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검열의 실상

Carolyn Duffy Marsan | Network World 2008.06.30
미국 시사월간지 “애틀랜틱먼슬리” 의 제임스 팔로우즈 재중 특파원은 만리장성의 나라 중국에서 인터넷 보안을 위한 거대 ‘방화벽’을 몸소 체험했는데, 이는 올 여름 2008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되면 중국을 방문하는 전세계 사람들이 직접 온라인상에서 겪게 될 사항이기도 하다.

팔로우즈 특파원은 그 동안 중국 인터넷 검열의 근간이 되는 IT 기술에 대해 연구해 왔으며 최근 “커넥션 해즈빈 리셋” 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를 상술한 바 있다. 본지는 팔로우즈 특파원에 이메일을 보내 중국 정부의 인터넷 컨텐츠 통제 방식을 문의했는데 이에 대한 그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Q 당신은 중국 검열당국이 불건전하다고 판단한 콘텐츠를 인터넷 이용자들로부터 차단시키기 위해 4가지 메커니즘(리디렉션, 리셋, 타임아웃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이러한 차단 메커니즘을 겪는 빈도는 어느 정도인가? 또한 본인이 직접 경험한 중국 인터넷 서핑에 대해 묘사해달라.

A 중국의 인터넷카페에 들러 웹에 접속해보면 사실상 모든 종류의 차단 메커니즘을 경험할 수 있다. 참고로 중국은 아직 일반 가정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인구는 극소수이며 대부분의 인터넷 활동은 상기의 인터넷카페에서 이뤄진다.

이러한 차단 메커니즘은 학교 등 기타 장소에서도 노골적이며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한 예를 들자면 내가 들렀던 여러 공립학교는 인터넷망은 구축되어있었지만 어떠한 검색엔진도 이용할 수 없었다. 생각해보라, 검색엔진을 이용할 수 없다면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여행하기가 매우 힘든 곳이다! 이러한 4가지 유형의 차단 메커니즘은 인터넷카페 및 인터넷이 연결된 대부분의 일반가정에까지 널리 확산될 것이다.

물론 일부 호텔이나 서구 관광객을 위한 건물의 경우에는 인터넷 통제가 다소 완화될 것이다. 중국 당국은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인터넷상에서 무엇을 검색하든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살았던 상하이의 아파트 및 현재 살고 있는 베이징의 아파트에서는 VPN(가상사설망: 허가된 사용자만 접속할 수 있는 통신망)을 통하지 않는다면 애틀랜틱먼슬리 인터넷판의 내 블로그를 비롯해 방문이 제한되는 사이트가 한 둘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나는 애초부터 VPN을 통해 로그인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단순히 보안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위키피디아 및 테크로라티(미국의 블로그검색엔진) 등에 접속시 차단당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다.

Q 당신은 중국의 인터넷 규제시스템이 일관성 없이 계속 바뀌며 인터넷 이용자들은 당일 접근이 통제되는 사이트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신이 판단하기에 이러한 요소가 규제시스템의 효과를 제고한다고 보는가 아니면 약화시킨다고 보는가?

A 내 친구 이몬 핑글톤은 중국에 대한 그의 새 저서인 “In the Jaws of the Dragon” 에서 중국 정부의 다양한 규제가 놀라울 만큼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역설적이게도 규제 자체가 변덕이 심하고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 “선택적 시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중국인 중 일부는 “한 눈은 뜨고 한 눈은 감는다” 라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기도 한다. 이는 정부의 단속이 언제, 무슨 이유로, 어떻게 실시될지에 대해 알 수 없다면 엄격한 단속을 당하느니 차라리 스스로 자중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터넷 관련 규제의 경우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허용되지 않는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2가지 사항을 함축한다. 이는 먼저 순수 기술적 차원에서 볼 때 방화벽 필터에 대한 역설계(reverse-engineering) 및 정밀분석을 어렵게 한다. 예를 들어 어느 날에는 영국 BBC방송국 사이트의 모든 웹페이지를 드나들 수 있었지만 바로 다음날에는 접속이 차단되었다고 한다면 그 방화벽을 해제하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도 내일이면 규정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대중들은 과연 자신들의 온라인 비즈니스가 올바른 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확신을 갖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Q 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시스템과 UAE(아랍에미리트) 또는 싱가포르의 검열시스템을 비교하자면 어느 쪽이 정도가 더 심한가? 또한 그 이유는?

A 일단 지나친 부정적인 어구의 사용은 가급적 피했으면 하기 때문에 그저 중국쪽의 접근방식이 상대적으로 더 ‘불투명’하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쓴 기사에 등장한 앤드류 리에 따르면 UAE나 싱가포르 당국이 방화벽 필터로 데이터 전송을 차단하면 최소한 당사자에게 직접 알려주기라도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는 ISP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사이트 자체의 문제인지 방화벽의 문제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Q 중국의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은 당국의 규제를 두려워하는가?

A 그렇지는 않다. 우선 상당수가 이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거대 인터넷 보안장벽의 존재 여부와 금지된 사이트 및 검색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대한 솔직한 토론이 열릴 수 있는 여건을 허락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조차 시정을 요구하며 궐기를 할 낌새도 보이지 않는다. 내 아내 데보라 팔로우즈는 미국의 인터넷 설문조사업체인 퓨인터넷앤아메리칸라이프프로젝트(PIALP)의 중국내 연구조사를 담당하고 있는데, 올해 3월 그녀가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대다수는 정부의 웹 콘텐츠 규제에 대해 찬성하고 있으며 당국이 제 할 일을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구인들 관점에서는 다소 충격적인 가치관인데, 내 아내는 이에 대해 나름의 논리적 설명(http://pewresearch.org/pubs/776/china-internet)을 제공하고 있다.

Q 미국의 공공 학교 및 도서관 등 많은 단체들도 중국 정부가 포르노, 도박, 증오 연설 사이트(특정 인종?성?종교에 대한 경멸적 발언을 담고 있음) 등을 차단하는 것과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 예로 내 딸이 다니는 학교의 한 학생이 자신의 차량에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일이 있었는데 당시 그 학교는 교내 컴퓨터로 언론에 접촉하지 못하도록 봉쇄함으로써 그 사건이 바깥에 새어나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헌데 왜 유독 중국 정부의 인터넷 규제만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인가?


A 심기를 건드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당신의 표현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보다 훨씬 근본적이다. 미국에서의 표현 및 취조와 관련된 모든 문제에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읽고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가정이 전제되어 있다.

당신이 예로 든 것처럼 규제를 요하는 예외는 그저 예외일 따름이다. 즉 초중고 학생들에 대한 규제는 당연히 예외적인 경우이고 공공 도서관의 경우도 공공질서를 이유로 예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원하는 바를 보고 읽고 말할 수 있는 개인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가정이란 것이 없다. 바로 이것이 그 결정적인 차이라 할 수 있다.

Q 당신은 중국의 인터넷 통제시스템에 대한 2가지 예외사항으로 VPN와 프록시서버를 든 바 있다. VPN의 경우 외투기업의 중국내 영업활동과 직결되므로 아무리 중국 정부라도 함부로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프록시서버는 왜 건드리지 않는 것인가?

A 여기에는 좀 더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이는 중국에서 지내보지 않은 대부분의 서구인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질 것이다. 대체로 중국 공산당은 자국내 통제 및 억압에 대해서는 놀라울 만큼 선별적이다.

티벳이나 대만과 관련한 분리주의 논의나 공산당의 정통성에 대한 도전 등에 대해서만큼은 일절 다양한 시각을 허용하지 않으며 즉각적으로 진압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 외 분야에서는 그저 필요한 정도까지만 통제를 하고자 노력한다.

즉, 불필요하게 대중을 억압해 역효과를 낼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인터넷 규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만일 중국 정부가 VPN이나 프록시서버를 전면 차단한다면 극심한 반발을 낳는 등 괜히 긁어 부스럼만 내게 될 것이다. 또한 지금처럼 일반적인 중국 본토인의 VPN 및 프록시서버 이용률이 극히 낮게 유지되는 한 이를 규제하는 것보다 내버려두는 편이 더 이로울 것이다.

Q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전략이 온라인 정보의 건전성 유지에는 도움이 되는가? 이를테면 중국 인터넷 환경은 포르노 사이트 차단측면에서 기타 국가보다 더 효과적인가?

A 인터넷공간의 건전성은 오늘날 인터넷 정책에 관한 대중들의 논의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성범죄자 및 온라인게임의 중독성에 대한 우려는 매스컴에서 자주 다뤄질 뿐 더러 인터넷 규제의 타당성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도 한 몫 하고 있다. 물론, 포르노물은 중국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콘텐츠이지만 기타 국가 및 문화권과 비교해볼 때 중국의 온?오프라인 공간은 상대적으로 포르노물에 대한 노출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Q 당신의 기사에서 주장한대로 중국의 인터넷 규제시스템은 정보검색을 대중들이 애써 할 필요 없는 ‘귀찮은’ 작업으로 만들어버렸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제 당국의 규제에서 벗어날 방도를 찾는 것과 같은 의식개혁의 여부는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들 본인에게 달려있는 것인가?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에게서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는가?

A 일단 중국의 인터넷 규제시스템은 그 자체로 매우 효과적이라는데 동의한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중국 정부가 강압적이고 노골적인 방식을 취하지 않고도 사회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논의나 정보를 제한하는데 최대 효과를 내는 방법을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서구인들의 눈에는 중국 국민들이 정보의 자유 그 자체를 누리기 위해 들고 일어나지 않는 모습이 매우 이상하게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일부 설명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퓨 프로젝트 연구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좀더 근원적인 차원에서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내가 기사에서 주장한 바를 인용해보겠다.
“현재 중국인들이 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기나긴 중국의 역사시대를 통틀어 그 어느 때 보다 더 자유롭고 방대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현재 누릴 수 없는 것보다는 누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Q 네트워크장비업체 시스코가 직원들의 인터넷 이용을 감시할 필요가 있는 조직 및 단체를 위한 미러링 라우터(미러링이란 장비고장에 대비해 데이터 손실을 막기 위해 데이터를 하나 이상의 장치에 중복저장하는 것을 지칭 ? 옮긴이)를 중국에 판매했다는 내용을 당신 기사에서 읽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시스코가 중국에 장비를 판매하는 어떠한 네트워크업체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사실 그 내용은 내 기사에서 사소한 부분이며, 이에 대한 독립적이고도 심도있는 보도도 하지 않았다. 다만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의 인터넷 전문가들 사이에 널리 퍼진 견해를 전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시스코는 수년 전 중국 정부에 ‘거대 인터넷 보안장벽’ 구축의 근간이 되는 미러링 라우터를 판매하며 도움을 준 바 있는데, 당시에는 중국 정부가 단독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할 능력이 없었다고 한다. 이 라우터들이 보안장벽 구축에 쓰였을 가능성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그리고 직원을 감시하려는 기업에게 이러한 장비를 판매한 것과 자국민을 감시하려는 정부에 이를 판매한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당시 이러한 주장이 갖는 가치가 어떠했든 현재는 그 문제 제기 자체에 의문의 여지가 있다. 중국 정부는 시스코 외에 자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비롯한 다양한 업체로부터 필수 라우터 장비를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인터넷 통제 시스템에 시스코가 기여한 역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Tags 검열 시스코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