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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채용 동결이 오히려 기업에 독이 되는 이유

Charlotte Trueman | Computerworld 2022.08.08
점점 더 많은 기술 회사가 신규 채용에 제동을 걸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 인재 투자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야 할 때일까?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많은 기술 회사가 채용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급여 비용을 낮추는 게 당장은 지출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직원도 마찬가지로 경제에 부정적이라는 한 연구 결과를 감안한다면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그 결과, 美 구직자의 60%는 시장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당장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채용을 동결하기로 한 회사는 인재 유출을 막지 못할 수 있다. 
 
ⓒ Getty Images Bank
 

어떤 IT 기업이 채용을 중단했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채용 동결을 발표한 첫 번째 기업 중 하나였으며, 메타와 애플 등이 빠르게 그 뒤를 이었다. 더 버지(The Verge)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7월 직원들에게 “올해 남은 기간 채용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전했다. 불과 일주일 후,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구글의 수석 부사장 프라바카르 라가반이 직원들에게 앞으로 2주 동안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구인 공고를 철회하고, 가까운 미래에 고용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채용 둔화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및 보안 사업에 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오피스, 팀 소프트웨어 그룹 채용을 늦추겠다고 밝힌 지 2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채용에 신중하게 접근하기 시작한 기술 회사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만 있는 건 아니다. 올해 초 트위터는 채용을 동결한 이후, 이달 초 인재 영입팀의 30%를 해고했다. 지난 6월 말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현실적으로 봤을 때 회사에 있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한 달 후, 메타의 2022년 2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고, 저커버그는 투자자들에게 경제 상황이 전 분기보다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애플은 제품 개발에는 계속 투자할 예정이지만 내년에는 일부 부서에서 더 이상 인원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확실한 고용 환경 

이러한 움직임은 대부분의 기업이 실적 전망을 조정해야 하는 지정학적 및 경제적 여건의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한다. 美 기술 채용 플랫폼 트루업(TrueUp)의 정리해고 관련 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2022년 초부터 총 487곳의 기술 회사가 정리해고를 발표했고, 이는 8만 6,166명의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컴플라이언스 서치 그룹(The Compliance Search Group) 및 위크루터닷아이오(Wecruiter.io)의 설립자이자 CEO인 잭 켈리는 기업이 열악한 경제 상황을 완화하려는 조치를 취할 것이며, 그중 인력 비용 절감은 흔한 선택지라고 언급했다. 

그는 “슬픈 사실은 기업이 거의 항상 즉각적으로 인력 비용을 줄이려고 한다는 점이다. CEO가 이사회에 ‘경영진이 자진 삭감합시다’라고 말하진 않는다. 그런 일이 일어나야 하지만 기업은 대신 급여와 복리후생을 삭감한다.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리라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기업과 직원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이어 켈리는 “기업이 채용 방식에 더욱더 신중해질 수 있으며, 채용 동결이 정리해고로 바뀌는 경우 직원들이 (해고됐다는 사실로 인해) ‘저성과자’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팬데믹 여파로 생겨난 유연근무 관행이 뒤집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사무실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면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소속 기업이 정리해고를 결정했다면 매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사람보다 재택근무자가 해고 대상에 포함되기 쉬울 것이라고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근접 편향은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는 기업 사이에서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교육용 소프트웨어 회사 플루랄사이트(Pluralsight)의 EMEA 수석 부사장 션 패링턴은 어려운 시기라고 해서 채용을 동결하는 것이 반드시 가장 현명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를테면) 유럽 경제도 좋진 않지만 자사와 협력 중인, 대규모 기술팀을 갖춘 유럽 기업들은 기존 인력을 평가하고, 업스킬링 및 재교육할 기회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력 감축을 가장 합리적인 비용 절감법이라고 보지 않는다. 특히 기술 역량을 보유한 개인의 스킬 갭이 커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디지털 세계에서 경제를 어떻게 재창조해야 할지 더 폭넓은 범위에서 생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직원은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고 새로운 스킬을 개발할 기회를 얻고 싶어 하며, 그러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회사에 계속 머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퇴직’은 올해 상반기 주요 화두였고, 채용을 동결하는 기업이라면 더 많은 직원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패링턴은 “어떤 직원이 회사를 떠나면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이전만큼 효율적이고 생산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인적 자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직원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직원을 잃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고용 시장이 크게 반등하긴 했지만 다가오는 경기침체는 구직자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줄 전망이다. IT 기업의 채용 동결이 아직 대규모 정리해고로 바뀌진 않았지만 기존 직원은 호황이 끝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를테면 정체된 급여, 물가 인상률에 못 미치는 급여 인상, 치솟는 기름값에 따른 통근 비용 증가 등의 문제와 싸우게 될 것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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