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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시장 침투' 애플의 유혹법

Chris Nerney | Network World 2011.04.01

아메리칸 카우보이, 블랙 벨트, 베지테리안 타임즈 같은 잡지를 발행하는 액티브 인터레스트 미디어(AIM)는 지금껏 직원들에게 어느 정도 자유로운 “BYOD(bring your own device, 자신 소유의 장치를 회사에 가져오기)” 정책을 펼쳐왔었다.

 

하지만 회사의  IT 책임자 넬슨 사엔스에 따르면 아이폰이 대중적이 되면서 자료들이 사무실 밖으로 나가기 시작함에 따라, 적극적으로 이 기기들을 관리해야 된다는 것이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 모두에서 이메일, 주소록, 일정을 관리하기 위해서, AIM은 굿 테크놀로지가 만든 모바일 기기 관리 도구를 도입했다. 이 굿 포 엔터프라이즈(Good for Enterprise) 제품은 직원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셰어포인트를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도 포함하고 있었다.

 

사엔스는 “중앙집중제어 콘솔을 보유함에 따라, 자신들의 아이폰을 사용하길 원하는 직원들을 돌려보낼 필요가 없어졌다. 이와 동시에 이러한 기기들을 관리하고 정책을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기에, IT 부서는 보안 관점에서 안심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밖에도 아이패드를 회사에서 직접 구입하여 경영진에게 제공하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일은 AIM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1월에 있었던 애플의 분기 수입에 대한 컨퍼런스 콜에서 CEO 대리인 팀 쿡은 “지난 4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한 아이패드는, 이제 대기업들의 최대 80% 정도에게 배치되고 있다. 이는 적어도 내가 기업들과 거래했던 지난 수년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훨씬 느리고 조심스러우며, 이미 시장에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것들을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굿 테크놀러지의 자료는 이러한 경향을 입증한다. 1월에 발표된 조사 결과에서, 이 기업은 수천 개에 달하는 자사의 고객사와 정부 부처(여기에는 포천이 선정한 100대 기업 중 40개 이상이 포함되어 있다)에서 지난 4분기에 이루어진 신규 개통량 중 거의 2분의 2이 애플의 iOS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를 위한 것이었다고 보고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히 금융과 의료 산업이 애플의 태블릿을 빠르게 수용하고 있었다.

 

보스턴 소재 451 그룹의 모바일 및 무선 부문 리서치 디렉터인 크리스 헤이즐턴은 기업이 아이패드를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기기 관리 솔루션 판매사들이 제공하는 API의 증가, 애플이 iOS 4에서 애플리케이션 수준의 암호화를 포함했다는 사실, 그리고 “MDM 업체에서 관리하며, 직원들만을 위한, 회사의 고유앱”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애플의 (1년에 299달러짜리) 디벨로퍼 엔터프라이즈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애플이 지난 30년간 할 수도 없었고 시도하지도 않았던, 기업 영업을 가능케 했다. 굿 테크놀러지는 “2011년에는 아이패드를 포함한 여러 태블릿들이 기업들에게 더욱 많이 판매되고 배치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 기회를 확실히 붙잡기 위해, 애플은 리서치 인 모션로부터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영업부 중역들을 가로채기 시작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이 작년 11월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09년 중반부터 다섯 명의 RIM 경영진들이 RIM을 떠나 애플로 넘어갔다. 여기에는 전략적 영업의 책임자 제프 퍼펙트와 글로벌 세일즈 분야의 시니어 매니저인 조 바틀렛 등이 있다.

 

또한 3월 3일, 애플은 맥을 구입하는 소규모 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그리고 아이팟이 서비스에 포함된다.

 

애플과 기업들간의 야합은 양쪽 모두에게 있어 기존에는 없었던 현상이다. 과거에는 “애플”과 “회사”라는 말을 한 번에 언급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픽 부서를 위한 몇 대의 맥킨토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에서 애플의 제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애플이 이에 관심을 같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오래 전에 애플은 자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개인용 전자제품의 제조사로 확립했으며, 팬들의 헌신적인 찬사 속에서 애플의 제품은 따분하고 무익한 기업들이 사용하기엔 너무 멋진 것으로 보일 정도였다.

 

물론, 아주 가끔 쯤은 애플이 기업 시장에 1980년의 애플 III 업무용 컴퓨터나 2002년의 엑스서브 랙 서버 같은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드물었으며 일반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

 

IT 산업을 분석하는 기업, 펀드-IT의 대표 찰스 킹의 말에 따르면, “애플이 기업 시장을 위해 집중하고 노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첫 눈에 반한 사랑

2007년,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했고, 목표 시장인 일반 소비자들에게서 바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나서 애플조차도 예상치 못했을지 모르는 일이 발생했다. 아이폰 사용자 중 많은 수가 아이폰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기업에서 배포한 블랙베리 기기들 대신에 아이폰을 사용하기를 고집했던 것이다.

 

“아이폰은 애플이 기업의 문을 열 수 있도록 해?Z다”라고 451 그룹의 헤이즐턴은 말하며, “하지만 이 문은 이미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직원들에 의해서 열렸다”라고 덧붙였다.

 

애플이 당시에 제대로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 아이폰은 문자를 보내고, 웹서핑을 하고, 게임을 다운로드 하는 (그리고 가끔은 전화를 거는) 소비자들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애플의 그 누구도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나 기업 자료 유출과 같은 것들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았다.

 

2007년 7월의 인포메이션위크를 보면 “아이폰은 스스로 설치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허용하지 않는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남았다”라고 쓰여 있으며, 애플의 방침에 때해 “다양한 앱을 사용하고 애플이 제공하는 것보다 더 많은 탄력성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는 적신호”라고 말하고 있다.

 

애버딘 그룹의 시니어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보그도 “아이폰이 처음으로 출시되었을 때, 사용 가능한 맞춤화된 앱이 없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은 수익성이 있는 새로운 시장을 곧 알아차렸으며, 애플의 고유한 방식으로 빠르게 상황을 개선해나가기 시작했다.

 

아이폰과의 로맨스

2008년 7월 애플은 아이폰 3를 출시했으며, 동시에 SDK와 앱 스토어(App store)를 발표했다. 보그는 “이는 게임의 판도를 하루 아침에 바꾸었다. 기업용 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지만, 앱스토어에 유통되는 수십 억번의 앱 다운로드들을 고려하면 적지않은 숫자다”라고 말했다.

 

그 후, 지금으로부터 1년 좀 전에, 애플은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이 때, 일반 소비자들과 미국 기업계는 열광했으며, 이제는 ‘기업의 소비자화(consumerization)’라고 불리는 것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0년 말까지 애플은 1,500만 대 이상의 아이패드를 판매했으며, 그 중 다수가 바로 기업으로 판매되었다.

 

또 아직도 “인증되지 않은” 기기들을 네트워크에 연결시키는 것(그리고 전자메일, 기타 문서, 자료에 접근하도록 허가하는 것)이 탐탁지 않은 기업 관리자를 위해서, 애플은 새로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 관리자들은 판매업체에서 직접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와 지원에 의지해왔다. 예를 들면, RIM 사는 RIM 스마트폰을 이용해 기업 전자메일이나 기타 문서에 접근하려는 기업 경영진을 IT 부서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버(BlackBerry Enterprise Server)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는 애플의 운영 방식과 다르다. 애플은 자사의 관리 및 보안 도구를 개발하길 원치 않는다. 굿 테크놀러지 같은 모바일 기기 관리 업체와 SDK가 있으니 그럴 필요도 없다.

 

2009년 12월, 굿 사는 애플의 iOS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기기(그리고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기기)를 위한 기업용 모바일 매니지먼트 도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굿 포 엔터프라이즈를 이용하면, IT 관리자가 모든 모바일 기기를 웹 기반의 포탈을 통해 관리할 수 있으며, 사용자들이 각자의 아이폰에서 어떤 애플리케이션에 접근할 수 있는지, 보안 연결을 하기 전에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야 하는지 등을 허가할 수 있다. 그리고 기기를 도난 당하거나 분실한 경우, 이 플랫폼을 통해 원격에서 기업 자료를 삭제할 수도 있다.

 

굿 사의 기업 전략 담당 전무인 존 헤레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보안/관리 프레임워크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굿 클라이언트를 컨트롤하여, 정책을 시행하고 클라이언트 내의 자료가 환경을 벗어나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 복사되지 않도록 보장해준다.”

 

그는 이어 “기기 내에 “모든 기업 자료를 담아 두고, 그 안에서 접근이 제어되고 관리되도록 하는 컨테이너를 배치함으로써, 직원의 아이폰에 있는 개인적인 것들에 영향을 주지 않은 채로 이 모든 것을 이룩해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는 기기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개인적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등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모든 것은 양쪽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IT 부서는 조금 더 너그럽게, 새로운 소비자 기기가 네트워크에 접속하도록 허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물론 모든 기업들이 새로운 자유방임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 네트워크 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웰스 파고는 모든 개인적인 기기들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웰스 파고의 인포메이션 서비스 CIO이자 부사장인 웨인 멕지안은 “그 기기들은 우리의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없다. 우리는 그것들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불허 정책은 직원들이 보유한 애플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 모두에 적용된다.

 

다른 긴 연애가 모두 그렇듯이, 애플과 기업 IT와의 관계에도 수많은 굴곡이 있다. 하지만 애플사의 팀 쿡은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미래지향적인 CIO가 모두가 같은 것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보다 개인의 생산성과 직원의 창의성이 실질적으로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AIM의 사엔스마저도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기기를 들여올 수 있도록 무조건으로 허용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기기의 완전한 봉쇄와 보안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환경이 있을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 너니는 기술, 소셜 미디어 그리고 건강에 대한 글을 기고하는 프리랜서 기자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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