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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World 용어풀이 | 와이기그

허은애 기자 | ITWorld 2016.01.14
대부분의 디지털 기기가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데, 거실 TV 주변이 아직도 많은 케이블로 어수선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현재 사용되는 무선 표준 기술의 속도가 기기 간 이동해야 할 데이터 양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와이기그(WiGig)는 2009년에 발표된 802.11ad 규격 무선 통신 기술을 말합니다. 면허가 필요하지 않은 60GHz 이상 고주파수 대역에서 대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로, 이 기술을 보급하고 발전시킨 단체인 와이어리스 기가비트 얼라이언스(Wireless Gigabit Aliance)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와이기그는 와이파이와 대역이 다르고 기술의 특성상 속도가 더 빠른 차세대 보완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이기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빠른 전송 속도입니다. 이론상 최대 속도는 7Gbps로, 현재 보편적으로 널리 쓰이는 802.11n의 최대 속도보다 10배 더 빠릅니다. 노트북끼리 1,000장의 사진을 5초 안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기존의 802.11n 와이파이 네트워크는 2분짜리 HD 동영상 전송에 1분 정도 걸리지만, 와이기그로는 3초 이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1,080p HD 영화 다운로드도 3분이면 가능합니다. 퀄컴은 와이기그를 채택한 무선 칩셋 전송 데이터를 4.6Gbps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신 표준인 802.11ac는 기가비트 와이파이로 불리는데, 이론상 전송 속도는 기가비트 급이지만 실제로는 500Mbps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무선 데이터 전송이 빨라지면 하드디스크나 모니터, 주변 기기를 연결하는 USB나 HDMI 단자를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노트북 설계가 자유로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 저장 장치에서 바로 고화질 동영상 등을 스트리밍 할 수 있게 돼 멀티미디어 콘텐츠 활용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인텔은 지난주 개최된 CES 2016에서 단자를 생략하고 모니터와 외부 장치가 와이기그로 연결된 노트북을 공개했습니다. 에이서와 에이수스도 와이기그 통합 칩을 탑재한 노트북 제품을 연내에 발매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와이기그의 빠른 속도를 실생활에서 즐기려면 주변 기기도 와이기그를 지원해야 하는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합니다. 지난 주 레노버가 공개한 모니터 위에 장착하는 형태의 와이기그 장치 등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와이기그 통합 칩 하드웨어가 출시되기 시작한 시점이므로 와이파이 얼라이언스의 인증을 받은 주변 기기도 점차 늘어날 전망입니다.

또 다른 단점도 있습니다. 와이기그는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는 특성이 있어 벽 등 물리적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고주파일수록 파장이 짧아 지원 범위가 9~10m 내외로 매우 좁은 것입니다. 저주파 대역대를 사용하는 와이파이는 얇은 벽을 뚫을 수 있고, 범위도 가정이나 사무실 등 상대적으로 넓습니다. 이는 곧 와이기그를 도입할 경우 무선 환경을 다시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단점은 와이파이와의 호환과 통합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와이기그는 와이파이와 통합해 칩 형태로 제품화할 수 있어서, 사용자가 방 안에서는 와이기그를, 문을 열고 나가면 와이파이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와이기그는 가정이나 기업에서 와이파이를 대체할 새로운 무선 표준이라기보다는 와이파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복잡한 선이 거실에서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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