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어떤 회사가 그런 주장을 하면 보통은 벤치마크, 성능 테스트, 그리고 그런 마케팅적 주장이 기반한 실제 세부 기술요소를 함꼐 밝히기 마련이다. 그래야 세계 곳곳에서 공격하러 날아드는 미사일과 법적 다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 웹 사이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M1 칩은 지난해 판매된 모든 PC 노트북 98% 칩보다 빠르다”라고 말이다. 이 사이트는 또한 다음 같은 설명도 덧붙였다. “사전 프로덕션 단계의 M1 칩과 16GB RAM을 탑재한 13인치 맥북 프로로 2020년 10월 테스트를 수행했다. 산업 표준 벤치마크를 선택해 성능을 측정했다. 지난 12개월간의 공개된 판매 데이터에 따라 비교 PC 사양을 선택했고, 성능 테스트는 특정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해 수행됐으며 맥북 프로의 대략적인 성능을 반영한다.”
거품 많은 애플의 주장
이 주장을 보면 애플은 어떤 벤치마크 테스트를 사용했는지도, 비교군으로 어떤 PC를 선택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렇다고 맥북 에어가 예를 들어 에이수스의 놀랄 만큼 빠른 라이젠 4000, 지포스 RTX 2060을 탑재한 제피러스 G14보다 빠르다고 할 수 있을까? 맥북 에어가 에일리언웨어의 신제품 애어리어(Area) 51M보다 빠르다는 뜻이 될까? 아마도 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럼 MSI 크리에이터 17 노트북보다는 빠를까? 그것도 아마 아닐 것이다.
그리고 ‘성능’이라는 표현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CPU 성능? GPU 성능? 윈도우 구동시의 성능? 맥과 윈도우 모두에서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의 성능인가? 경험에 바탕한 성능인가? ‘레드 데드 리뎀션’이나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같은 최신 게임을 실행할 떄의 성능인가? 아니면 사이버링크의 파워디렉터(PowerDirector)’나 포트나이트를 실행할 때의 성능을 말하는가? 도대체 어떤 성능이란 말인가?
애플 주장의 근거는 전혀 모르겠지만, 앞서 언급한 최신 노트북이 이런 작업을 수행할 경우 맥북 에어를 간단히 짓누를 것이라는 데에는 98% 확신한다.
아마도 필자의 생각으로는 애플이 아톰부터 셀러론 N, 코어 i3 수준의 인텔 기반 프로세서와 자체 개발한 M1 칩을 비교했을 것 같다. 모두 통합 그래픽이 내장된 제품일 것이다. 그러나 성능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정의하지 않음으로써, 이 모든 주장은 그저 선전 문구 놀음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999달러짜리 맥북과 150달러짜리 제품을 비교하는 것이 공정하기는 한가? 애플이 말하는 지금까지 판매된 PC의 98% 안에는150달러짜리 PC나 노트북도 들어가 있을 텐데 말이다.
기본 환경이 공정해지려면 애플도 150달러짜리 크롬북이나 윈도우 노트북과 150달러짜리 맥북 에어를 비교해야 한다. 물론 그러려면 많은 사용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의 제품을 판매해야 할 테지만 말이다. 물론 필자도 M1 칩이 인상적인 제품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라이젠 4000이나 지포스 RTX 2060과 동급의 성능을 낸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정도를 지키자
그러나 정말 화가 나는 것은 애플이 새로운 맥북 에어, 맥북 프로 13, 맥 미니에 탑재된 ARM 기반 M1을 홍보하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TSMC가 현재 최소 공정인 5나노로 생산한 M1 칩은 그 자체만으로도 역대 가장 뛰어난 수준의 훌륭한 칩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 실리콘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과 너무나 잘 들어맞을, 훌륭한 실행 능력을 보여줄 칩이다. 물론 x86 기반 윈도우 노트북 몇 종에서보다 더 빠르게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도 정말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맥에서만 실행하는 것 외에도 사용자에게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작업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그리고 x86 PC 노트북과 비교할 때 실행 성능이 한참 뒤떨어지는 사례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애플이 내놓는 제품은 뭐든지 환영하는 애플 마니아라면 꼭 인텔 기반의 이전 맥이 아닌 신제품 맥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지금 시점에서 인텔 기반 맥을 사는 것은 외딴 무인도로 가는 섬을 구입하는 것과 같다. 애플은 아마도 커다란 보트에 타고 섬에서부터 점점 멀어져 갈 것이다.
그러니 애플, 제발 정도를 지키면서 홍보하자. 막연하고 자극적인 주장으로 매년 맥OS가 아니라 윈도우 PC를 구입하는 93% 사용자의 관심을 끌려고 판을 흔드는 행동은 그만두자.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