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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썬의 붕괴와 다시 싹 트는 벤처

Paul Venezia | InfoWorld 2010.11.09

오라클이 단지 썬을 죽이기 위해 인수했을지도 모른다는 필자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상황에 아무런 힘을 보탤 수 없지만, 썬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는 곁에서 악마 같은 래리 엘리슨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명백한 의문들이 떠오르고 있다. 첫 번째는 너무나 간단하다. 썬의 수십 억 달러어치 하드웨어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필자의 경험으로, 기술 지원의 품질은 바닥에 떨어졌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라클은 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그리고 첨단 기술 개발자들을 붙잡기 위해 아무런 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따라서 썬의 하드웨어 제품군의 유지보수와 개발 전망은 결코 좋을 수가 없다.

 

아담 레벤썰이나 브라이언 캔트릴, 마이크 사피로 같은 기술자들이 문을 박차고 나갈 때는, 뭔가 대단히 잘못되고 있는 것이다. 인수 합병에는 마찰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이들은 오라클의 어떤 누구와도 중복되지 않는 인력이다. 이들은 이들일 뿐이었으며, 이제는 과거 썬과의 격차만 남겨두고 떠나버렸다.

 

필자는 과거 썬 하드웨어의 지지자였으며, 현재까지도 여러 종류의 썬 서버와 스토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오라클이 이 분야에 보이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면, 썬의 하드웨어를 새로 구매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오라클은 썬 기술의 핵심적인 부분을 파내서는 도매가로 팔아치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라클은 썬의 썬솔르(SunSolve)와 회원지원센터(Member Support Center)를 없앴으며, 이들 모두를 마이 오라클 서포트(My Oracle Support)에 몰아넣었다.(다른 모든 재해 관련 오라클 지원 페이지는 일반 HTML로 된 FAQ 페이지가 있는데, 유독 이 페이지만 플래시를 설치해야만 볼 수 있다).

 

또한 필자는 기존 인증서로 새로운 지원 시스템에 가입하려고 수만 가지 방법으로 시도했다. FAQ는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입 조건 동의 단계에서 루프에 빠져 버렸고, 결국은 액세스 자체가 끊어져 버렸다. 대단한 서비스다.

 

썬의 오랜 고객들에게 물어보라. 이런 정도의 소규모 사고는 일상적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로 볼 때, 무언가 바뀌기를 기대할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사고투성이 상황에 집착하기보다는 썬의 그 수많은 인재들이 어디로 가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필자기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이들 재능있는 인력이 자신의 집 차고로 돌아가 과거 썬을 빛나게 했던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회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DTrace나 ZFS를 개발해 냈던 정신은 아직도 비엔지니어링 작업에 적응하지 못했다. 필자는 이들이 금융회사나 정치권으로 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만의 회사를 세우거나 기존 회사에 엄청난 지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들 인재들이 실리콘 밸리의 수많은 기업으로 흩어져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컴퓨팅 도구를 한층 향상시켜 줄 것이다. 일부 인력이 구글이나 다른 대형 업체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은 오라클이 썬의 인재를 잘못 관리한 덕택에 다양한 영역에서 예상치 못한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분야가 이런 발전이 이뤄지기 더 쉽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리버오피스(LibreOffice)나 SkySQL, MariaDB, 오픈솔라리스를 살리려는 일루모스 프로젝트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도와 노력의 몇몇은 성공을 거둘 것이다. 그리고 다시 IT 업계의 전면에 나서 자신들이 남겨 둔 유산과 싸움을 벌일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이런 식으로 진행될 필요는 없다. 썬이 이런 식으로 사라질 필요는 없다. 이들 혁신 의지들이 오라클 하의 썬에서 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나은 기술 개발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아직도 가장 창의적이고 뛰어난 IT 기업이 어이없이 붕괴됐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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