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IT기업 감원 긴축경영 `비상'>

편집부 | 연합뉴스 2009.01.15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강영두 기자 =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외 IT.통신업계 전반에 긴축의 회오리가 몰아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통신 맏형' KT가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를 시작했고 해외에서는 모토로라, 구글, 시게이트 등 굴지의 IT기업들이 줄줄이 인력감축에 나섰다.

 

   ◇ 국내 IT업체 = 국내 최대 통신기업 KT는 이석채 사장 취임 하루만인 15일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이 사장은 특히 비상경영 선포의 의미에 대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이는 이 사장이 10여년째 정체된 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엔진 가동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불인 경제불황에서 생존하는 것이 먼저라는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겠지만, 생산성 향상의 결과물은 시일을 두고 서서히 드러나는 만큼 우선 가시적인 성과가 빨리 나타나는 비용 절감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KT 임원들은 지난해 성과급의 20%를 자진반납했다. 아울러 업무용 차량의 등급을 낮추고, 해외 출장을 갈 때도 비즈니스석(席) 대신 일반석을 이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KT 주변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이 사장이 자신을 포함해 상무보급 이상 임원들의 봉급을 10% 이상 삭감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SK텔레콤도 생존을 위한 비용절감 방안을 강구중이다.

 

   정만원 사장은 신년사에서 세계 초일류기업인 도요타가 창사 71년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사실을 언급, 임직원들에게 위기상황을 거듭 환기시키면서 "비용 유연화와 군살빼기"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내부적으로는 '고통분담'식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현재 이미 임원 연봉 삭감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이날 ㈜SK와 SK에너지 사외이사들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키로 함에 따라 SK텔레콤 임원들도 자진해서 연봉 삭감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SK텔레콤은 아울러 사업부서별로 경비성 예산을 10-20% 가량 삭감했으며, 임원에 대한 차량 지원 축소 및 비서 공유 방안도 논의중이다.

 

   KTF도 자린고비 예산을 편성, 긴축 운영에 나섰다. 소모품비, 차량유지비, 도서인쇄비 등 일반경비의 경우 지난해보다 15% 정도 절감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사내 자원 절약 운동도 확산중이다. KTF는 지난 12일 모든 임직원에서 플라스틱 머그잔을 지급했으며, 외부 손님이 내방하지 않는 부서에는 종이컵을 두지 못하도록 했다.

 

   LG텔레콤도 올 한해 빡빡한 살림살이를 계획중이다. 특히 비용의 경우 단순히 지난해보다 얼마를 줄이겠다는 게 아니라 아예 '제로 베이스(Zero-Base)'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하나씩 따져가며 점검하고 있다. 불필요한 비용을 과감히 잘라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20% 가량의 비용 절감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신규 요금제나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지난해까지는 대리점 등을 방문해 교육했으나 올해부터는 관련 영상을 제작해 배포, 출장경비도 절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례없는 위기의 해가 될 것"이라며 "업체들마다 방통 융복합 시대를 맞아 새 출발을 위해 신발끈을 고쳐매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위기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IT기업도 불황 한파 = 캐나다에 본사를 둔 북미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노텔은 14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노텔은 지난해 말 1천300명의 직원을 정리하고 자산매각을 실시해왔지만 전반적인 경기악화로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돼 결국 아시아와 남미 등을 제외한 미국, 캐나다, 유럽 지역의 사업에 파산 보호 신청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

 

   1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의 한파가 IT.통신업계에도 몰아치면서 굴지의 IT 기업들이 줄줄이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천명의 인력을 잘라냈던 모토로라는 14일 올해 또다시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을 중심으로 전체 인력의 6% 규모인 4천명 이상의 인원을 감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직원 연금지급을 동결하고 임원 급여를 삭감했는데도 4분기 휴대전화 판매실적이 예상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자 또다시 결단을 내린 것. 모토로라는 이를 통해 연간 7억달러 상당의 인건비를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글은 이미 행동으로 옮겼다.

 

   신규 인력채용 규모를 줄이기로 한 구글은 현재 전세계 사업장에서 인사 담당 직원 100명에 대한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의 전체 인사 담당 직원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업체인 시게이트도 지난주 미국내 인력의 10%인 800명을 정리한데 이어 앞으로 2개월내 전세계 사업장에서 전체 인력의 6%인 3천명을 줄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경기후퇴로 PC 및 서버 판매가 급감하자 시게이트는 데이비드 위커샴 회장을 비롯한 임원 2명의 책상을 치우고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세계 최대의 기업용 데이터 저장장치 제조업체인 EMC도 지난 8일 전체 인력의 6%인 2천400명의 인력을 줄여 2010년까지 모두 2억3천700만달러의 인건비를 절감하기로 했다.

 

   AT&T와 선 마이크로시스템즈, 스프린트 넥스텔,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 등도 인력감축의 대열에 합류한 업체들이다.

 

   일본에서도 소니가 14년만에 1천억엔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자업체들마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는 이미 8천명을 감원하고 일부 공장을 폐쇄하는 등 긴축경영에 들어간 상태다.

 

   주택가격 하락과 소비위축, 실업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디지털 가전이나 반도체 시장의 부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위기감을 느낀 IT기업 사이에서는 인력감축 등 고강도의 긴축경영을 통해 일단은 `한파'를 피하고 생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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