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 오라클, 썬 고객 이탈 막을 수 있을까?

Jon Brodkin | Network World 2010.01.28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 온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이지만, 지난 9개월 동안은 특히 힘든 시간이었다.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다음, 인수 합병을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데 실패하면서 고객들이 IBM이나 HP 등의 경쟁업체로 흩어져 버린 것이다. 이들 경쟁업체는 썬의 운명에 대해 우려하는 기존 썬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이런 고객 이탈을 가속화시켰다.

 

이제 오라클이 인수의 최종 단계를 진행하면서 오라클과 썬은 이런 고객 이탈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이런 작업이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인텔리전스의 대표 분석가 로라 디디오는 “본격적으로 이들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오라클에게 지워졌다”며, “오라클이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이런 고객 이탈 흐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디오는 우선 오라클이 자사의 계획을 고객들에게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군은 계속 유지될 것이며, 라이선스 정책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기존 지원 계약은 어떻게 보호해 줄 것인지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오라클이 27일 행사를 열어 썬 관련 전략 로드맵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썬의 기존 고객들을 안심시키고 스스로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통합 제공하는 업체로 재탄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오라클 CEO 래리 엘리슨은 하드웨어 시장에서 2009년에 썬의 기존 고객을 뺏어간 IBM이나 HP 같은 대형 업체와 힘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HP는 2009년 10월 31일을 기준으로 12개월 동안 썬의 고객 중 350곳이 자사 시스템으로 옮겨왔다고 밝혔으며, IBM 역시 특별할인 등을 제시하며 썬의 고객을 끌어들였다.

 

IBM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2009년 1분기, 즉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다고 발표하기 전, 썬의 유닉스 서버 고객 중 31곳이 IBM 시스템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숫자가 67곳으로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3분기 91곳, 4분기 127곳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물론 IBM의 영업 프로그램은 HP 고객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에 HP 고객 중에서 IBM으로 옮긴 곳은 49곳에 불과해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IBM 파워 시스템 담당 마케팅 부사장 스콧 핸디는 IBM은 HP 고객의 전환을 통해 매년 5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렸지만, 2009년에는 관련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라클과 썬의 합병으로 인해 2009년에 약 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물론 HP나 IBM이 제시하는 고객들이 한두 대 혹은 일부 시스템만 이전하고 여전히 썬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IBM은 일부라도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기 시작한 썬 고객은 이전 속도가 더 빨리지기 쉽다고 강조했다.

 

IBM은 특히 썬의 상위 300개 고객사를 노리고 있는데, 이미 이중에서 111군데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핸디는 썬의 고객을 뺏어오는 일에 대해 “엄청난 매출을 안겨줄 비밀공작들”이라며, “이들 기업에는 전체적으로 1,200만 대의 스팍서버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들을 대체하는 계획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들 중 2/3 정도가 IBM 파워 시스템으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BM과 HP의 목표는 이제 오라클이 썬의 고객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오라클은 썬의 제품군 중 집중해야 할 대상을 선정할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스트래티지 그룹의 분석가 브라이언 바비뉴는 “테이프 사업처럼 고객을 잃는 것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는 분야가 있다”며, “하지만 다른 영역, 특히 MySQL 같은 영역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BM과 HP의 마케팅팀은 썬의 제품을 깎아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디디오는 실제로 썬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제품군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고객 이탈은 썬의 재정적 안정성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디디오는 “썬으로부터 이탈하는 고객의 대부분이 기술이나 서비스, 지원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오라클에게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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