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개발, 개념부터 재정립하자

편집부 | PCWorld 2008.06.05
최근 들어 직업 간의 벽이 점점 허물어지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특정 직무나 직업을 가지기 위한 구체적인 경력 개발 방법이 무의미해지기 시작했다. 삶에 변화, 성취감, 다양한 직업에 대한 실험,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등과 같은 항목들이 경력 개발의 양상을 점점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직업 전문가들, 경력 플래너들, HR 전문가들, 인생 설계 전문가들, 그리고 기타 컨설턴트들은 경력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평생 고용이 보장되던 시절, 경력 개발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중요한 의미로 다가왔지만, 그 때 당시에도 경력 개발의 정확한 정의는 사실 상 없었다.

이제 경력 개발이라는 용어의 개념을 재정립해 볼 필요가 있다. 이직 또는 근속 여부에 상관없이 직장을 가져본 사람들 중 대부분은 은퇴하는 그 날까지 적어도 한두 번 이상은 직업 활동에 있어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예고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통해 자신을 정의한다. 직업은 선천적인 능력, 목표, 창의력, 상대방에 대한 태도 및 기타 여러 가지 항목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최선의 방법은 최대한 빠른 시일에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찾은 후, 남은 인생을 그 직업에서 역량을 강화하는데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직업과 경력은 단순히 시간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알고자 하는 태생적인 성향 또한 반영한다.

경력 개발 컨설턴트 존 애그노(John Agno)는 자신의 인생과 경력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 왔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오면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오랜 경력의 기술 관련 임원진들(CTO, CIO, CEO 등)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 자신의 직업에 매우 큰 열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직업을 찾기 전까진 7년 주기로 직업을 바꾸었다.

경력 개발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직업을 갖기 위한 경력을 개발하는데 있어 정답은 없다는 것이 경력 개발 컨설턴트인 릭 지(Rick Gee)의 생각이다. 여기에 더해 지는 경력 개발이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구시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그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 인생에 걸쳐 다양한 직업들을 경험하게 된다"며, "일반적으로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성격과 연결된 직업이나 전문 기술 등을 습득하면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직업 선택이나 변화에 대한 고민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모든 성취와 실패는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 컨설턴트이자 작가이고, 또 동기 부여 강사인 톰 피터스(Tom Peters)는 "성공으로 향하는 길은 한 개가 아니다"라며, “덕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다스린다”는 부처의 말을 인용했다. 약간 형이상학적이긴 하지만, 결국 메시지는 이것이다. 자신이 인생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적어도 조지 헬튼(George Helton)과 레이 코스텔로(Ray Costello)는 확실히 이러한 시각에 동의하는 것 같다. 그들이 20대 초반이었을 무렵에는, CIO가 무엇의 약자인지도 알지 못했다. 물론 그 직함을 자신의 이름 밑에 새기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현재, 헬튼은 워싱턴 주 야키마에 위치한 야키마 카운티 기술 서비스(Yakima County Technology Service)의 중역으로 근무하고 있고, 코스텔로는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알링턴 하이츠(Arlington Heights)에서 CIO와 기술 담당 임원을 겸임하고 있다.

헬튼은 대학시절 종교 음악과 음악 교육학을 전공으로, 그리고 상담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하던 학생이었고, 코스텔로는 심리학, 컴퓨터 공학, 그리고 경영학 등을 두루 전공한 인재였다.

배관공에서 전도사로
현재 56세인 헬튼의 직업 찾기는 3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첫 번째 직장으로 아버지의 직업을 물려받아 원자력 발전소의 배관공으로 취직했다. 헬튼은 "무의미한 직업이었고,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에 입대했고, 그 곳에서 배관 관련 임무를 수행하면서 틈틈이 군대 밴드에서 트럼본 연주자로도 활약했다. 그는 음악을 사랑했지만, 그보다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인구 300명의 고기잡이 마을인 알래스카 우나라클리트(Unalakleet, Alaska)에 위치한 한 기독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는 그곳에서 4년을 일했는데, 만약 당시 태어난 아들이 선천적인 청각 장애를 타고 나지 않았다면, 이로 인해 큰 병원에서 최첨단 기술의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없었다면 계속 그곳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그는 회상했다.

그러나 그가 이사 온 케네윅(Kenewick) 지역의 교육 당국은 그에게 교사 자격증을 발급하는 것을 거부했다. 교사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들 중 일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고리타분한 관료주의의 덫은 그에게 생활고를 선물했다. 집 임대료와 생활비를 조달하기 위해 헬튼은 배수로 굴착인부, 용접공, 마트 계산원 등과 같이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일들을 전전해야 했다.

그러나 어려운 시절을 겪는 와중에도 그는 희망을 발견하고 있었다. 바로 기술이었다. 그에게 있어 기술 습득에 대한 열정은 단순한 경력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닌 더 나은 삶, 새로운 미래를 쟁취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헬튼은 독학파로, 손에 걸리는 모든 서적을 독파했다. 실전 감각을 위해 버려지거나 고장 난 컴퓨터들을 구해 끝없이 분해하고 또 수리하곤 했다. 3~4시간 밖에 안자며 열심히 노력한 결과, 헬튼은 어느새 프로그래머가 되어 있었다.

주립 병원 직원에서 철도의 차장으로
현재 44세인 코스텔로의 인생 역경도 만만치 않다. 대학에 들어갔지만 진정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지 못해 고민했다. IT와는 거리가 먼 심리학을 전공한 코스텔로는 첫 직업으로 일리노이 주립 병원의 기술 직원을 선택했다.

2년 뒤 병원을 떠나 시카고에 입성, 노스웨스트철도 소속 화물 운송 기차의 보조 차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5년이 지난 어느 날 한 동료 직원이 부업으로 전자 오르간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직원은 퇴근 후 저녁마다 컴퓨터 공학 공부를 해오고 있다고 그에게 자랑했다. 그는 당장 시카고 데브리 공대 (DeVry Institute of Technology)에 다시 입학해 컴퓨터 공학 학위를 받았다. 결국 그 또한 그의 열정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은 것이다.

그러나 코스텔로는 자신이 거쳤던 일련의 구직 과정들도 딱히 경력 개발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텔로는 "나는 직업이 필요했고, 당시 나의 실력으로는 보조 프로그래머 자리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고, 보조 프로그래머로 채용된 사실조차도 상당히 기뻤다고 말한다.

경력이라는 단어를 재정의하자
릭 지는 헬튼이나 코스텔로와 같은 급격한 직업 변화가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일 자체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젊었을 때부터 이미 자신의 열정을 쏟아 부을 직업을 찾는 행운아가 있는 반면, 그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진정한 직업을 찾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는 "기술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지속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기술의 변화가 매일매일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IT 조직을 운영하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든, 기술 관련 직업 종사자들은 항상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는 경력 개발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먼저 경력이라는 단어의 개념부터 재정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경력이라는 용어는 우리 삶의 단계 단계마다 각각 다르게 정의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헬튼은 지의 의견에 동의하며, 직업과 이를 쟁취하기 위해 겪었던 일련의 과정들을 인생, 또는 개인의 삶이라는 관점에서 경력이라는 단어는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헬튼은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누구이냐에 따라 우리의 직업이 결정되어야 한다. 우리의 인생은 직업보다 더욱 방대하고 깊은 개념이다. 인생은 곧 현재의 우리를 능가하는 개념이다"라고 덧붙였다.

코스텔로는 "나 또한 내 경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며 살아왔다"며, "그런데 생각해 볼수록 내 경력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길을 따라 발전해 온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나는 항상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살아왔고, 적어도 내가 몸담은 회사에서는 최고의 IT 전문가가 되자는 목표를 항상 가지고 살았다"고 말했다.

가치 발견하기, 그리고 진정한 마음 속의 외침
코스텔로는 자신의 젊은 시절은 변화와 성장에 대한 욕구로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몇몇 IT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후 들어간 신생 기업에서 코스텔로는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코스텔로는 CIO라는 자신의 역할을 "IT 재건설자"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코스텔로는 "살아오면서 한 번도 내가 IT 업체의 임원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나는 그냥 마음이 외치는 대로 따라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코스텔로는 20년 전보다 훨씬 똑똑하고 현명하며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성장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년 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항상 변화를 받아들여라. IT 기술은 언제나 변화한다."

코스텔로는 자신에 맞는 직장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경력을 향한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직업 찾기 과정이 마치 머나먼 여정처럼 흘러갔기 때문이라고 것. 마지막으로 코스텔로는 "수십 년간 기나긴 여정을 통해 좋고, 나쁜, 또는 멋진 경험들을 많이 겪었다. 그리고 아직 그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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