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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RX 400부터 베가까지” AMD 라데온이 나아갈 방향은?

허은애 기자 | ITWorld 2017.07.28
2000년대 이후 그래픽 카드 시장의 양강체제는 엔비디아와 AMD가 이끌어왔다. 두 회사는 각각 3dfx와 ATI를 인수하고 보급형, 중급, 고급 제품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사용자를 공략해왔다. 속도, 그래픽 품질, 성능, 전력 등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또, 두 회사는 세대를 거치면서 각자 독자적인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깨를 겨뤘다.

엔비디아와 AMD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년 전 양사가 앞다투어 본격적인 4K 게이밍 그래픽 카드를 내놓기 직전에는 수냉 쿨러와 HBM 설계 등의 이점으로 AMD 퓨리 X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지만, 뚜껑을 열자 게이머 세계를 점령한 것은 엔비디아의 GTX 980Ti였다.

이후 엔비디아는 파스칼, AMD는 폴라리스라는 새로운 아키텍처에서 다음 세대 그래픽 카드를 구상한다. 엔비디아는 GDDR5X 메모리를 채택해 오버클럭에 강하고, 직전 세대 주력 제품인 GTX 980Ti의 전력과 성능을 크게 뛰어넘는 GTX 1080과 하위모델 GTX 1070을 내놨다. 제조사 발표 사양이나 리뷰 벤치마크 점수와 함께 600달러와 400달러라는 레퍼런스 권장가격도 많은 기대를 모으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AMD는 더 공격적인 태세로 나왔다, 퓨리 이후 전 제품군에 공통적으로 유지된 AMD의 전략은 ‘가격’이었다. AMD는 폴라리스 아키텍처 기반으로 2016년에 라데온 RX 400 시리즈, 2017년에 라데온 RX 500 시리즈를 출시했다. RX 400 시리즈는 비동기식 컴퓨트 기능, HDR 모니터 등의 신기술과 낮은 전력 소비가 특징이었다. 오리지널 라데온 RX 480이 최대 부스트 속도 1,266MHz로 오버클럭 여유가 많지 않았던 데 비해 14nm 공정 기반의 라데온 RX 580은 1,257MHz에 최대 부스트 클럭이 1,340MHz에 이른다.

지난해 6월 RX 480이 발표됐을 때 많은 사용자들이 가장 놀란 것은 성능도 오버클럭도 아닌 199달러(4GB 제품 기준)라는 소비자 권장 가격이었다. AMD는 RX 480을 발표하면서 ‘500달러 이상의 성능을 제공하는 200달러짜리 그래픽 카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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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AMD는 이전 세대의 하이엔드급 성능을 합리적 보급형 가격인 200달러대로 끌어 내렸다. 그리고 RX 500 시리즈부터는 라데온 GPU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새로운 그래픽 아키텍처를 대량으로 시장에 먼저 출시한다는 낙수 전략까지 쓰면서 다양한 제품으로 사용자를 공략하고 있다. e 스포츠용으로 쓸 수 있는 RX 550, RX 460보다 속도가 빨라진 RX 560은 100달러 초반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200달러 이하 그래픽 카드에서는 라데온 RX 570의 성능이 제일 뛰어나다. VR 게임은 물론, 1080p게임도 60fps 이상의 속도로 플레이할 수 있는 RX 580도 200달러 초반에 구입할 수 있었다.

다만, 이렇게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보니 올 상반기에는 가상화폐 채굴기로서의 인기도 높아져 전 세계적인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AMD는 채굴 전용 그래픽 카드 출시 계획을 밝혔고, 가상 화폐 채굴 수요가 장기적인 현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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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온 RX 500 시리즈 이후 AMD의 GPU 로드맵에서는 최상위급 그래픽 카드 라데온 RX 베가를 빼놓을 수 없다. 베가는 고급 사용자용 14nm 라데온 그래픽 아키텍처의 코드명으로 지난해 말부터 계속 출시가 지연돼왔다. AMD는 상반기에 CES 와 컴퓨텍스 등에서 베가를 시연했지만 어디까지나 시연일뿐, 객관적인 벤치마크 점수를 매길 수는 없었다.

GTX 10 시리즈와 맞붙어 성능을 증명해야 할 라데온 RX 베가의 출시가 지연되면, 사용자들은 자연히 경쟁사 엔비디아가 발표한 차세대 그래픽 아키텍처 볼타로 이동하게 된다. AMD는 2016년에도 연초에 14nm 폴라리스 아키텍처를 공개해놓고 반년 후에야 라데온 RX 480을 출시한 적이 있다. RX 베가가 7월 이후에 출시된다면 GTX 1080과 출시 간격이 1년 정도나 벌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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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와 AMD의 경쟁은 그래픽 카드 시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기술 발전과 가격 모두에서 선순환을 가져온다. 가격을 무기로 성능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AMD의 절치부심과 베가로 이어질 공격적인 전략을 지켜보는 것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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