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할리우드 역사상 5번째로 높은 개봉 주말 수익을 올린, 액션으로 가득 찬 슈퍼히어로 영화인 아이언맨 2를 필두로 5월 7일 금요일 주말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가지는 확실하다. 줄거리와 등장인물은 오늘날의 최첨단 보안 업계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
스포일러 경고: 이 칼럼에는 중요한 줄거리가 언급되어 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위험을 각오하고 계속 읽기를 바란다.
마블(Marvel)의 쇠 덩어리 슈퍼히어로는 2008년 아이언맨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기를 통해 처음으로 은막에 등장했다. 그 영화에서, 바람둥이 기업가인 토니 스타크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신의 방위산업체에서 무기 제조를 중지시킨다. 군수품을 가로챈 테러리스트를 추적하기 위해, 스타크는 무기를 갖춘 장갑 외골격 수트(Suit)를 개발하여 아이언맨이 됨으로써, 발명품을 무기 상인들이 탐내는 물건으로 만들어 버린다.
속편도 전편과 거의 같다, 단지 더 많은 악당이 등장하고 좀 더 사악해 졌으며 더 많은 수트가 등장한다. 어떤 국가의 군사력도 아이언맨의 기술적 우월성에 필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스타크의 사적 제재 행동과 억지 정책은 전 세계적인 데탕트(긴장 완화)를 초래했다.
스타크 만이 유일하게 아이언맨의 원동력을 알고 있으므로, 전 세계의 안전은 온전히 그의 손아귀에 놓이게 되었다. 미국 정부가 군사목적으로 아이언맨 수트를 복제하고 싶어 한 것은 당연지사다. 사설 보안 대 공공 보안에 대한 논쟁이 이 영화의 핵심 갈등 요소 중 한가지를 형성하고 있다.
악당의 등장: 해커, 보안 공급업체
아이언맨 2에 등장하는 2명의 악당 중에서 더 무서운 쪽인 이반 반코는 아버지의 임종 자리에서 “아크 원자로” 발전기를 자신의 아버지와 공유하지 않은 토니 스타크의 부친인 하워드 스타크의 죄값으로 토니 스타크를 죽이겠다고 맹세한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이반 반코는 토니 스타크의 사악한 쌍둥이다. 아주 기초적인 물건으로 매우 경이로운 기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뛰어난 엔지니어라는 점에서.
물리학자로 묘사된 반코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계 공학 그리고 무술에도 일가견이 있다. 감금 상태에서 보여진 그의 창조력은 각자의 동기와 가치관은 서로 딴판이지만 전편의 토니 스타크의 창조력에 버금간다.
IT 보안의 관점에서 보면, 반코를 쉽게 돈을 벌기 위해 범죄조직을 위해 악성코드를 작성하고 있는 오늘날의 사이버 범죄자로 볼 수 있다.
반코의 공범은 저스틴 해머로, 반코와는 정 반대로 아주 기초적인 기술에 대해서도 재능이 없어 보인다. 신뢰할 수 없기로 악명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경쟁 방위산업 계약자인 해머는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파산시킬 수만 있다면 어떤 짓이던 하려 한다. 그의 심통 사납고, 바라는 것이 많은 경영 방식은 막되 먹은 억만장자의 전형으로, 어떻게 해머 인더스트리를 이룰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사회적으로 부적응하는 그의 성격도 괴짜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일치한다. 엑스포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장면에서, 어색하게 춤을 추고 억지 은유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극장을 가로지르면서 “나는 개발자다! 개발자! 개발자!”라고 외치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이언맨 2의 악당들: 반코와 해머 (파라마운트 픽처스)
해머의 지나친 자신감은 보안 업계 커뮤니티를 상징하고 있다. 공정하게 말하면, 많은 공급업체들이 보안과의 싸움에서 커다란 영향을 주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공급업체들이 자신들의 기술이 기업들의 모든 방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여 보안 담당자들의 욕을 먹었다. 해머가 영화 후반에 불발탄으로 밝혀지는 엑스 와이프(Ex-Wife: 전처라는 뜻도 있음) 미사일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빠르게 진화하는 악성코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서명기반 업데이트를 가지고 있는 안티바이러스 공급업체를 떠올려 보면 웃음이 난다.
첨단 IT
두 명의 새로운 악당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아이언맨에게도 파트너가 있다. 예고편에는 워 머신(War Machine)의 등장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미국 공군 중령 제임스 로드도 아이언맨과 비슷한 수트를 입고 있다.
스타크가 “나 자신이 무기”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워 머신 수트에도 자체 전력 공급원이 장착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스타크 자신도 로드의 새 역할을 예상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반면에, 스타크의 수트는 스타크가 손실된 심장을 작동시키기 위해 자신의 가슴에 삽입한 아크 원자로에서 전력을 공급받으므로, 간접적으로 스타크 스스로를 전력 공급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로드가 워 머신으로써 처음 등장했을 때, 수트의 기능과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모습을 보여 보여서, 이것이 최초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개인 비서출신 CEO인 기진맥진한 페퍼 포츠역으로 기네스 팰트로우를, 그리고 포츠의 후임인 나탈리 러시맨역으로 스칼렛 요한슨을 캐스팅하여 출연진을 더욱 완전하게 만들고 있다. 보기에만 좋을 뿐 아니라, 요한슨은 2003년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에서의 아주 소심한 샬롯을 아직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는 놀라움으로 다가올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다.
처음, 그러니까 슈퍼히어로가 되기 전부터, 스타크는 첨단 IT 기술을 소유한 사람이다. 상원 군사 위원회의 무기 수트 방위 프로그램 청문회에서, 스타크는 인상적인 투명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휙 하고 꺼내서 몇 초 안에 청문회장의 디지털 디스플레이 화면을 해킹해서, 자신의 비디오를 무선으로 송신한다.
1편에서 스타크의 연구실에 설치되었던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훨씬 더 환상적인 기능으로 발전했다. 3차원 인터페이스를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Surface) 같은 디스플레이 위에 투사하는 대신, 이제 스타크의 컴퓨터는 스타 트렉(Star Trek)의 홀로-방출기(Holo-Emitter)처럼 전체 방에 대해 투사하고 압력도 받는다. 제스처 기반 명령을 사용하여, 스타크는 XYZ 축 에서 이미지를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NBA 스타가 훅 슛을 하듯이 파일을 휴지통에 던져 넣을 수도 있다.
음성 인식기능을 갖춘 AI 조수인 자비스(Jarvis)는 아이언맨의 수트에서 분리되어 연구소로만 장소가 제한되었으며 흡사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나탈(Project Natal)이 약속하는 것처럼 물리적인 대상을 3차원으로 스캔 해서 3차원 와이어프레임(Wireframe) 묘사품을 만들어 낸다.
아이언맨 2가 오늘날의 세계에 초현대적인 기술을 보여준 최초의 영화는 아니지만, 수트 자체만을 예외로 한다면 (그리고 스타크가 자신의 지하실에서 만든 미립자 가속기까지), 스타크의 목록에서 그리 믿기 어려운 것은 별로 없다. 이 영화는 기존 개념을 논리적인 발전 선상에서 확장하고 있는 동시에 언젠가는 이런 기술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저명한 IT 인사들에 대한 약간의 복선을 깔아두고 있다.
예술에 반영된 현실
스타크 이야기에서 좀 더 흥미 있는 맥락 중 한가지는 그의 개인적인 성장이다. 영화 초반 상원 위원회에 출두했을 때, 그는 절차 전체를 조롱했다. 비디오 입력을 해킹 했을 뿐 아니라, 기술을 정부와 나누는 것도 거절했다.
아이언맨에게 파트너가 생기다: 워 머신 (파라마운트 픽처스)
스타크는 상원 의원들에게 “세계 평화를 민영화” 했으므로 “천만에”라고 말하면서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그의 기술을 복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곧 바로 그가 잘못되었음이 밝혀졌고,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자신이 혼자서는 할 수 없음을 알아가게 된다.
이는 보안 업계에서 진행 중인 주제이다. 백악관의 사이버보안 조정관인 하워드 슈미트는 의미 있는 보안을 달성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민간-정부 협력관계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슈미트는 정보 보안 업계가 2009년 12월 구글과 다른 대기업들을 타깃으로 한 대규모의 조직적인 공격에 겁을 먹는 것은 당연하나, 이런 종류의 공격에 대한 최상의 방어는 정보의 도움을 받은 민간 부문에 달려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슈미트는 지난 4월 CSO Perspectives 2010에서 참석자들에게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물을 길어왔다”고 말했다. 국가의 사이버방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구글이 겪었던 것과 같은 공격을 헤치고 나가기 위한 핵심은 여전히 민간 부분의 자체 경계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민간 부문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바로 그 때문에 슈미트의 사이버보안 조정관 자리가 작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역으로 보면, 민간 부문은 정부의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 자체를 도울 필요가 있다. 정부 기관들은 아이언맨 2의 군부가 해머 같은 인물과 거래하여 일을 그르치듯이 자체 IT 보안에서 여전히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이언맨 2의 제작자들이 현존하는 보안 업계에 대한 가짜 다큐멘터리(Mockumentary)를 만들기로 작심했다고 암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를 본 보안 업계의 사람이라면,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이런 비교를 정말로 받아들인다면, 이 영화는 보안 업계에 희망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스타크는 혼자는 할 수 없으며, 정부를 파트너로 인정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면 최소한 이런 새로 발견된 자세에 대한 암시라도 있다. 그리고 해머의 줄거리는 구매자들에게 쓰레기 같은 보안 기술을 강매하면,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것이다. bbrenner@cx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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