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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프라이버시 정책에 대한 애플의 ‘느슨한’ 해석은 ‘독이 든 사과’

Evan Schuman | Computerworld 2022.01.10
애플과 프라이버시 정책의 관계는 상당히 복잡하다. 애플은 항상 자사 프라이버시 정책을 구글과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정책을 이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 Apple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논쟁은 대부분 프라이버시의 정의와 관련 있다. 다행스럽게도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용자의 시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애플의 마케팅 담당자에게 ‘프라이버시’란 궁극적인 정의가 불가능한 용어다. 예컨대 미국 시카고에 거주하는 60세 남성이 사생활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19세 여성이 생각하는 사생활의 범주가 다르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본다면 프라이버시에 대한 정의는 더욱 다양하다. 독일인과 캐나다인은 일반적으로 프라이버시에 큰 가치를 두지만, 다른 사람이 내린 사생활에 대한 정의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프라이버시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애플의 최근 움직임 때문이다.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따르면, 사용하는 데이터 공유나 추적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은 앱 개발자가 방대한 규모의 애플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허용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도 애플의 정책 변경에 주목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애플은 표적 광고를 위해 앱 개발자가 10억 명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는 프라이버시 정책에 대한 느슨한 해석을 따르도록 한 것으로,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사항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5월 한 사용자의 일상이 면밀히 감시당하는 내용의 광고를 출시했다. 광고 주인공 남성이 아이폰에 표시된 ‘앱에 추적 금지 요청’을 클릭하자, 주인공 주변에서 감시하던 사람들이 전부 사라지면서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 변화를 더 많은 대중에게 알린 바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 광고에서 애플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 프라이버시 정책을 직접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7달 후에는 스냅과 페이스북 같은 서드파티 업체가 아이폰의 사용자 수준 신호를 계속해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특정 사용자 프로필에 묶여 있지 않고, 익명화되고 집계된 데이터에 한해서 공유가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익명화되고 집계된 데이터는 개인정보가 아니다’라는 문장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먼저, 데이터 익명화와 집계를 이론적으로 살펴보자. 만약 익명화와 집계가 완벽하게 적용된다면 어떤 사용자도 자신이 보고, 듣고, 보았던 콘텐츠가 반영된 광고를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프라이버시 노출에 대한 공포는 대부분 사용자의 인식에서 시작한다.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됐다고 생각하는 사용자는 화를 표출한다. 익명화된 데이터라 할지라도 침해됐다고 생각하면 분노를 표출할 것이다. 예를 들어 외부에 노출하고 싶지 않은 물건을 구매한 사용자가 구매 즉시 관련된 다른 제품 광고를 보게 된다고 가정해 보자. 데이터는 여전히 익명화된 상태이고, 광고주는 단순히 해당 제품을 봤던 사람에게 광고를 보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데이터 익명화와 집계를 제대로 처리하고, 실제로 광고주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전혀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용자는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됐다고 느낄 수 있다. 익명화한 접근 방식이 애플이나 다른 서드파티 업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더욱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사용자가 구매한 것은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사용 환경이 아니다. 사용자는 애플의 약속에 대한 믿음으로 제품을 구매했다. 만약 애플이 프라이버시 보호에 관심이 있는 사용자 유입에 목적이 있다면, 익명화/집계화 방식으로라도 데이터를 공유해서는 안 된다. 사용자의 질타를 받을 지도 모른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애플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하지만 프라이버시를 ‘북극성’으로 묘사해 ‘좁은 경로’가 아닌 ‘일반적인 목적지’로 설정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고객 데이터 관리 플랫폼 블루코닉 COO 코리 문치바흐는 “모바일 광고 생태계에 너무 큰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애플은 엄격한 정책 해석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했다. 애플은 앱을 사용자-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런 해결책은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개발자가 결국 iOS 사용자에게 부여된 프라이버시 정책을 위반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애플의 입장 변화는 익명화되고 집계된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업계에서 표준이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필자는 표준이 됐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애플이 결국 후회할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프라이버시 정책에서 애플이 구글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구글이 광고를 판매하며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반면,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 판매할 뿐 사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애플은 사법 당국의 사용자 데이터 접근 요청도 미루면서 프라이버시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도 했다.

이런 차별화는 강력했다. 실제로 많은 사용자가 프라이버시에 대한 애플의 정책 때문에 애플 제품을 구매할 정도였다. 하지만 익명화되고 집계된 데이터 공유를 허용하는 것은 구글과 차별화됐다는 애플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editor@itworld.co.kr
 Tags 애플 구글 개인정보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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