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2009] ③ 살아남기 위한 예산관리 팁 6선
금융 위기가 본격화됐던 9월보다 훨씬 전인 올 여름 초, CIO인 마이클 트위그는 2009년도 예산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메사추세츠 주 노르웰에 위치한 클린 하버스 환경 서비스(Clean Harbors Environmental Services Inc.)의 경영진을 만났다. 이는 트위그가 최근의 금융 시장 여건과 각종 경제지표들을 감안하여 2009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사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가졌던 다수의 만남들 중 첫 번째 만남이었다.
트위그는 "비록 미래를 내다보는 수정구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경제여건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상당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신속하고 현실적인 대처에도 불구하고 트위그는 지난 9월 월스트리트에 떨어진 대재앙 이후 경기침체를 알리는 뉴스들이 끊이지 않음에 따라 2009년도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가 급격히 하강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들을 선정하고 있는 중이다.
트위그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최고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두 가지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업계에서는 보편적인 관행이지만, "계획 B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지금은 사정이 좀 다르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계획 B가 확정되면, 사업 개발 부분을 중심으로 자본지출의 큰 폭 삭감이 있는 것. 트위그는 "항상 상황을 철저히 통제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만, 지금은 사실상 없어도 운영에 지장은 없는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주식시장의 급등락에 큰 손실을 기록했던 이들처럼 다수의 IT 수장들 역시, 2009년이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임을 사전에 예측했던 이들조차 2009년의 지출 계획과 관련하여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된 상태에 있다. 트위그와 마찬가지로 이들 중 대다수는 지출 계획을 재점검하거나 적어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기업집행이사회(The Corporate Executive Board)의 슈베탱 샤 IT 집행 이사에 따르면 52개 IT 조직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2009년 예산 계획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67%가 중요치 않은 계획들은 중단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57%가 컨설턴트 및 계약업체들의 사용을 줄일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샤는 특히 속도와 기업들의 프로젝트 취소 정도가 눈에 띈다고 전했다. 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만 해도 예산이 2.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CIO들은 불과 4주 만에 예산이 동결되거나 철저한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가트너, IDC, 포레스터 등의 조사기관들 역시 IT 지출 전망치들을 재조정하고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내년도 글로벌 IT 지출이 0%에서 4%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트너의 커트 포터 애널리스트는 "일 단위로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충격의 여파가 얼마나 될 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컴퓨터월드의 연간 설문조사에 따르면 IT 경영진들은 금융 위기가 발생하기 수 주 전인 9월초 이미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9%는 경기둔화를 다소 혹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1년간 IT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의 비중은 전체의 28%에 불과해 지난 해 설문 조사의 47%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기업들은 내년은커녕 다음 주의 기업 여건도 가늠할 수 없는 이례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IT 부서들은 사업상 우선순위, 리소스 변화 등에 있어서의 유연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들을 서두르고 있다. 달력이 매우 어두운 2008년 말에서 더욱 어두울 것이 확실한 2009년으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다음과 같은 6가지 새로운 요소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 신용 경색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오늘날의 신용 경색은 직접적으로 IT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에게 있어서 테크놀로지는 가장 많은 자본지출이 요구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IT 수장들이 가중평균자본비용(WACC)과 같은 금융 용어들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샤는 "이번 위기가 다른 위기들과 다른 점은 자본지출 위기라는 점"이라면서 물리적 자산을 획득하거나 업그레이드에 사용되는 지출이 이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가중평균자본비용은 기업이 자산의 인수 또는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이다. 동 비용이 높을수록 프로젝트에 착수하기 위해 충족시켜야만 하는 투자수익률(ROI) 또는 최저 투자수익률 계산시의 최저 목표수익률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자율이 3~4%였던 지난 해 100달러를 투자하여 120달러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프로젝트가 있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자율이 6~7%이 된 지금,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120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만 할 것이다.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더 높은 투자수익률을 짜내거나 투자를 줄이는 것뿐이다.
샤는 최근 들어 최저 투자수익률이 5~7%가량 상승했다면서 CIO들이 프로젝트의 추진이나 중단, 혹은 취소 여부를 결정할 때 이를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미 수년 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기업들에게 있어서는 어려운 결정일 것이다. 샤는 "CIO들은 프로젝트의 규모를 축소하는 방법, 그리고 이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기술 아키텍쳐 구조를 보존하기 위한 기능 유입이 유지되도록 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때때로 자본지출 문제들은 IT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CPS 에너지(CPS Energy)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CPS 에너지의 크리스토퍼 바론 CIO는 신규 원자력 발전기 건설 계획 및 기타 건설 프로젝트들로 인해 올해 예산이 1.5%가량 감소할 것 같다고 전했다. 총 자본비용이 20~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여타 부분에서 운영 관리 비용을 축소해야만 한다는 것. 바론은 "최종 서비스 가격을 특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고 싶지 않다면, 내부적으로 비용을 줄여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IT 부서들은 프로젝트들을 연기하도록 요구 받고 있다. 그러나 바는 궁극적으로는 IT부문에 대한 예산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믿고 있다.
2. 투자회수 기간을 줄인다
투자수익률에 이어 투자회수기간(payback period)도 새롭게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샤는 "이는 단순히 투자수익률이 얼마나 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1/4분기중 투자수익률이 얼마나 되는가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하면, CRM 시스템이 매출 실적을 더욱 개선시켜 줄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2/4분기 말까지 매출 실적을 더욱 개선시켜 줄 수 있는지, 이를 2/4분기 재무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는 어떤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을 지원할 것인지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중단 여부, 어떤 부분부터 착수할 것인지 까지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처브 보험사(Chubb Insurance Co.)의 짐 나이트 CIO에 따르면, 처브는 지난 수 개월간 추진해 왔던 목표, 즉, 대형 프로젝트들을 6개월 주기의 소형 프로젝트들로 분리하는 일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나이트는 "수요는 항상 증가하는 데 반해 공급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업무 준비에 있어 더욱 신속해 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나이트는 처브가 특화한 분야가 상대적으로 금융 위기의 영향을 덜 받은 점과 꼼꼼한 지출 등으로 내년도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구체적인 지표들을 사용한다
트위그에 따르면, 구체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보여주는 프로젝트들이 단순히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프로젝트들보다 시행 위에 설 전망이다. 그는 "만약 어떤 프로젝트가 운영 인력을 10명 가량 절감시켜 준다면, 이는 매우 분명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생산성을 강화시켜주기는 하나 그에 따른 예상 수익을 측정, 제시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우수한 프로젝트라고 해도 최우선 순위에 놓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클린 하버스에게 있어서 생산성 개선이란 보도 기능성의 강화, ERP 시스템의 변화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내년 중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들은 현장 직원들에 대한 모바일 기능성 강화, 송장 작성의 자동화, 웹 셀프-서비스 기능 개발 등이 포함된 프로젝트들과 클린 하버스가 추구하는 3대 덕목인 건강, 안전, 준수와 관련된 프로젝트들이라고 볼 수 있다.
희소식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급속한 기술변화, 높은 자본비용, IT근로자들을 관리 업무에서 해방시켜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전략적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필요, 채용 환경이 불안정할 때에도 서비스 수준이 유지되도록 할 필요 등으로 인해 향후 24~30개월 안에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4. 예산 변동에 대비한다
포터에 따르면, 높은 불확실성은 일부 기업들로 하여금 과잉 반응하도록 하고 있으며 오늘 내려진 결정이 이후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향후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IT 수장들은 탄력적인 운영 방법뿐만 아니라 급히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만 한다.
그 예로 트위그는 최고 및 최악의 시나리오 계획과 더불어 급격한 경기침체 시 신속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는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없어도 업무에 지장이 없을 직원은 누구일지 개별적으로 모두 살펴보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샤는 기업들이 기존의 연간 예산 계획을 버리고 분기별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기업들은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을 시행하고 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다시금 이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지난 해 4/4분기 말에는 최종 예산 결정을 12월 말일까지 미뤄두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론은 이른바 ‘슬라이딩 바(sliding bar)’ 접근 방식을 통해 변동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풀이하자면, 프로젝트 목록 상의 우선 순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예산이 변동되면 바가 올라가거나 내려가게 된다. “책정되는 예산이 많을 수록, 슬라이딩 바는 프로젝트 목록을 덜 넘나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5. 묘책(silver bullet, 은색 탄환)에 대해 알아본다
신용 경색으로 인해 CIO들이 자본 비용 절감을 보장하는 새로운 컴퓨팅 모델들을 고려하도록 압박을 받게 될 것임이 분명해 졌다. 기술력이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되는 다양한 방법들을 일컫는 클라우드 컴퓨팅도 그 중 하나다. 샤는 “클라우드가 2008년~2009년 경기침체에 있어서 과거 2002년 경기침체 시 해외이전과 같은 역할, 즉, 석학들과 기업 미디어들로부터 칭송 받는 묘책(은색 탄환)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샤는 IT 수장들에게 클라우드의 경제성에 대해 충분한 사전 조사를 해야만 한다고 경고한다. 이전, 전환, 보안 비용뿐만 아니라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공급업체들의 지불 능력에 대한 조사도 시행되어야만 한다. 샤는 "자본 지출은 최종 사용자들뿐만 아니라 기술 공급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라고 말했다.
6. 죽은 나뭇가지는 냉정하게 쳐낸다
포터는 기업들이 모든 부서들에게 효율성을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IT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가트너는 IT 수장들로 하여금 다시금 성장 전략에 중점을 두게 되기 이전까지는 다음의 세 가지 측면에서 비용 절감을 모색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첫번 째는 IT 구매다. 포터는 IT 계약을 재협상하거나 재입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가트너의 고객들 중 일부는 프로젝트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심지어는 구매 승인 속도 자체를 늦춤으로써 대형 IT 구매를 지연시키고 있다. 구매가 올바른 선택인지 확인하고 더욱 나은 거래 조건을 얻기 위함이다.
두 번째는 IT 내의 비용 절감이다. 포터는 서버당 비용, 테라바이트 스토리지당 비용, 헬프 데스크 티켓당 비용, 프로그램당 비용, 코드라인당 비용 등 단위당 생산 원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 번째는 사업 제휴 및 IT 비용 절감이다.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하고, 특정 %만큼 축소하거나 잉여 기능성을 없애는 것 등이 이에 포함된다.
2009년에 어떠한 일이 발생하건 간에 상관없이 정상에 오르는 IT 조직들은 비용을 축소해야 할 경우 핵심 부분이 아닌 여유 부분부터 조심스럽게 축소하는 조직들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금번 경기침체가 과거 닷컴 버블 붕괴에 따른 경기침체와 바른 점이다. 포터는 "2001년~2002년에는 IT가 문제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IT가 인력 감축 시 이를 보완하고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지목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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