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노트북의 성장, "거품은 없나?"

David Hasking | Computerworld 2008.08.25
AP0CDF.JPG최근 등장한 초소형 노트북은 길거리를 종횡무진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만큼은“성배”와도 같은 대접을 받고 있다. 일반 컴퓨터와 다를 바 없는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어, 상대적을 글을 적기 힘든 스마트 폰에 비해 사용하기 더 편리하고 , 또 기존 노트북에 비해 가격도 싸고 무게도 가벼워 평소 많이 움직여야 하는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에 출시된 아수스(Asus) Eee PC 400달러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무게는 2파운드에 불과하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와 기자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초소형 PC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혹자는 초소형 노트북이라는 개념이 정말 특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기존에 존재하던 기술을 조금 더 작은 상자에 포장해서 내놓은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더불어 과연 일반 소비자들이 전문가만큼 초소형 PC를 선호하고 또 칭찬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초소형 노트북에 대한 열풍 또한 여느 “한 철 제품”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한낮 유행으로 그치진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차원의 제품이라면, 그저 “초소형 노트북”라는 수식어에 그치지 않고 , 새로운 개념의 용어로 재단장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큐런트 어낼러시스(Current Analysis) 모바일 기기 연구 담당 애비 그린가트(Avi Greengart)는 “아직 초소형 노트북 시장의 성공을 단언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라며, “실제로 초소형 PC 시장의 크기가 얼마나 될 지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맥북 에어(Macbook Air)와 같은 정식 규격 서브 노트북의 무게와 두께가 점점 가벼워지고 , 또 얇아지고 있기 때문에 초소형 PC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아이폰(iPhone)이나 노키아 E-시리즈(Nokia E-series)처럼 기능이 갈수록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스마트 폰의 존재도 초소형 노트북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초소형 PC 개발 기업은 위와 같은 우려 및 경고와는 다른 의견을 드러냈다.

아수스텍(Asustek Computer Inc.) 수석 마케팅 이사 케빈 황(Kevin Huang)은 “Eee PC는 기존 노트북 시장이 소외해왔던 새로운 층의 소비자들을 성공적으로 공략해 냈다”라며, “예를 들어 상당 수의 어린 아이들은 보통 부모님 소유의 노트북을 함께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노트북은 어린이가 학교에 들고 가기엔 지나치게 무거운 경향이 있다. 그러나 Eee PC의 무게는 불과 2파운드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도 쉽게 가방에 넣어 다닐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이어 황은 초소형 PC가 갈수록 더 많은 소비자 층으로부터 각광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초소형 노트북 ?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사실 아수스의 Eee, MSI 윈드(MSI Wind), 에버렉스 클라우드북(Everex CloudBook) 그리고 HP 미니노트 2133(HP Mini-Note 2133)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데자부를 느낄 때가 있다. 되돌아 보면 이들과 비슷한 크기의 초소형 PC의 존재가 이전에도 있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HP 3파운드 정도 무게의 386 기반의 옴니북 300 (Omnibook 300) 1993년 출시한 바 있다. 90년대 말에는 몇몇 개발 업체가 윈도우 CE (현 윈도우 모바일의 전신 )를 이용한 컴퓨터를 개발한 적이 있는데, NEC의 모바일프로(MobilePro)가 대표적인 예다. 이 기기는 매우 작은 노트북과 같은 모습이었지만, PDA 운영 체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포켓(pocket)” 버전의 애플리케이션만 이용할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기기가 있다면 바로 UMPC일 것이다. 2006년 첫 선을 보인 삼성 Q1 울트라(Samsung Q1 Ultra), 그리고 OQO UMPC들은 다양한 종류의 윈도우를 운영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고 , 일반적으로 5인치 짜리 터치 스크린을 구비하고 있다. 다만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대중화에는 실패했는데, 바로 2000달러에 달했던 가격 때문이었다. 더불어 키보드도 스마트 폰에 비해 약간 더 큰 정도에 불과해 사용자들의 불편을 야기했다.  최근 이런 기기의 가격이 1000달러에 가까워 지면서 병원 또는 물류 창고 등과 같은 전문 시설 내 직원들의 통신 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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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노트북은 UMPC와 여러 부분에서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외형 자체가 UMPC라기 보다는 일반 노트북과 유사하다. 다만 조금 더 작고 가벼울 뿐이다. 개발 도상국 어린이 일인당 노트북 한 대 주기 운동(One Laptop Per Child)의 확산을 위해 개발된 OLPC을 보면 오늘날의 초소형 노트북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한 때 인텔도 OLPC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준비했었는데, 이 때 인텔 측에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클래스메이트(Classmate)라는 제품이다. 클래스메이트는 OLPC의 경쟁자로서 평가 받기도 하지만, 상업용 초소형 노트북의 프로토타입으로서 인정 받기도 한다.

이름 전쟁
초소형 노트북에 대한 공식 명칭은 아직 합의되지 않은 상황. 초소형 노트북 칩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인텔은 이를 “넷북(Netbook)”이라 부르자고 제안했다.

인텔 넷북 플랫폼 부문 마케팅 이사 애닐 넌드리(Anil Nandury)는 “넷북은 이메일, 인스턴트 메시징, 인터넷, 등과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들을 이용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PC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텔의 경쟁자들은 이러한 인텔의 의견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비아 테크놀로지스(Via Technologies Inc.)의 해외 마케팅 부문 관리자 팀 브라운(Tim Brown)은 “넷북은 그저 인텔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용어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비아는 대만에 기반을 둔 인텔의 핵심 경쟁 기업 중 하나이다. 브라운은 “그러나 인터넷 만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초소형 노트북을 미니-노트북(mini-notebook)이라 부른다”고 덧붙였다. 초소형 랩톱에 대한 명칭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등장했는데, “미니-랩톱” “울트라포터블”, 그리고 “울트라모바일” 등이 바로 그 것. 다만 “울트라모바일”이라는 단어는 현재 이미 UMPC에서 사용하고 있다.

초소형 노트북 개발 기업 간의 의견 차는 보는 바와 같이 다양한 부문에서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항상 서로 상충되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의외로 기업 간에 공유하고 있는 기준도 존재한다. 우선 , 초소형 노트북의 최대 디스플레이 사이즈는 10.2인치. 실제로 최근 출시된 초소형 노트북 모두 10.2인치의 스크린 사이즈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애플의 맥북 에어는 13인치 정도의 스크린 사이즈를 유지하고 있다.

둘째로, 초소형 노트북은 한결같이 리눅스를 지원한다. 윈도우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윈도우 XP를 지원하는 초소형 노트북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HP 미니-노트 2133은 윈도우 비스타도 지원한다.

세 번째, 매우 저렴하다. 아수스 Eee PC는 불과 400달러에 불과했다. 가볍고 기본 성능을 갖춘 노트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초소형 노트북에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물론 가격이 비싸거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기술은 아니다. 바로 SSD 기술이다. 기존의 HDD와는 달리 SSD는 움직이는 부품이 없다. 이 때문에 기존의 HDD보다 더 가볍고 , 또 처리속도도 빠르면서 열은 많이 받지 않고 , 전력 소모량도 적다. 아직까지는 SSD HDD보다 가격도 더 비싸고 성능도 떨어지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그러나 최근 SSD를 탑재한 초소형 노트북은 용량 면에서 상당한 한계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ee PC의 경우 4기가바이트짜리 SSD를 탑재하고 있는데, 컴퓨터 운용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자 파일을 설치 하면 금방 용량이 넘어가버리는 정도의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초소형 노트북에 활용되는 구성 요소 중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있다면 바로 프로세서일 것이다. 실제로 초소형 노트북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작고 , 저렴하고 , 전력을 덜 사용하게끔 설계된 인텔의 아톰(Atom), 그리고 비아의 C7-M과 나노(Nano) 등을 이용하고 있다.

차세대 프로세서, 적은 전력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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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더 강력한 프로세서를 개발해 내기 위한 세계 유수 기업들의 노력이 무색하게, 초소형 노트북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는 기존의 프로세서에 비해 전혀 강력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인텔의 아톰과 비아의 C7-M 칩은 두 개의 명령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 명령은 반드시 순서대로 처리되게끔 되어 있다. 물론 비아의 나노(Nano)는 순서에 상관없이 명령들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 실제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는 4700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등장하고 있는 쿼드 코어 프로세서의 경우에는 무려 8200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하고 있다.

이 칩의 특성은 단순하지만, 초소형 노트북에서 제 역할을 해내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우선 위의 칩은 사양을 부분적으로 포기한 대신 크기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아톰 칩은 전체 면적이 불과 22제곱 밀리미터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쿼드-코어 칩 셋은 37.5제곱 밀리미터 정도. 뿐만 아니라 제작 가격도 저렴하다. 인텔은 아톰 칩을 컴퓨터 제조기업들에게 천 개 당 44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듀얼 코어 프로세서는 천 개 당 183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프로세서 단순화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전력이 덜 소비된다는 것. , 배터리의 수명이 길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7인치 스크린을 탑재하고 , 일반PC에서 사용하는 셀러론 M 프로세서를 사용한 Eee PC의 경우 한 번 충전하면 3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 견디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최근 출시된 Eee 901의 경우 8.9인치 스크린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 배터리 수명을 4시간에서 최대 6시간까지 연장시키는데 성공했다.

성공 혹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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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노트북 제조 기업은 경량화 시도가 성공했다고 평하고 있다. 황은 “지금까지 아수스는 2백만 대 이상의 Eee PC를 판매했고 , 아직까지도 Eee PC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트북을 비롯, 컴퓨터 관련 시장 전반을 분석하는NPD 그룹의 분석가인 스티븐 베이커(Stephen Baker)는 비슷한 수치를 두고 그와 상반된 의견을 제기했다. 베이커는 “세계 컴퓨터 시장의 규모는 1 6천만 대에 이른다. 여기서 200만 대를 판매했다고 해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고 말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지난 1월부터 초소형 노트북의 미국 내 판매량이 20만 대에 불과했고 , 이들 중 상당 수가 반품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노트북에 기대하는 기본 조건과 사양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베이커는 “초소형 노트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은 리눅스 버전의 초소형 노트북을 소장용으로 가지고 싶어하는 얼리 어답터들 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린가트와 마찬가지로, 베이커 또한 초소형 노트북 시장의 장기적인 유망성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아수스텍, MSI 컴퓨터 등 초소형 노트북 생산 기업으로부터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제품은 모두 10.2인치의 스크린을 탑재하고 있고 , 가격은 600달러에서 800달러 선에 이르고 있다. 더불어 출시된 Eee 1000 700달러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커는 “이 정도 사양의 제품을 이 정도 가격으로 매장에 내 놓게 되면, 기존의 15인치 짜리 노트북과 비교했을 때,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없게 된다라며, “소비자들은 같은 가격, 또는 100달러 정도의 비용을 더 들이더라도 더 성능이 좋은 15인치 노트북을 구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관론자도 아직 초소형 노트북 시장의 몰락에 대해서는 단언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우선 보다 더 작은 크기의 노트북이 속속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레노보 그룹(Lenovo Group Ltd.)도 초소형 노트북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소형 노트북 시장 관계자는 이런 노트북의 가격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떨어져, 결국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아의 브라운에 따르면 현재 초소형 노트북의 가격은 300~800달러 사이에 분포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200~70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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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초소형 노트북 시장의 운명은 앞으로 출시될 모바일 기기 크기와 모양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 또한 아톰 프로세서를 소위 모바일 인터넷 기기(MID)라 불리는 신규 제품에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 MID는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PDA 크기의 기기로, 현재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MID로는 노키아(Nokia)N800 시리즈가 있다. 인텔은 앞으로 갈수록 많은 업체들이 MID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 분석 기업인 얼라이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Allied Business Intelligence Inc.) MID의 판매량이 2013년에는 5천만 대를 돌파할 것이라 예상했고 , MID의 주 운영체제는 리눅스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초소형 노트북 업계 또한 인터넷 연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몇 초소형 노트북 개발 기업은 3G를 노트북에 도입하기 위한 개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대만에 위치한 엘리트그룹 컴퓨터 시스템즈(Elitegroup Computer Systems Co.) G10IIL이라는 3G 연결 툴을 개발한 상태. 더불어 브라운의 말에 따르면 미국 통신 기업 스프린트 넥스텔(Sprint Nextel Corp.) 3G를 탑재한 초소형 노트북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초소형 노트북의 3G 도입이 3G 데이터 서비스 확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의 초소형 노트북 시장이 성공을 했던 안 했던 그것은 중요치 않다. 아직 시작점에 있을 뿐이다. 보다 더 작고 , 연결성이 뛰어난 기기가 속속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할 시기임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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