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홈 오피스의 핵심 장식품으로 귀하게 모시고 사는 사람도, 아니면 그냥 별 생각 없이 책상 밑에 박아 놓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느 쪽이든 적절한 PC 케이스를 구매하는 일은 중요하다.
자신의 필요에 맞으면서도 모든 하드웨어와 USB 디바이스에 맞는 크기의 PC 케이스를 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PC 케이스 중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것들도 있다. 내부 구조가 아주 널찍하게 되어 있는 케이스에서부터 디바이스 온도를 낮춰주거나 기계 소음을 죽여주는 케이스, 워터 쿨링을 지원하는 케이스, 그리고 반항아 기질의 글래스 패널 케이스나 RGB 라이팅 글래스 등, PC 케이스의 세계는 광활하다. 자신이 안다고 생각한 것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가장 잘 맞는’ PC 케이스를 찾는 일이다. 여기서는 그런 케이스를 찾는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한다.
최신 PC 케이스 동향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미국 내에서 PC 케이스 가격은 조금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25달러 정도 오른 가격을 예상해야 한다.
NZXT는 7월 말에 H510 엘리트 모델을 출시했는데, 이름 그대로 초강력 케이스인 NZXT 500의 강화 버전이다. 스마트 디바이스 v2 컨트롤러와 전면 USB-C 3.1 포트가 특징이지만, 이외에도 두 개의 140mm RGB 팬과 강화 유리, 미니멀리즘 설계에 약간의 여유 공간을 제공한다.
인윈(InWin) 309는 144개의 지정 가능한 RGB 조명이 전면 패널에 있어 복고풍 게임 이미지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 물론 기본 12가지의 기본 조명 모드를 제공한다. 쿨링 옵션도 풍부하다. 아직 가격과 정식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소형 PC를 위한 케이스로는 쿨러 마스터의 마스터케이스 H100이 MITX 애호가를 위한 애정 어린 손길을 보여준다. 쉽고 빠르고 완전하게 해체할 수 있으며, 쿨러 마스터 H 시리즈의 상징인 200mm RGB 전면 팬을 탑재했다. 크기는 312 x 216 x 301mm에 불과하다.
PC 케이스, 크기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먼저, 사용할 PC 케이스의 크기를 결정해야 한다. 케이스 크기는 주로 풀타워, 미드타워, 그리고 미니ITX의 세 가지로 나뉜다.
풀타워와 미드타워 케이스는 표준 ATX 메인보드에 적합한 크기이다. ATX 메인보드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인보드 이기도 하다. 또한 두 케이스 크기 모두 마이크로 ATX 메인보드에도 맞다. 정확한 크기는 케이스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미드타워급 케이스는 높이 약 45cm, 폭은 약 20cm 가량이다. 미드타워 PC가 아마도 가장 일반적인 폼팩터일 것이며, 폐회로 CPU 쿨러, 다수의 그래픽 카드, 그리고 상당한 스토리지 등을 포함한 시스템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제공한다.
풀타워 케이스는 그야말로 방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높이는 50cm 이상이며, 미드타워 케이스보다 길이도 폭도 훨씬 길다. 그래서 확장형 ATX 메인보드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케이스이다. 참고로 에이수스의 AMD 쓰레드리퍼 칩용 X399 메인보드가 확장 ATX이다.
또 확장형 메인보드가 아니라도 커스텀 워터 쿨링, 스토리지 및 3웨이 또는 4웨이 그래픽카드 등을 설치할 예정인 사람도 풀 타워 케이스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풀타워 케이스는 미드타워보다 더 많은 팬과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도 지원한다. 게다가 조립 시 공간이 넉넉한 것도 상당한 장점이다.
미니 ITX 케이스는 풀타워 PC 케이스의 정반대에 있는 케이스로 아주 작은 미니 ITX 메인보드를 위한 케이스이다. 미니 ITX는 홈 씨어터 캐비닛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크기가 작지만 이런 사이즈로 인해 일부 하드웨어에서 기능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니 ITX 케이스를 사용할 경우 수랭 시스템이나 거대한 CPU 쿨러는 사용할 생각을 접는 편이 좋다. 온전한 길이의 그래픽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케이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케이스 구매 전 반드시 최대 길이를 확인하고 사야 한다. 마찬가지로, 미니 ITX 케이스에는 공간적 여유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기 때문에 시스템 구성도 거의 기본적인 것에만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LAN 파티에는 적합한 케이스임에 틀림 없다.
때로는 ‘미니 타워’ 케이스라는 것도 보이는데, 이는 미니 ITX와 미드타워의 중간 크기 케이스로 마이크로 ATX 메인보드를 수용할 수 있는 케이스이다. 미니 타워는 다른 크기의 제품보다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다.
가격대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크기를 정했으니, 다음은 예산을 정해야 한다.
50달러 밑이라면 아마도 기본중의 기본에 해당하는 기능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말 그대로 기본적인 기능만 수행할 뿐 그 밖에 기능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도 가능하면 팬이 2개 달린 케이스를 고르기를 권장하는데, 하나는 케이스 전면에, 하나는 후면에 달려 있으면 공기 흐름을 최적화 하여 쿨링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이 가격대에서 팬이 2개 달린 제품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가 구매한 가장 훌륭한 가성비의 PC 케이스는 딥쿨(Deepcool)의 테서랙트(Tesseract, 뉴에그에서 50달러)였다. 미드타워 케이스인 테서랙트는 공간이 충분할 뿐 아니라 앞서 말한 것 같은 이중 팬 구성을 제공하고, 드라이브 베이도 충분하다. 물론 에이수스 Strix 같은 긴 그래픽 카드를 수용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격 대비 훌륭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50~150달러 예산 범위에서는 선택지가 급격히 넓어진다. 지난 몇 년간 가장 많은 발전이 있었던 가격대이기 때문이다. 이 가격대에서는 디자인과 구성 측면에서 훨씬 다양한 케이스를 만나볼 수 있다. 물론 가장 기본적으로는 원하는 PC 케이스가 모든 하드웨어를 다 수용할 수 있는 크기인지를 확인해야겠지만, 그 밖에도 몇 가지 부가 기능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이 가격대에서는, 특히 예산을 높게 책정할수록 다양한 부가 기능들을 제공한다.
물론 부가 기능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이나, 필요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더 뛰어난 성능을 위해 팬 갯수를 늘린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최대한 소음을 줄이는 데 집중한 디자인도 있다. 한편 PC월드의 다목적 Ryzen 5 1600X 조립기에서 사용했던 커세어 Carbide Clear 400C(아마존에서 90달러)와 같은 케이스는 통풍 개선을 위하여 5.25인치 드라이브 베이를 완전히 없애버리기도 했다. 또 수랭 기능을 갖춘 케이스나 케이블 관리에 신경 쓴 케이스, 툴리스(tool-less) 디자인, RGB 라이팅이나 강화유리 사이드 패널 같은 미적 요소에 신경 쓴 케이스들도 만나볼 수 있다. 가성비를 따진다면 100달러 전후 가격대에 가장 합리적인 가격 대 성능비를 자랑하는 케이스들이 집중 포진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