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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M1 시대의 종말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애플 실리콘 미스터리

Jason Snell | Macworld 2022.04.01
맥 스튜디오(Mac Studio)의 출시는 애플에 있어 기념할 만한 순간이었다. 수년 동안 준비한 끝에 출시된 맥 스튜디오는 맥의 여정에서 중요한 획을 그었다. 애플의 경영진 존 터너스는 최초의 애플 실리콘인 M1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 Apple

하지만 애플 실리콘 주기는 여전히 돌고 있다. M1은 사용자가 2년 전부터 제기한 수많은 질문에 답을 줬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더 많다.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면 ‘시작의 끝(The End of the Beginning)’에 불과할 뿐이다.
 

밝혀진 미스터리

2020년 6월 애플 실리콘 전환이 발표되기 전, 칩 전환 방식에 관한 의문이 많았다. 처음에 아이폰용으로 설계됐다가 아이패드에 탑재하기 위해 보강된 애플 프로세서는 전문가용 맥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2020년 초 필자의 팟캐스트 파트너인 마이크 헐리는 애플이 지금쯤, 다시 말해 올해 상반기까지 소비자용 맥에 애플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전문가용 맥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애플은 M1 프로와 M1 맥스, M1 울트라 칩을 맥에 도입해 맥 마니아의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맥 프로에서는 예외였다.
 
애플이 2020년 맥에 애플 실리콘을 도입한다고 발표했을 때 사용자의 많은 궁금증을 유발했고, 답을 줬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많다. ⓒ Apple

이런 점은 필자 개인적으로 맥의 최초 애플 실리콘 탑재에서 가장 숨막히는 부분이다. 애플이 과연 M1 칩 아키텍처로 전문가용 맥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눈 녹듯이 사라졌다. 2020년 가을 M1 맥스가 출시됐을 때, M1 맥스가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고성능 칩에 대한 의구심이 사리지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에 맥북 프로가 출시되면서 비로소 모든 의문이 풀렸다. M1 시리즈의 시대는 모든 예상을 뛰어넘었다.
 

미래에 일어날 일

현재 사용자는 2년 전보다 애플 실리콘 전략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애플 실리콘에 관한 지식만으로 향후 추세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M2의 시대는 M1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분명 차이도 있을 것이다.

애플은 의심할 여지없이 고급형과 보급형 제품 모두에서 속도와 기능을 개선할 것이다. 여기서 애플 실리콘을 탑재한 맥 프로의 미스터리는 더욱 고조된다.

M1 칩은 속도와 효율성이 균형을 이뤄 사용자를 놀라게 했다. M2는 애플 실리콘 전환을 통한 큰 개선의 이점은 없을 것이다. 애플의 A14와 A15의 차이가 미미한 것처럼, 코어당 10~15% 개선이 이뤄진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에 따르면, 애플은 M2에 대해 프로세싱 코어 수를 늘리지 않을 것이다. 8코어 CPU를 탑재한 노트북은 3년 전에 처음 출시됐으며, 이제 코어 수는 8개가 기본이다.

거먼의 기사를 통해, 애플이 M2의 GPU 코어 수를 최대 10개로 늘려 그래픽 성능을 강화할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필자가 관심있는 것은 M2의 속도가 아닌 ‘신형 칩이 M1의 한계를 얼마나 개선했는가’이다. M1 맥은 16GB RAM과 2개 썬더볼트 포트로 제한됐으며, 외부 디스플레이 지원에도 제약이 있다. 외부 디스플레이 1개까지는 문제없이 지원하지만, 그 이상은 위험할 수 있다.

맥북 프로에 도입될 M2 프로 및 맥스 칩은 더욱 크고 무거워질 것이다. 거먼에 따르면, 애플은 2개 CPU 코어를 추가해 코어 수를 12개로 늘리고, GPU 코어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M2 맥스 칩 2개로 만든 M2 울트라의 경우, 4개 코어가 추가돼 코어 수는 총 24개이다.
 
성능과 관련해 A 시리즈칩의 역사를 보면, M 시리즈 모델 간 성능 개선이 어떻게 이뤄질지 짐작할 수 있다. ⓒ Apple

맥 프로의 경우, 거먼은 애플이 M2 맥스 칩 4개를 결합해 만든 M2 익스트림(Extreme) 모델이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M2 익스트림은 최대 48개 CPU 코어와 128개 GPU 코어를 갖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애플 실리콘 맥이 내부적으로 어떻게 확장성을 가질 것인가이다. 애플 실리콘의 비밀 무기 중 하나는 프로세서 패키지에 그래픽과 메모리를 통합해 메모리와 프로세서의 거대한 조합을 만든 것이다. 애플이 차세대 맥 프로에서 대용량 RAM을 지원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용자가 많았다. 온 칩 메모리(On-chip Memory)를 고속 캐시로 취급하고, 평범하지만 더 느린 메모리 슬롯에서 대용량 RAM을 지원한다. 아울러 애플이 직접 설계한 GPU 코어가 더 많은 확장 카드를 제공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이들 주장은 모두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알아야 할 사항은 맥 스튜디오, 특히 M1 울트라 버전을 탑재한 모델 성능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맥 프로가 필요한 사용자는 매우 적다는 것이다. 맥 프로를 원하는 사용자는 중요하며, 이들의 요구사항도 매우 많다. 필자 생각에 애플은 맥 프로를 구매하려는 많은 사용자와 소통하며 이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위해 애플 실리콘 모델의 수정 방안을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아마도 맥 프로는 이례적인 방식을 선택해 매우 비싸지만 가격보다 성능에 관심 있는 사용자에 맞게 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급형 컴퓨팅에서 오랫동안 그래왔으며,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맥 프로의 시작가는 6,000달러이다. 신형 모델의 시작가 역시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도 놀라울 게 없다. 맥 스튜디오의 설계를 확장한 대가로 몇 천 달러가 추가된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맥 프로 고객은 기본 모델을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며, 애플이 이들을 위해 만든 고급 기능이라면 뭐든지 거금을 들여 살 것이다.

이 외 평범한 파워 유저에게는 맥 스튜디오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 또한, 두고 봐야 알겠지만 프로 레벨의 아이맥이 나올 수도 있다.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것

애플 실리콘의 진전에서 M2 시대가 끝날 때까지 사용자는 꽤 많은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맥 업데이트 속도에 관한 애플의 계획이다. 인텔 칩 시대에 맥 모델의 업데이트 시기는 애플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었으며, 인텔이 애플의 특정 모델에 사용하려는 칩을 제공할 때에만 부분적으로 허용됐다.

이제 애플은 자사가 직접 방향성을 설정하기 때문에 어떤 지연에 대해서도 자사 외에는 책임을 물을 곳이 없다. 거먼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모든 맥 모델이 M2 프로세서로 업데이트될 것이다. 최초의 M2 맥이 올해 중반에 2022년 중반기에 출시될 것을 고려하면, 애플이 업데이트 주기를 18개월로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고 본다. 인텔 칩을 사용한 시기에 지지부진했던 업그레이드 주기를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애플이 맥에 18주기 업그레이드를 적용한다면, 사용자는 올해 맥북 에어와 같은 M1 맥이 M2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리고 예측할 수 있다. ⓒ Jason Cross/IDG

18개월 주기가 불합리해 보이지는 않지만 한 가지 의문이 있다. M 시리즈와 아이폰에 탑재되는 A 시리즈의 관계에 대해 애플이 어떤 철학을 따를 것인가이다. A 시리즈 칩 주기는 아이폰 출시와 일치한다. 다시 말해, 12개월마다 신형 A 시리즈 칩이 나온다. M2 칩은 작년 가을 아이폰에 탑재된 A15 프로세서를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의 관계는 어떤 양상을 보일지 궁금하다. 과연 맥 칩 주기는 가끔 차세대 칩을 건너뛰어서라도 아이폰 칩을 따를까? 아이폰은 여전히 다른 모든 애플 칩의 근원지일까? 아니면 M3이 기준으로 삼은 것이 A16인지 A17인지 장담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M 시리즈의 주기가 모호해질까?

사용자는 지금도,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애플 실리콘 주기가 이미 한 번 돌았기 때문에 맥의 미래에 대한 애플의 비전이 개략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지금은 짧은 휴식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몇 달 후, 최초 M2 맥이 출시되면 주기는 다시 돌기 시작할 것이다. 사용자는 향후 어떤 것을 누리게 될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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