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20년 회고록 : 1988년 주류 제품

Becky Waring | PCWorld 2009.03.13

아이폰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1988년 대표적인 휴대폰 가격은 물가 인상을 감안하면 무려 4,382달러에 달한다. 150MB 하드디스크는? 8,755달러였다. 20년 전 주류 제품을 살펴보면, 오늘날 제품들의 가격에 불평하고픈 생각이 없어질 것이다. 분야별로 살펴본다.

 

가정용 데스크톱 PC : Tandy 1000 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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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 1,400달러(물가인상 반영시 2,454달러)

CPU : 인텔 80286

메모리 : 640KB

스토리지 : 3.5인치 플로피

모니터 : 14인치 640×200 RGB CRT, 16컬러

 

1988년 당시 미국 가정의 PC 보급률은 15%였다. PC가 주류이긴 했지만, 그 외에 애플II, 매킨토시, 코모도어 64, 아타리 ST, 아미가 2000 등도 생존해 있었다.

 

PC는 도스 운영체제가 기본 사양이었고, 윈도우 2.0이나 기타 그래픽 인터페이스 옵션을 선택하면 99달러가 추가됐다.

 

탠디의 데스크메이트란 그래픽 인터페이스는 오피스 스위트와 드로잉 툴, 사운드 편집 툴, AOL로 연결되는 PC-Link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16컬러 모니터와 그래픽 인터페이스, 멀티미디어 지원 등은 흑백 모니터와 도스가 대세였던 당시로서는 최첨단 사양이다. 하지만 1,400달러에 마우스나 모뎀, 네트워크 카드, 하드디스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주변기기는 당시에는 엄청 비싼 것들이었고, CD-ROM 드라이브는 진귀한 것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레퍼런스 자료를 CD-ROM에 담아 발표한 것이 1987년의 일이었다.

 

노트북 PC : 도시바 T1200H

 

가격 : 4,098달러(물가인상 반영시 7,182달러)

CPU : 4.77~9.54MHz 인텔 80C86

메모리 : 1MB

스토리지 : 20MB 하드디스크, 720KB 플로피 드라이브

화면 : 9.4인치 수퍼트위스트 LCD

무게 : 6.35Kg(모뎀, 충전기, 케이스 포함)

배터리 수명 : 2시간

 

도시바 T1200 시리즈는 당시 가장 인기있는 제품 중의 하나로, 뛰어난 휴대성과 성능, 가격 등으로 PC World를 비롯한 여러 매체가 추천해 마지않는 제품이었다. 물론 당시의 노트북은 지금과 다소 정의가 달라, 지금이라면 이 정도 무게면 데스크톱으로 분류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LCD 노트북은 컴팩이 처음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CRT 모델에 비해 크기나 무게에서 엄청난 향상을 이룩한 것이다. T1200은 여기에 20MB 하드디스크를 추가함으로써 더욱 큰 충격을 안겨줬다. 그리고 2,400bps 모뎀을 장착하면, 400달러가 추가됐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 150MB Core HC150

 

가격 : 4,995달러(물가인상 반영시 8,755달러)

MB 당 가격 : 33달러(물가인상 반영시 58달러)

탐색 시간 : 17ms

컨트롤러 : ESDI(495달러 별도)

데이터 전송 속도 : 1.25Mbps

헤드/디스크 : 9/5

수명 : 5만 시간

 

이 제품을 기준으로 1988년 당시 1TB 하드디스크 용량의 가격을 단순계산하면 무려 5,800만 달러에 이른다. 물론 당시에는 10MB에 달하는 디지털 사진도 없었고, 고화질 비디오도, 고음질 음악 파일도 없었다. 사실 1TB면 음악 CD 2,500장을 변환없이 그대로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하드디스크는 좀 더 명쾌한 비교를 위해 1TB짜리 하드디스크와 사양을 비교해 보자. 가격은 발표 당시를 기준으로 했다.

 

1TB 시게이트 바라쿠다 7200.11

가격 : 발표 당시 363달러

MB 당 가격 : 0.000363달러

탐색시간 : 9ms

컨트롤러 : SATA 3Gbps

데이터 전송속도 : 300Mbps

헤드/디스크 : 8/4

수명 : 75만 시간

 

컬러 프린터 : 알프스 ALQ300

 

가격 : 995달러(물가인상 반영 시 1,744달러)

프리너 헤드 : 24핀 컬러 도트 매트릭스

속도 : 문자 출력시 페이지당 31초, 컬러 그래픽 인쇄시 페이지당 10분 이상

인터페이스 : 시리얼

알프스 ALQ300은 빠른 24핀 프린트 헤드와 넓은 카트리지, 그리고 컬러 그래픽 인쇄 기능으로 1988년 당시 인기 만점의 프린터였다.

 

도트 매트릭스 세계에서는 내장 메모리에 폰트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카트리지를 구입해야 했다. 그래픽 출력은 너무나 느렸기 때문에 차트 인쇄에만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쿠리어와 같은 폰트별로 카트리지를 구매해야 했으며, 가격은 당시에 55달러 정도였다.

 

알프스 프린터의 전면 패널은 줄간격이나 도트 피치, 폰트, 프린트 모드 등을 조정했으며, 4개의 컬러 리본을 중복 인쇄하는 방식으로 7단계의 색조 표현이 가능했다. 물론 당시에는 사용하고자 하는 애플리케이션별로 프린터 드라이버가 따로 필요했다. 다행히 알프스 제품은 엡손 제품과 호환되었기 때문에 대중적인 프로그램 대부분을 지원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이 제품의 가격 995달러는 급지기나 카트리지, 시리얼 포트 등의 애드온이 빠진 본체만의 가격이라는 것.

 

인터넷 액세스 : 컴퓨서브

 

가격 : 시간 당 6~47.5달러(물가인상 반영시 11~83달러)

접속 방법 : 다이얼업

속도 : 300~9,600bps

서비스 : 뉴스, 쇼핑, 금융 등 400여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140 토론 그룹, 이메일

 

컴퓨서브가 주도하던 1980년 온라인 서비스 세계는 명령어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메뉴와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 메뉴를 죽 타고 내려가 자신의 관심 그룹 중 하나를 이용하고, 다시 메뉴를 타고 올라왔다 타고 내려가 주가를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이들 텍스트 메뉴를 둘러보는 것은 모두 유료로, 1,200이나 2,400bps로 이용하면 12.5달러, 9,600bps로 이용하면 47.5달러였다. 게다가 여기에 전화요금은 별도로 내야 하는 것. 500달러짜리 컴퓨서브 고지서와 200달러짜리 전화요금 고지서를 받는 일도 있었다.

 

1989년 AOL이 서비스를 개시하고, 1993년 웹이 등장하면서 이런 텍스트 메뉴의 시대는 저물기 시작했다. 1988년과 비교하면, 오늘날 고속 브로드밴드 서비스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

 

모뎀 : 헤이즈 V 시리즈 스마트모뎀 2400

 

가격 : 399달러(물가인상 반영시 699달러)

속도 : 2,400baud

인터페이스 : 시리얼

지원 표준 : v.22bis

1988에 새로운 컴퓨터를 장만한 친구에게 제일 먼저 하는 질문은 “모델은 얼마나 빠른거냐?”였다. 만약 친구가 300baud 짜리라고 하면, 안타까운 표정을 지을 것이고, 1,200이나 2,400짜리라고 하면 그냥 웃어줄 수 있다. 그런데 4,800이나 9,600짜리라고 하면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1988년 당시 산업 표준 2,400baud 헤이즈 V 시리즈 스마트모뎀의 가격이 1,000달러에서 400달러로 내려 앉았으며, 모조품들은 100달러짜리도 찾을 수 있었다. 이는 온라인 서비스에 시간당 6~12달러씩 내는 것과 비교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이었다.

 

물론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50달러를 주고 스마트콤 같은 터미널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야 모뎀을 통해 전화를 걸 수 있었다.

 

 

휴대폰 : 모토로라 DynaTAC 8500XL

 

 

가격 : 2,500달러(물가인상 반영시 4,382달러)

적용 기술 : 아날로그

무게 : 28온스(약 800g)

통화 가능 시간 : 1시간

 

1984년에 발표된 모토로라 DynaTAC 8000X는 이동통신업체가 별도로 콜을 연결해주지 않아도 되는 최초의 진정한 휴대형 휴대폰이었다. 당시 이 제품은 10인치 벽돌 크기로 절대 주머니에는 들어가지 않았으며, 가격은 3,995달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중개상이나 주식중개인, 그리고 마약상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1988년에는 미국 내에서 약 80만 대의 휴대폰이 사용되고 있었으며, 사용자가 해당 지역 외에서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로밍 서비스가 시작됐다. 후일 AT&T에 인수된 맥코 셀룰러 커뮤니케이션이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였다.

 

1988년 즈음에는 휴대폰 가격이 상당히 떨어졌지만, 여전히 2,300달러 정도로 제법 비싼 편이었다. 전화요금은 분당 50센트 정도로, 한 달에 보통 100~150달러 정도였다.

 

물론 휴대폰과 서비스는 아주 기본적인 것만 가능했다. 음성 메일이나 통화 전달, 발신자 번호 등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8500XL은 LED 화면을 갖고 있었으며, 전화번호 30개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가 있었다. 모토로라가 최초의 플립형 휴대폰 스타택을 발표한 것은 몇 년 뒤의 일이다.

 

 

대형 TV : 미쯔비시 다이아몬드 비전 II 3503

 

가격 : 3,000달러(물가 인상 반영시 5,258달러)

화면 크기 : 35인치

해상도 : 480라인, 인터레이스드

형식 : NTSC

디스플레이 기술 : CRT

 

1985년 미쯔비시가 35인치 다이아몬드 비전 텔레비전을 발표하면서 이 제품은 세계 최대의 CRT TV가 됐다. 1988년에는 유명한 전자제품 컬럼니스트인 헤리 서머필드가 미쯔비시의 3503 모델이 장소에 가격대를 불문하고 가장 뛰어난 대형 화면을 제공한다고 칭찬했다.

 

물론 아날로그 CRT는 부드러운 이미지 품질과 뛰어난 색상이 플라즈마나 LCD를 앞서지만, 대형 CRT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35인치 CRT 모니터는 무게 90kg에 폭이 60cm나 됐다. 이 때문에 더 큰 화면에 대한 수요는 평판 TV로 이어졌다.

 

비디오 플레이어 : 파이오니어 CLD-1010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

 

가격 : 1,427달러(물가 인상 반영시 2,278달러)

해상도 : 420라인

출력 : 컴포지트

지원 미디어 : 레이저디스크, CD-Audio, CD-Video

 

레이저디스크는 1988년의 블루레이라 할 수 있다. 당시 비디오 미디어의 주류였던 VHS보다 고화질 영상을 즐길 수 있는 방안이었다. 그리고 블루레이 장비 가격처럼, 레이저디스크 플레이어 역시 상당한 고가였다.

 

하지만 레이저디스크는 장비업체들로부터 별로 지지를 얻지 못했고, 영화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레이저디스크의 미국 내 보급률은 최고 2%에 그쳤다.

 

레이저디스크로 출시된 최후의 영화는 2000년에 나왔다.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레이저디스크의 부드럽고 영화같은 아날로그 화질을 좋아하는 열성팬들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파이오니어는 아직도 레이저디스크/DVD 콤보 플레이어를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

 

휴대형 오디오 플레이어 : 소니 디스크맨 D-10

 

가격 : 350달러(물가인상 반영시 613달러)

형식 : CD-audio

용량 : 650MB 또는 70분

배터리 수명 : 4시간

무게 : 14온스(약 400g)

 

긴 설명이 별로 필요없는 분야다. 뉴욕타임즈의 한스 판텔이 쓴 소니 D-10의 놀라움을 칭찬한 기사를 보자. “이 복합적인 레이저 장치는 쉽게 주머니 속에 들어간다. 또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끈에 매달아 어깨에 걸치고 다닐 수 있다. 새로 도입된 유연한 레이저 기술 덕에 가지고 다니다 뛰거나 부딪혀도 음악이 끊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오늘날 MP3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팟을 보면, 어떤 경우에도 음악 재생 중에 튀는 일은 없으며, 터치 기능으로 다양한 조작을 지원한다. 하지만 MP3같은 압축 포맷을 사용하면서 D-10에 비해 음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카메라 : 캐논 EOS 650

 

가격 : 600달러(물가인상 반영시 1,052달러)

포맷 : 아날로그 35mm 필름

용량 : 36장

프리뷰 : 광학 뷰파인더

속도 : 셔터 속도 1/2000초, 연사 초당 3프레임

 

캐논의 엔트리 레벨 SLR 카메라는 아날로그 필름이 디지털 이미지로 바뀐 본질적인 변화를 차치하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EOS 650은 캐논의 EOS 제품군 중 첫 번째 제품으로, 처음으로 완전 EF 렌즈를 도입한 제품이기도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렌즈는 아직도 디지털 EOS 모델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

 

비디오 게임기 : 닌텐도 NES

 

가격 : 200달러(물가인상 반영시 351달러)

CPU : 8비트 1.79MHz

메모리 : 2KB

게임 포맷 : 카트리지

 

닌텐도 NES는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모은 제품으로, 전세계적으로 약 6,000만 대가 판매됐다. NES의 대표 게임 타이틀이었던 수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비디오 게임 판매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닌텐도 위에서 사랑받고 있다. 현재 물가로 계산해도 소니 PS3보다 저렴하지만, PS3의 다기능을 감안하면 직접 비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NES의 화면은 한 번에 64개의 8×8 또는 8×16 애니메이션 스프라이트를 보여주는 것이 한계였으며, 색상은 5단계 48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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