 사항 충족 여부를 파악하고 생산성을 평가하면서 주 4일 근무제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많은 직원에게 비용보다 이익이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기업은 주 4일 근무제로의 전환 이유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일과 삶의 균형, 직원 복지 등의 장점이 있지만, 브루더 존슨은 직원 경험을 개선하는 빠른 방법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할 때의 위험을 경고한다. 

존슨은 “구성원의 몰입을 고취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에서 매일 발전할 때 가능하다. 할 수 있음, 성공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직원 경험은 하루 동안 변화를 만들고 뿌듯하게 일했다는 마음으로 퇴근할 때 최고에 달한다. 관리자의 지원을 적절히 받고 팀 환경이 이를 받쳐주고 동료 직원에게서 인정을 받을 때 시작된다”라고 설명했다.

존슨에 따르면 이런 경험은 기업이 직원에게 제공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다. 행동 변화, 관리자 개발, 문화 성숙, 심층적인 자원 조달 등 주 4일 근무제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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