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테라바이트(TB) HDD의 등장, '꿈 아닌 현실'로

편집부 | CIO 2009.02.24

PC 사용자들에게 있어 가장 친숙한 데이터 저장 매체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발전세가 놀랍다. 오버(over) 1TB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5테라바이트(TB) HDD가 등장한 것도 엊그제 같은데, 2009년 새해가 시작되고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2TB HDD가 깜짝 등장한 것.

 

1TB HDD가 등장하기까지의 HDD 용량 증가가 속도가 더뎠던 것을 되새겨보면 1년여 만에 등장한 2TB HDD는 마치 ‘메모리 용량이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던 ‘황의 법칙’을 연상케 한다. 새해 시작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2TB HDD가 등장한 배경과, 그가 갖는 의미를 한 번 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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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로 단일 용량 2TB를 달성한 'WD 캐비어 그린 2TB'

 

◇ 2TB HDD의 등장 배경, 강력한 라이벌 SSD가 있었다 = 지금까지 스토리지 역사를 둘러보면 다양한 저장 매체가 등장했지만, HDD만한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릴(reel) 방식 테이프는 용량은 커도 느린 속도와 더불어 보존성이 떨어졌으며, 차세대 저장 매체로 떠오르면서 한때 HDD를 쉽게 제칠 것만 같았던 광학드라이브(ODD)들도 소재와 기술의 한계로 인해 그 발전 속도가 HDD에 비해 훨씬 뒤처지고 말았다.

 

반면 같은 시간동안 HDD는 급속도로 용량이 증가함과 동시에, 저장된 데이터의 안정성, 가격 대비 용량 등의 장점 또한 날이 갈수록 향상되면서 시대를 대표하는 ‘스토리지’ 매체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작게는 일반 소매시장에서 크게는 거대한 기업 시장까지 HDD가 들어가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기존의 HDD진영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새롭고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비휘발성 플래시 메모리를 저장매체 삼은 SSD(Solid State Drive).

 

‘황의 법칙’으로 인해 반도체 메모리 용량은 날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전원 공급 없이도 저장된 데이터의 보존이 가능한 플래시 메모리의 용량 또한 덩달아 증가했다. 그 결과 플래시 메모리가 HDD의 자기 디스크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저장 매체로 떠오른 것이다.

 

SSD가 무엇보다 HDD를 위협하고 나선 것은 ‘우수한 성능’이었다. 사실 아직까지도 PC에서 가장 느린 부품을 손꼽아 보면 먼저 HDD를 꼽을 수 있다. 기록되는 데이터 자체는 디지털이지만, 그 구동에 있어 아날로그적인 기계요소가 많다보니, 전기적으로만 동작하고 100% 디지털 방식인 SSD에 비해 전반적인 속도가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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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맞수 SSD의 등장은 HDD의 고용량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그러한 SSD의 강력한 도전에 맞서 HDD 제조사들은 최대의 장점인 ‘용량’을 승부수로 삼았다. 지금 당장 SSD로는 구현이 불가능한 대용량을 앞세워 용량 대비 가격을 극대화하기로 한 것. 그에 따라 HDD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자기디스크, 즉 플래터의 용량이 SSD 등장과 때를 같이해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장당 100여 GB에 머물던 플래터 용량은 어느 새 200GB를 넘어가기 시작했으며, 250GB를 돌파하면서 마침내 단일 HDD로 1TB를 달성, ‘테라 시대’를 열게 됐다. 연이어 플래터 용량이 장당 375GB로 증가함과 동시에 1.5TB HDD가 등장했으며, 마침내 500GB에 도달하면서 2TB HDD가 등장했다.

 

이러한 ‘용량 증가’에 기술을 쏟아 부은 HDD 업계의 전략은 주효했다. HDD 성능의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는 다름 아닌 기록 밀도. 기록 밀도가 높을수록 같은 시간동안 데이터의 전송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성능은 향상된다.

 

플래터 용량이 커짐에 따라 기록 밀도 또한 높아지게 된 덕분에 최근 고용량 HDD의 성능은 가장 강력한 맞수인 MLC기반 보급형 SSD와 비교해서도 전혀 부족함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SSD의 등장이 HDD 산업의 퇴보를 이끌 것이라는 일부 업계의 전망이 오히려 뒤집힌 것이다.

 

 

◇ 대용량 저장장치에 대한 시대의 요구 = 이러한 2TB HDD의 등장에는 ‘당대 최고의 용량’이라는 기술적인면 외에 과연 어떠한 의의가 있을까?

 

2TB HDD의 등장을 누구보다 가장 반기는 곳은 일반 사용자보다는 다양한 규모로 스토리지 서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 시장이다. HDD의 용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지만, ‘고품질’이 핵심인 HD(High Definition) 시대가 개막되면서 개인이 다루는 데이터는 수백 MB 단위에서 수 GB단위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고용량 데이터들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시스템 스토리지 용량도 크게 늘어나야 함은 물론이다. 2TB HDD의 등장은 기업이 시스템 확장 없이 HDD교체, 즉 훨씬 적은 비용으로 스토리지 용량을 최소한 2배 이상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연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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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게이트의 새로운 기업용 HDD 브랜드 '컨스텔레이션 ES' 2TB 모델

 

반면 일반 개인 사용자들은 2TB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즐기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너무 높은 가격의 장벽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그림의 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1TB HDD가 출시 후 1년 동안 개인 소비자 시장에 자리 잡는데 상당히 애를 먹은 것을 생각하면 2TB 역시 비슷한 길을 걸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2TB HDD의 등장은 진정한 테라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지지부진 하다시피 했던 1TB HDD 제품들의 보급이 더욱 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2009년을 힘차게 열어젖힌 2TB HDD가 앞으로의 스토리지 시장을 어떻게 끌어갈 것인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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