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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기업이 '조용한 퇴직'을 방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2022.09.15
직원이 기본적인 업무 그 이상은 수행하지 않고 최소한으로 일하는 것, 이른바 조용한 퇴직(quiet quitting)은 필자에게 미스터리다. 필자는 일을 좋아하는 워커홀릭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릴 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많지 않다.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노동 인구의 절반 이상이 조용한 퇴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된 일일까? 
 
ⓒ Getty Images Bank

우선 인식의 문제가 있다. 필자가 개발자로 일을 하던 1980년대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조용한 퇴직자였다. 단지 그런 사람들을 조용한 퇴직자라고 부르지 않았던 것뿐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IT 업계에서도 ‘그 자리에서 은퇴한(retired in place)’ 사람이 많았다. 이들은 코볼(COBOL)이나 포트란 77(Fortran 77), 혹은 C로 프로그래밍하는 방법을 배웠지만 그 외의 다른 것은 배우고 싶어 하지 않던 30~40대 기술자였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지 않은 이런 사람들은 코드 유지 작업은 잘 할 수 있었지만, 그 외의 다른 작업을 요청하면 곤경에 처하곤 했다. 

기술직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용한 퇴직자들은 비즈니스에 상관없이 항상 존재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탕비실에서 항상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혹은 회의에서 눈을 뜨고 자는 동료들, 사내에서 누가 누구와 데이트하는지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지만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는 무지한 험담꾼들도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신의 업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대퇴직 시대(The Great Resignation)의 여파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등장한 조용한 퇴직자들은 실제로 직장을 그만두거나 새로운 직업을 찾을 여유가 아직까지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35세 미만의 젊은 노동자다. 이들은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발전을 격려하거나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시당하고 방치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원격 또는 하이브리드 업무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직장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4명도 채 되지 않았다. 

원인은 무엇일까? 갤럽은 조용한 퇴직이 “관리가 부실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한다. 필자도 갤럽에 동의한다. 실무에 관심을 두는 관리자는 3명 중 1명에 불과하다. 부패는 위에서 시작된다. 고위 경영진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 아래의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선 갤럽은 관리자가 매주 15분에서 30분 동안 각 직원과 대화할 것을 강력하게 권했다. 기계의 톱니바퀴가 아닌, 개인으로서 직원을 알아가는 것이다. 직원들의 삶과 강점, 목표에 대해 알고 관리자로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자. 긍정적인 자세로 격려하며, 직원의 우려 사항을 경청하고 해결하자.

MBA 수준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관리의 기본이다. 맥도날드의 매니저라도 몇 달만 일해보면 직원과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것이다. 직원들이 업무에 몰입감을 느낄 것이며, 급여가 전부가 아니고 자신의 직업에 미래가 있다고 느낄 것이다.

조용한 퇴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에는 위에서 아래로의 관리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맥킨지의 최근 연구 결과를 봐도 그렇다. 나쁜 상사가 직원 이탈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과거에는 상사가 형편없더라도 급여가 만족스러우면 계속 일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그러했다. 필자는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코로나19와 계속되는 혼란으로 인해 사람들은 직업과 삶에서 원하는 것을 재평가하게 됐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사무실로 돌아가 더 이상 집에서 일하지 말라고 강요하면 능력 있는 직원 중 일부는 조용한 퇴직을 하거나 아예 퇴사하게 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필자처럼 평화롭고 고요한 집에서 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라는 것을 느낀 사람들이다. 

또한 기업은 직원에 대한 업무 기대치를 합리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누군가는 업무에 에너지를 110% 투입하는 것이 실제 생활이 아닌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1984년 퓰리처상을 받은 희극 ‘글렌게리 글렌 로스(Glengarry Glen Ross)’는 훌륭한 작품이지만, 작품의 등장인물들처럼 압박이 심한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직원이 생산성을 발휘하기를 원한다면 직원과 이야기하고 직원의 말을 경청하고 배운 내용에 따라 행동해 보자. 간단하다. 비즈니스가 더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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