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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World 용어풀이 | 네트워크 슬라이싱

박상훈 기자 | ITWorld 2018.06.28
요즘 들어 5세대 이동통신을 의미하는 '5G'라는 용어를 주변에서 종종 듣게 됩니다. TV 광고로도 나올 정도니까요. 5G가 상용화되면 10배 이상 빠른 인터넷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하죠. 도대체 스마트폰에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쓰라고 하는 것인지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5G의 장밋빛 환상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바로 오늘의 주제,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입니다. 5G에 처음 적용되는 따끈따끈한 신기술이랍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그 용어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네트워크를 조각조각 '썰어' 사용하는 것입니다. 단, 실제로 대역폭을 나누는 것은 아니고, 물리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위에 여러 개의 논리적 네트워크를 얹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잠깐,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죠? 네, 이젠 일상화된 서버 기술인 '가상화'와 비슷합니다. 네트워크에서 물리적인 자원과 기능을 분리한 후 필요에 따라 별도로 묶어서 제공하는 것이죠. 이 각각의 묶음을 슬라이스(Slice)라고 하는데, 서버 가상화로 치면 가상머신(VM)과 비슷하겠네요.

그런데 네트워크 슬라이싱의 진가는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슬라이스별로 맞춤 설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슬라이스는 HD 동영상 스트리밍에, 어떤 것은 보안에, 또 다른 것은 많은 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주일 간 열리는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용 네트워크가 필요한 업체라면 첫 번째 슬라이스를 구매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병원 네트워크용이라면 두 번째가, 전국에 설치된 무수한 스마트 미터기를 관리하는 전력기업이라면 세 번째 슬라이스가 최선일 겁니다.

네트워크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네트워크 속 트래픽 종류도 천차만별입니다. 기존 통신망은 트래픽에 따라 최적화하기 힘들었지만,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이용하면 필요에 따라 맞춤 지원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특성은 물리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통신사들이 앞다투어 5G 조기 상용화에 나서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슬라이스에 어떤 특성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요금으로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까지 덧붙여 더 비싼 가격표를 정당화하겠지요.

네트워크 지식이 있는 좀 있는 독자라면 이 시점에서 떠오르는 기술이 있을 겁니다. 네트워크 트래픽 중 음성과 비디오, 텍스트 등을 구별해 내는 'QoS(Quality of Service)', IP 터널링(IP tunneling)을 통해 트래픽을 격리하는 VPN(Virtual Private Network), 네트워크를 가상화하는 NFV(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 같은 거죠. 그러나 이들은 네트워크 슬라이싱의 일부 기능을 제공할 뿐 포괄적인 대안이 되지 못합니다. QoS만 해도 VoIP 전체에 가중치를 줄 수 있을 뿐 사용자에 따라 가중치를 차등할 수는 없답니다.

이처럼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은 돈이 된다는 이유로, 그리고 기존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상용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로 3GPP, IETF 같은 표준 단체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2016년 말에 슬라이스의 기본 구조와 동작 절차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 1차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는 더 세부적인 기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20년경에는 실제 모바일 환경에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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