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살리려면 파워포인트를 버려라!"

Maryfran Johnson | CIO 2009.07.30

한 CIO가 여유 있고 자신감에 찬, 준비된 자세로 강단에 섰다. 그는 굶주린 판매상들을 물리친 익살스런 일화를 들려주며 발표를 시작했다. 청중들은 열중하고 있던 블랙베리를 잠시 집어 놓고, 그의 유머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제 발표자는 리모컨을 집어 든 채, 리스트로 가득 찬 파워포인트 화면 옆에 섰다. 그리고 그 자세로 돌처럼 굳어진 채로 본격적인 발표에 들어갔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보여주기 시작한지 1분이 지나자, 관중들은 블랙베리를 다시 꺼내 들고 그 속에 빠져버렸다.

 

파워포인트로 발표가 망가지는 시나리오를 바라보다가, 필자가 이 발표장에 개입한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봤다.

 

강단 위로 올라가, 들고 있는 리모컨을 낚아채고 이 발표자를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다시 돌려놓는 것이다.

 

이런 상상에 까지 생각이 미치자 파워포인트에의 중독이 이렇게나 깨기 힘든 것이라는 사실이 새삼 심각하게 느껴졌다.

 

CIO로서 발표하게 되는 일이 생길 때마다,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발표하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하곤 한다.

그러나 상대는 마치 내가 바지를 입지 않고 강단에 서겠다고 제안하는 것처럼 반응하곤 한다.

코어아이디어스 커뮤니케이션의 공동설립자이자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 코칭 회사의 임원인 로레인 앤트림은 “파워포인트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이유는 발표자가 종종 자신이 발표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슬라이드는 항상 눈으로 봐야 할 무언가를 제시하기 때문에, 정작 사람들이 발표자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고 조언하곤 한다. 심지어는 발표자 스스로조차 자기가 하는 말에 집중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발표와 웅변술을 가르친 적이 있는 앤트림은 지난 12년간 CEO, CFO등 C자로 시작하는 직책에 있는 임원들을 가르쳐왔다.

 

그녀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파워포인트 없이 발표하는 것을 선뜻 시도해보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파워포인트는 이제 회사 문화 중 일부가 되어버려서, 이것을 깨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임원들의 경우 파워포인트를 통해 발표할 정보를 조직하고, 준비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특히 마케팅 부서의 경우는 파워포인트부터 만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훌륭한 커뮤니케이션이 가지고 있는 많은 측면들이 그러하듯, 이 불행한 습관은 고칠 수 있다.

 

준비하는 스타일에 있어서의 약간의 의미 있는 변경을 통해서도 자신만의 개입이 가능하다.

 

가르 레이놀즈가 쓴 ‘프레젠테이션 젠: 생각을 바꾸는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은 이러한 접근법을 개념화하는 것을 도움이 되는 책이다.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메시지를 어떻게 준비하고 구성하고 전달하는 가에 대한 유용한 조언들로 가득하다.

 

레이놀즈는 이 책에서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란 결국 다른 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하고,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컴퓨터는 쓰지 말고, 종이 위에 ”스토리보드”나 브레인스토밍 형식으로 발표의 흐름을 펼쳐보라.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거나 이용하라. 사람들은 이러한 이미지들을 기억할 것이다.

 

*강조하고자 하는 문장들의 목록을 남발하지 마라. 이를 자제하여 사용하여야, 진정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사람들의 기억에 남길 수 있다.

 

*발표내용과 이에 관련한 세부사항까지도 잘 숙지하여, 슬라이드를 흘끔거리면서 주의를 흐트러트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파워포인트 습관을 정말로 끊기 힘들다면, 최소한 볼만한 가치 있는 것들로 슬라이드를 채워라. 필자가 강단으로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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