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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구글 글래스의 진정한 의미

Galen M. Gruman | InfoWorld 2013.05.14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의 최전선에서 일하며, 필자는 특유의 환경으로 인해 예민하지만 악의가 없는 두 부류로 나뉜 사람들로 가득 찬 실리콘밸리라는 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중 한 부류는 상업적인 자유주의자, 다른 한 부류는 호전적 자유주의자, 그리고 기술 우선주의자도 있다.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구글은 무인 자동차에 대한 일반 도로에서의 시험 주행을 실시하고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은 고임금 기업가들과 기술 전문가들을 발굴해낸다.

또한 이곳에서는 포드의 차량이나 고급 시계보다 아이폰과 프리우스를 더 쉽게 보게 된다. 자사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거나 토드백을 들거나 자켓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곳을 비롯해 뉴욕의 실리콘벨리 등 세계 각지의 여러 벤처단지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은 구글 글래스(Google Glass)의 등장에 대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구글 글래스는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안경으로, 일반 대중에게는 1~2년 내로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는 몇몇의 개발자만이 구글 글래스의 시제품을 가지고 있다. 웹에 접속할 수 있고 음성 인식을 지원하며 안경을 통해서 화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인 모바일 장비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모바일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있어 손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모바일 기기 골수 전문가들은 구글 글래스의 등장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며, 이를 통해 한쪽 눈으로는 현실세계의 사물을, 다른 한쪽 눈으로는 네트워크 가상현실에 초점을 둘 수 있다고 반겨 마지 않는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S3와 같은 모바일 기기를 주머니에서 불편하게 꺼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구글 글래스에 대한 세간의 의견은 골수 성향이 과한 구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즉 길을 걷고, 식사를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다른 여러 활동을 하면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나 이에 대한 동영상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바일 기기 골수 사용자들은 구글 글래스 프로토타입을 수정하거나 탈옥시킨 점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왜냐면 이를 통해 같은 구글 글래스로 더 많은 재미있는 작업을 시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구글 글래스를 모바일 골수분자들의 빗나간 열정이 만들어 낸 기기라면서 비하하는 사람도 있다.

이와 동시에 일각에서는 구글 글래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기기 골수팬들은 구글 글래스로 인해 주의가 분산된 상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가 시내버스에 치여 죽게 될 것이며, 구글 글래스를 통해 눈으로 트위터를 하며 운전을 하다가 다리에서 추락하는 운전자들도 생겨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경우라고 해도 구글 글래스에 집중하기 때문에 사람 간의 관계도 소원해 질 것이다. 만약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인해 야기된 비인간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서로 물리적인 공간에서 함께 지낼 때도 말을 건내지 않는 상황이 사람들에게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실제로 옆에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구글 글래스를 통해 나타나는 대상에 집중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때까지 말이다. 키보드의 반복적 사용으로 인한 반복성 긴장장애(RSI)나 스마트폰의 지속적 사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엄지손가락의 긴장장애는, 이제 구글 글래스의 반복적 사용으로 인한 안구장애로 나타나게 될까?

물론, 구글은 데이터 수집에 능하기 때문에 개인 사용자인 여러분의 데이터도 수집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나는 최근 한 동료부터 구글 글래스가 무인운전 차량의 시대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당시 구글은 무인운전차량의 확산으로 인해 사람이 운전할 필요가 없어지면 운전할 시간에 구글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것들은 극단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지만, 완전히 사실적인 반응이기도 하다. 미래에 대한 모바일 기기 골수들의 유토피아적 비전이나 비관론자들의 디스토피아적 비전은 그래서 둘 다 진실성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인간 생활에 밀접하면서도 모바일 기기로서의 역할을 다 하는 구글 글래스와 같은 기기가 주는 진정한 의미를 많은 사람들이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패드가 나오기 전까지 스마트폰이 급속히 확산되었던 이유는 휴대가 간편하고, 개인성(personal-ness)을 확보할 수 있었고, 유용하기 때문이었다. 구글 글래스는 기존의 스마트폰보다 휴대성이 더 좋아졌고 일상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신체의 일부라고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각 개인의 요구를 충족하는 기기라고 말할 수 있다.

구글 글래스가 유용하다면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다시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며, 태블릿과 노트북의 사용은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효율적인 입력장치를 사용해야 할 때만 큰맘 먹고 꺼내어 쓰게 되는 ‘거창한’ 활동으로 전락한다. 하지만 여전히 키보드는 음성 인식보다 입력 시 그 효율적인 측면에서 더 우수하고, 세밀한 교정에도 유용하며, 마우스도 손가락이나 펜보다도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바일 기기 골수팬들이 군침 흘려가며 좋아하는 기기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도록 해야 한다. 물론 구글 글래스가 유용한 분야도 있다. 예를 들어, 비행기 엔진이나 복사기를 수리하는 상황에서, 2009년과 같이 예전만 해도 두꺼운 책에 나와있는 다이어그램을 참조해 각 부분들이 어떻게 조립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만 했다. 오늘날에는 PDF 파일이나 아이북 형식을 아이패드에 저장해 다니면서 필요할 때 참조할 수 있다.

미래에는 구글 글래스 화면을 통해 실제로 보고 있는 사물과 관련한 정보나, 사물을 확대해서 세밀한 내용을 보거나, 3차원 이미지로 돌려보는 일이 가능해 질 것이다. 실제로 아이패드를 통해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있고 건설업계에서는 이를 잘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항공사 파일럿이나 철도관제사들도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여 자신들이 필요한 핵심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이패드는 항공기 조종간에 배치되어 책으로 된 매뉴얼을 대체하거나 비상시 필요한 장치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한다.

군사 분야에서도 이를 응용할 수 있다. 아프간에서 무인 항공기를 관리하고 있는 조종사들은 아이패드를 떨어트려 화면에 금이 가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외과의사, 광부, 빌딩안전감시관, 경찰, 제약영업사원, 보험사정사 등 책상 앞에 앉지 않아도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직업 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구글 글래스가 얼마나 유용한 기기가 될 수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라. 물론 업무 시간에 몰래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일은 없는 상황하에서 말이다.

종종 인간의 반응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구글 글래스의 활용도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학생과 교사가 동일한 주제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며 같은 정보를 동시에 찾아 볼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라. 혹은 간호사가 의무기록과 처치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응급실에서 환자를 진단하는 상황을 가정해보라. 혹은, 직장인들이 회의에서 필요한 내용을 타블렛을 뒤적거리지 않고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아니면 여행자들이 해외에서 외국어 자동 통역기능을 이용하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정보와 대화가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적어도 하나 이상은 충분히 집중하기 어렵게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인간이 두 가지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운전하면서도 간간히 스마트폰을 확인하기도 하는 등 항상 남들과 연결되어 연락이 가능하다는 상황이 얼마나 헤어나오기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가족들끼리 모여 저녁을 먹거나 단체로 영화관람을 가는 경우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마찬가지로 밥을 먹으며 혹은 영화를 보며 스마트폰에 한 눈을 파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 손쉬워 진다는 이유로 상대에 대한 각 개인의 반응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길을 건너며 월드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게임을 하는 게임 중독자는 차에 치일 수 있겠지만, 주의가 조금 분산된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대가가 따른다.

생각컨데 앞으로 새로운 사회적 신호가 생기게 될 것 같다. 즉 구글 글래스 전면의 깜빡거리는 불이 점등하게 되면 이것이 사용자가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일상생활에 밀접한 기기이면서 스마트폰과 같은 다른 모바일 장비와 마찬가지로 멀티태스킹을 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용인이 되는 부분이 있다.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며 한 눈을 팔다가 사람이 죽는 경우가 나타나게 되면, 이는 분명히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며, 정부가 기술적인 지원을 통해 차량 내에서의 모바일 장비 사용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이 구글 글래스와 다른 회사들이 내놓는 비슷한 제품들이 지니고 있는 놀랍고도 실용적인 장점을 간과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구글 글래스는 모바일 골수 팬들에게 그저 다른 장난감일 뿐이라고 해도,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태블릿이 모두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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