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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비교?' 애플의 분기 실적에서 찾은 4가지 사실

Jason Snell | Macworld 2021.02.01
애플의 분기 매출은 기대대로였다. 글로벌 팬데믹과 경제, 정치적 혼란에도, 애플의 '돈을 빨아들이는 기계'는 쉴 새 없이 가동됐다. 과거에도 1년 중 마지막 3개월은 애플이 가장 좋은 매출을 올린 시기였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2월 26일에 마감된 애플의 2021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보면, 모든 제품군, 모든 지역에서 성장했다. 성장을 가리키는 수치가 폭우처럼 쏟아졌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받을 때 애플이 지속해서 엄청난 매출과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은 조금 당혹스럽지만, 공개된 재무 자료와 재정적 분석을 해보면 애플의 비즈니스에 대해 잡아낼 수 있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아이폰 프로의 대히트

애플 임원들은 이번 분기 좋은 성과의 이유로 아이폰 12 프로와 아이폰 12 프로 맥스를 지목했다. 공급이 달릴 만큼 소비자로부터 '매우 높은 관심'을 받았고 이것이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을 끌어 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물론,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 애플은 각 아이폰 모델별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다. 애플 CFO 루카 마에스트리는 이번 분기 두 제품의 판매량과 ASP가 모두 늘어났다고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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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폰 12 미니의 팬들이 동요할 만한 뉴스가 있었다. 애플이 이런 작은 모델에 대한 매출 예상치를 낮추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이폰 12가 아이폰 프로나 프로 맥스 모델만큼 잘 팔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애플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아이폰 12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일련의 정황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일단 출시 초기에 새 아이폰을 구매하는 가장 적극적인 아이폰 사용자일 가능성이 크고, 이들 대부분은 고급 모델을 선택한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의 구매가  끝나면 아이폰 12와 12 미니가 아이폰 제품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봄과 여름에 아이폰을 구매한다.
 

'잔인한 비교'의 복수

지난 분기 애플은 아이폰 매출이 예상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2020년 아이폰 모델은 2019년 모델보다 한 달 늦게 판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9년 애플의 분기 실적에는 초기 아이폰 판매량이 포함됐지만 2020년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재무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관리하는 것의 '잔인한 비교(tough compare)'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오히려 쉽게 해결되곤 한다. '더 잔인한' 비교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마에스트리는 2021년 매출에서는 전형적인 계절적 패턴이 다시 나타나겠지만, 히트가 예상되는 분야가 여전히 몇몇 있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애플의 최대 성장 엔진으로 역할을 하는 서비스와 웨어러블 제품이다.

마에스트리에 따르면, 서비스는 지난해 코로나 초기에 전 세계적인 록다운 상황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웨어러블 제품군은 에어팟에 대한 밀린 수요 때문에 매출이 증가한 부분이 있다. 올해는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이런 이점을 누리기 힘들다. 서비스와 웨어러블 매출은 올 1분기(애플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이 나오면 다시 살펴보겠지만, 결국 이는 비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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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서의 반등

지난 2년간 애플의 중국 내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최신 분기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57% 매출이 늘어났다. 지난 5년 내 중국 내 최고 연간 성장치다. 애플 임원진은 일부 지역의 경우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폐쇄되기도 했지만, 중국 전역에서 애플 리테일 스토어를 포함해 영업을 재개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면 아이폰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아이폰은 중국 시장에서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쿡은 "다른 폰을 사용하다가 아이폰으로 넘어오거나 기존 아이폰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요가 아이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중국은 5G 네트워크가 잘 구축된 상태인데 5G를 지원하는 아이폰이 나오면서 그동안 쌓였던 수요가 몰린 부분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디자인의 변화도 한 요인이다. 그동안 애플이 아이폰 디자인을 바꿀 때마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가 늘어났다.

그러나 중국 내 애플 매출 성장이 아이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패드도 큰 역할을 했다. 쿡은 "아이폰 만이었다면 중국 시장에서 이런 성장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다. 중국 내 아이패드 매출 성장이 다른 시장의 평균치보다 훨씬 높았다. 맥과 웨어러블 기기 매출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런 것을 보면 중국 시장에서 모든 제품군에서 매우 좋은 실적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충분한 성장 여력

애플은 이미 막대한 매출을 거두고 있고 또 수익성도 높은 기업이다. 더는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쿡과 마에스트리는 그렇지 않다고 반복해서 주장한다. 성장을 가장 우선시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반길 언급이다.

쿡은 "웨어러블 시장은 아직도 초기 단계다. 현재 이 제품군 매출이 우리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아직도 더 성장할 부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그렇다. 이미 우리는 잘하고 있지만, 이들 시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쿡은 인도 시장을 콕 집어 언급했다. 지난 분기 애플의 인도 시장 매출은 전년보다 2배 성장했다. 그는 "(2배 성장을 했지만) 인도 시장에 비하면 정량적인 매출 규모는 여전히 매우 작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이처럼 매출을 더 키울 수 있는 다른 시장이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국가를 지목하지만 않았지만, 기대보다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낮은 시장은 많이 있다.

또한 쿡은 기업 시장의 성장을 언급했다. 애플이 수년간 공들이고 있지만 아직은 성과가 크지 않은 분야다. 현재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낮지만,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칩이다.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 덕분에 기대가 커진 분야이기도 하다. 쿡은 "M1 칩은 우리가 기존에 갖지 못했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주고 있다. 더구나 맥 시장은 전체 PC 시장에서 매우 적다. 이 역시 더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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