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컴퓨팅

리뷰 | 인텔 비스트 캐넌, 크기가 오히려 독이 된 게이밍 PC

Alaina Yee | PCWorld 2021.08.03
인텔의 NUC(Next Unit of Computing) 미니 PC의 게이밍 버전은 언제나 가격이 비쌌다. 특별하고 작고 궁극적으로 모든 것을 만족하는 이동형 데스크톱 PC를 가지기 위한 대가다. 과소비일 수도 있지만 직접 부품을 구매해 PC를 조립하는 방식으로는 누릴 수 없는 장점이기도 하다.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비스트 캐넌이 나오고(공식 명칭은 버전에 따라 NUC11BTMi9 또는 NUC11BTMi7이다) 그 가격이 알려지면서 이런 핑계(?)조차 이 가격표를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본래 게이밍 PC는 사용자층이 두텁지 않은 제품이다. 비스트 캐넌을 자세히 살펴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팔기 어려운 PC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

기존의 인텔 게이밍 NUC는 크기가 작았다. 반면 비스트 캐넌은 그렇지 않다. 8리터의 소형 폼 팩터(SFF) PC로, 대략 eGPU 케이스 크기 정도 된다.

이전 제품인 고스트 캐넌과 마찬가지로 이 제품의 강점은 CPU, GPU의 교체가 쉽다는 점이다. 비스트 캐넌의 내부를 보면 별도의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쿨러가 아니라 인텔의 최신 컴퓨트 엘리먼트
(Compute Element)가 들어가 있다. 코어 i7-11700B 또는 코어 i9-11900KB, CPU 쿨링, RAN SODIMM 및 M.2 SSD 슬롯, 시스템 포트, 무선 모듈로 구성된다. 단일 유닛으로 돼 있고, 스토리지 또는 메모리를 설치할 때나 분리할 수 있다. CPU가 제품 내부에 결착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능이 부족할 때에는 그냥 컴퓨트 엘리먼트의 최신 버전을 구매해 상황에 따라 RAM과 스토리지 드라이브를 교체하고, 그 후 오래된 컴퓨트 엘리먼트를 신형으로 교체하면 된다. 다시 말해 불과 몇 분 내에 마치 DIY 시스템처럼 시스템을 교체할 수 있다. 부품 목록, 칩셋 호환성, BIOS 업데이트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비스트 캐넌 내부. 팬이 컴퓨트 엘리먼트와 그래픽 카드를 냉각해 뜨거운 공기를 제품 뒤쪽으로 직접 방출한다. © Alaina Yee / IDG

마찬가지로 GPU는 2슬롯의 기성품 그래픽 카드다. 최대 12인치 길이의 비디오 카드를 끼워 쓸 수 있다. 고스트 캐넌은 5리터 크기여서 8인치 또는 그 이하의 소형 폼 팩터 카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인텔이 직접 공급하는 부품은 여기까지이다. 파워, 전력 케이블, 베이스보드 등의 컴포넌트는 사용자가 교체할 수 있다. 특히 파워는 소매 SFX 모델로 쉽게 교환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단, 케이스 후면으로 들어가는 전용 전력 케이블이 제품에 결합돼 있다. 인텔은 품질 보증 문제 때문에 기성품 파워 활용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굳이 높은 와트의 파워로 교체하고 싶다면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비스트 캐넌 부품 교체 작업은 간단하다. 이 NUC에서 부품을 변경할 때는 2개의 컴포넌트만 다루면 된다. 그러나 케이스 내부에서 작업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전작인 고스트 캐넌은 분해하기가 쉬웠다. 까다로운 부분이 거의 없고 튼튼한 재료로 구성됐다.

반면 비스트 캐넌은 플라스틱이 많고 패널을 고정하는 플라스틱 클립이 부서지기 쉽다. 게다가 분해를 할 때는 순서를 정확히 따라야 한다. 지침을 무시했다간 클립이 부서지는 불상사를 당할 수 있다. 인텔은 몇몇 부분에 분해 과정을 안내하는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 그러나 이렇게 값비싼 기기를 다룰 때는 공식 분해 영상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 Alaina Yee / IDG
 
비스트 캐넌은 맞춤 설정 가능한 RGB 프론트 패널을 이용해 전작인 고스트 캐넌의 단점을 보완했다. 전면의 I/O 포트 주변에는 RGB 강조 조명을 달았다. © Alaina Yee / IDG

복잡한 레이아웃을 보상이라도 하듯 비스트 캐넌에는 RGB 조명이 달렸고, 기본값은 무지개 패턴이다. 전면 패널에는 빛나는 해골 이미지가 있고 USB 포트와 케이스 하부에는 강조 조명이 있다. 이용자는 조명 패턴, 색상, 심지어 이미지까지 변경할 수 있다.
 

가격과 규격, 포트

비스트 캐넌은 인텔의 다른 NUC와 마찬가지로 주로 베어-본 키트로 판매된다. 케이스, 사전 설치된 650와트 파워 서플라이와 미리 배선된 케이블, 그리고 컴퓨트 엘리먼트로 구성된다. 컴퓨트 엘리먼트는 CPU, 쿨링, 시스템 포트, 무선 연결 모듈의 조합이다.

제대로 된 게이밍 PC를 만들려면 SSD, RAM, 독립형 그래픽 카드를 구매해 설치해야 한다. 심플리NUC(Simply NUC) 같은 매장에서 비스트 캐넌을 완제품 PC로 구매할 수 있지만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이번에 리뷰한 기기는 고급형의 1,350달러짜리 NUC11BTMi9이고, 여기에는 BNUC11DBBi9 버전의 컴퓨트 엘리먼트가 들어가 있다. 8코어, 16스레드의 코어i9-11900KB는 기본 클럭 수가 3.3GHz이고 맥스 터보 클럭 수는 4.9GHz, 인텔 서멀 벨로시티 부스트 주파수는 5.3GHz이다(서멀 벨로시티 부스트 클럭 속도는 CPU 온도가 섭씨 50도 미만일 때만 작용한다).

이 65W의 타이거 레이크 H 칩은 코어i9-11980HK와 매우 유사하고, TDP와 클럭 속도가 거의 동일하다. 이 칩은 인텔 익스트림 튜닝 유틸리티를 통해서만 오버클럭할 수 있는데, 단, 무언가가 잘못되더라도 인텔은 이에 대해 보증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1,150달러짜리 NUC11BTMi7 및 BNUC11DBBi7 컴퓨트 엘리먼트를 선택할 수 있다. 코어 i7-11700B의 기본 클럭 속도는 3.2GHz이고 맥스 터보 클럭 속도는 4.8GHz, 인텔 서멀 벨로시티 부스트 클럭 속도는 5.3GHz이다. 인텔은 비스트 캐넌 코어 i5 버전을 판매하지 않으므로, 이것이 최저 가격이다.
 
650W 파워 서플라이는 표준 SFX 제품이지만, 인텔 고유의 설계가 적용돼 교체하기가 쉽지 않다. © Alaina Yee / IDG

이들 NUC에 딸려 오는 컴퓨트 엘리먼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사양은 같다. 최대 3대까지 M.2 SSD를 설치할 수 있고(2개 슬롯은 NVMe 또는 SATA 드라이브를 지원하고 RAID0 또는 RAID 1과 호환되지만, 3번째 슬롯은 NVMe 전용이다), 모든 슬롯은 PCIe 4.0 드라이브와 호환된다. 컴퓨트 엘리먼트는 옵테인 SSD 및 메모리를 지원하고(M10, H10, H20), 아울러 64GB 듀얼 채널 DDR4-3200 RAM을 지원한다.

포트의 경우 6개의 USB 3.1 Gen 2 (10Gbps) 타입-A 포트, 2개의 썬더볼트 4 포트, 1개의 2.5Gb 이더넷 포트, 그리고 1개의 HDMI 2.0b 포트가 컴퓨트 엘리먼트에 포함돼 있다. 기기의 전면에는 2개의 추가 USB 3.1 Gen 2 (10Gbps) 타입-A 포트, 3.5mm 스테레오 헤드셋 잭, UHS-II를 지원하는 SDXC 슬롯이 있다. 내부에는 2개의 USB 3.1 헤더와 2개의 USB 2.0 헤더가 있다. 무선 연결의 경우 와이파이 6E AX210과 블루투스 5.2를 지원한다.

이번에 리뷰한 비스트 캐넌 제품은 중간 가격대의 게이밍 PC였다(그래픽 카드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한다는 전제로). 초고가의 옵테인 드라이브가 빠졌다. 구체적으로는 아수스 듀얼 RTX 3060 12GB 그래픽 카드, 16GB 3200MHz RAM, 세이브런트 로켓 4.0 500GB M.2 NVMe SSD, 윈도우 10 프로를 사용했다.
 
위에서부터 고스트 캐넌(5리터), 비스트 캐넌(8리터), SSUPD 메실리우스 케이스(14리터) © Alaina Yee / IDG

전부 합치면 가격이 2,000달러에 약간 못 미친다. GPU는 소매 정가로 계산했다. 고스트 캐넌 출시 시점과 비교하면 약간 저렴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남은 질문은 하나다. 이 기기는 비싼 가격만큼의 성능을 제공할까.
 

성능

비스트 캐넌의 성능은 대부분의 다른 게이밍 기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바로 비교할 수 있는 제품은 없다. 게이밍 노트북과도 비교할 수는 있지만, 노트북은 발열 처리 때문에 게이밍 성능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대신 내장된 화면과 이동성의 장점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SFF 게이밍 PC가 있다. 이용자는 8리터 케이스 안에 강력한 PC를 구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크기를 13 또는 14리터로 늘려 한층 강력한 성능과 가격 절감, 용이한 조립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초소형 크기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비스트 캐넌은 모바일 CPU와 별도의 GPU를 가진 게이밍 PC와 비교해 괜찮은 성능이지만 전반적으로는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그래픽 성능
 

 
 


게임 성능
 
 
 
 
 
 
 

음향

노이즈 수준의 경우 비스트 캐넌은 일반적인 작업 시 매우 조용했다. 고스트 캐넌보다 더 조용했다. 케이스 팬이 큰 데 따른 혜택이다. 고스트 캐넌은 상부에 80mm 팬이 있는 반면 비스트 캐넌은 3개의 92mm 팬이 있다.

게임을 실행하면 팬이 빠르게 도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결국 그래픽 카드가 전체 소음에 큰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팬이 2개 달린 아수스 RTX 3060은 소리가 큰 편인데, 헤드폰을 쓰면 크게 줄일 수 있다.
 

결론

인텔의 게이밍 NUC는 궁극의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대로 부품을 갈아 끼울 수 없다. 고스트 캐넌이 백팩의 전면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이전 버전 대비 훨씬 더 큰 크기로 나왔을 때조차 극도로 단순한 고가의 '초소형 게이밍 PC' 전통을 고수했다.

그러나 8리터 크기까지 커진 비스트 캐넌은 이런 전통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그리 녹록지 않다. 큰 크기, 교체하기 힘든 파워 서플라이, 분해 복잡성으로 인해 구매를 추천하기가 쉽지 않다. 상황에 따라서 eGPU를 지원하는 노트북이나 DIY SFF 게이밍 PC가 더 나을 수도 있다.
 
eGPU+노트북 조합은 저렴하지 않지만 비스트 캐넌 구매를 고려했다면 함께 고민하기에 충분한 대안이다.  © Alaina Yee / IDG

실제로 이들 대안은 강점이 명확하다. 노트북은 자유롭게 휴대할 수 있고, 모바일 GPU가 점점 노후화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GPU 대역폭의 제한으로 약간의 성능 저하는 어쩔 수 없지만, 그래픽 카드를 업그레이드하는 대안도 있다.

다른 대안인 DIY SFF 게이밍 PC를 보자. 부품을 장착하고 케이블을 배선하는 등 약간의 수고를 해야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다'는 막대한 장점이 있다. 당연히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이번에 테스트한 비스트 캐넌 제품과 비슷한 사양으로 DIY 시스템을 구성하면 1,500~1,700달러 사이였다. 라이젠 7 3700C를 사용하면 더 저렴해지지만, 코어i7-11700을 사용한다고 해도 이 정도다. 250달러짜리 댄 A4 7.25리터 케이스를 포함한 가격이다.

정리하면, 비스트 캐넌은 여전히 소수의 PC 게이머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위한 제품이다. 매우 작고 강력하고, 매우 단순한 DIY 스타일의 PC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이 제품을 구매하면 소형 폼 팩터 구축 경험을 단순화할 수 있고, 완전히 구성된 시스템을 구매하면 이 작업마저 생략할 수 있다.

그러나 고스트 캐넌에서와 달리(심지어 이보다 더 구형인 게이밍 NUC와도 다르게) 누군가가 비스트 캐넌에 관심을 보인다면 필자는 정말 이 제품이 필요한지 한 번 더 생각하라고 조언하겠다. 이 NUC는 다른 것은 제쳐두고 작은 크기와 업그레이드 용이성을 최고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가장 잘 맞는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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