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의 전력 비용 증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친환경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세계 최대 최강 시스템 역시 엄격한 검사를 받고 있다. 지난 18일 국제수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톱 500 수퍼컴퓨터 리스트가 발표되었다. 이와 함께 리스트를 작성자들은 리스트에 있는 컴퓨터들의 전력 효율성도 함께 공개했다.
이번 리스트의 작성자이자 테네시대학 교수인 잭 동가라(Jack Dongarra)는 “전력 효율성은 컴퓨팅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며, “전력 소비량은 향후 수퍼컴퓨팅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이를 무시한 채로는 더 강력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시스템이 가장 효율적인지,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고성능 컴퓨팅에서의 트렌드는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동가라에 의하면 IBM의 로드런너는 페타플롭의 한계를 극복한 최고 성능의 시스템일 뿐만 아니라 전력 효율성도 뛰어난 시스템이다. 3메가와트를 사용하는 로드런너는 평균 규모의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소비한다. 동가라와 이번 리스트의 공동 저작자인 에리히 스트로마이어는 로드런너는 AMD 옵테론과 셀 칩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력 효율이 높다는 것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스트로마이어는 “로드런너는 가장 강력한 시스템이면서 가장 효율적인 기술을 사용한다. 리스트에 있는 시스템 중 셀 블레이드를 사용하는 시스템 두 대가 더 적은 전력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수퍼컴퓨팅 업계는 페타플롭을 넘어 저 멀리 엑사플롭에 도전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전력 효율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동가라는 “엑사플롭 시스템을 가정해 보면, 거의 100메가와트의 전력을 소비할 것이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시설이 필요하다. 페타플롭 시스템을 돌리는 전력 비용은 아마 수퍼컴퓨터 구입 비용과 맞먹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가라는 크레이가 개발하고 있는 두 대의 수퍼컴퓨터 재규어와 크라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시스템은 아직 개발 초기단계이지만, 페타플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가라는 두 시스템이 완전히 작동되는 2012년 경이면, 이 두 시스템의 전력 비용이 연간 3,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가블리엘 컨설팅 그룹의 수석 분석가 댄 올즈는 수퍼컴퓨터가 모두 엑사플롭 시대에 접어들기 전에 운영 비용을 낮춰줄 기술적인 진보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올즈는 “문제는 이런 계산들이 모두 현재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미래의 대형 시스템을 추정한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시스템이나 칩 설계의 발전으로 인한 절전은 감안되지 않았다. 시스템이 점점 강력해지고 전기를 많이 먹을수록, 기술 개발 역시 몇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즈는 또한 “전력 문제는 새로운 수퍼컴퓨터 구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되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최고의 관심은 여전히 성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가라는 로드런너가 와트 당 488메가플롭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IBM의 블루진/P는 와트당 376메카플롭을 처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